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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높이와 와이어에서 해방"...'나나랜드'소비가 뜬다

#. 서울 중구에서 사는 20대 김혜련씨는 지난해 친한 친구 생일을 맞아 ‘브라렛’을 선물했다. 브라렛은 와이어가 없고 패드를 최소화한 브래지어다. 김씨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내가 이렇게 갑갑했던 브래지어를 입어왔구나 하는 생각에 이 편안함을 친구에게도 선물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 20대 직장인 조 모 씨는 평소 레깅스를 즐겨 입는다. 몇 년 전만 해도 몸매가 드러나는 옷에는 거부감이 있었다. 조씨는 “예전엔 날씬한 사람만 소화할 수 있는 옷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사랑하자는 생각이 들면서 편안한 레깅스를 자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자기 몸 긍정주의'는 몸무게나 체형에 관계없이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을 의미한다. [Body Positivity]

'자기 몸 긍정주의'는 몸무게나 체형에 관계없이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을 의미한다. [Body Positivity]

  
‘자기 몸 긍정주의’, ‘나나랜드’가 소비 시장 새 키워드로 뜨고 있다. 자기 몸 긍정주의는 몸무게나 체형과 관계없이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을 뜻한다. 나나랜드는 영화 라라랜드에서 따와 내가 중심인 세상에 살아야 한다는 신조어다.
 
디자인 상품 쇼핑몰 천삼백케이(1300K)에서 '나나랜드'라는 소비트렌드에 맞춰 '나를 위한 쇼핑'이라는 타이틀로 이벤트를 하는 모습 [1300K 제공]

디자인 상품 쇼핑몰 천삼백케이(1300K)에서 '나나랜드'라는 소비트렌드에 맞춰 '나를 위한 쇼핑'이라는 타이틀로 이벤트를 하는 모습 [1300K 제공]

 
이런 자기 몸 긍정주의가 사회 전반에 확산하면서 패션계에서도 이를 반영한 아이템이 인기다. 특히 의류의 기본인 속옷에서 이 현상이 두드러진다. 최근 여성 속옷의 경우 몸매를 강조하고 화려한 디자인의 제품보다는 속옷의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 사용자의 체형에 맞게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속옷이 인기다.
 
와이어가 없는 브라렛과 레깅스 [G9제공]

와이어가 없는 브라렛과 레깅스 [G9제공]

 
쇼핑사이트 G9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브라탑’ 제품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나 늘었다. 브라탑 제품군엔 브라렛이 포함된다. 또 ‘노와이어 브라’ 제품 판매량도 20% 늘었다. 이에 반해 가슴을 보정해주는 ‘볼륨업 브라’는 같은 기간 판매량이 32% 줄었다. 착용감이 좋은 브라렛 제품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다양한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신발도 자기 몸 긍정주의 영향을 받는 제품군으로 분류된다. 키높이 깔창과 높은 굽 신발의 매출은 줄어드는 반면 굽이 낮은 단화 수요가 늘고 있다.
 
G9 사이트에선 최근 한달 간 대표적인 단화 제품인 ‘로퍼’ 판매량은 여성의 경우 141%, 남성은 100% 각각 증가했다. 낮은 굽으로 편안함을 강조한 ‘컴포트화’ 제품도 여성은 350%, 남성은 50% 판매량이 늘었다.
 
반대로 남성 정장 구두의 판매량은 46% 줄었으며, 굽이 높은 여성용 ‘펌프스’ 제품도 53% 감소했다. 또 키높이 깔창의 판매량도 59% 줄었다.  
 
다양한 인종의 모델 9명을 등장시킨 보고 영국판 5월호 표지. 통통한 모델이 눈길을 끈다 [보그제공]

다양한 인종의 모델 9명을 등장시킨 보고 영국판 5월호 표지. 통통한 모델이 눈길을 끈다 [보그제공]

 
 패션업계에서도 마네킹이 표준 사이즈라는 편견을 벗고 플러스 모델을 내세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 최지혜 연구위원은 “2년 전부터 자존감과 관련한 서적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는 것에 관심이 커졌다”며 “‘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흐름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기준이 ‘나’로부터 나온다는 점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도 연결되는 소비 트렌드”라고 덧붙였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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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