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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역풍 맞은 한국 경제, 나랏돈 풀어야"…전문가들 "확장 재정? 성과없다" 반박도

넥메틴 타르한 페이지오글루(Necmettin Tarhan Feyzioglu) IMF 한국 미션단장을 비롯한 IMF 한국미션단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언론브리핑을 갖고 연례협의 주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동렬 아태국 연구원, 시그뉘 코로그스트럽 조사국 국장 자문관, 넥메틴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한국미션단장, 루이 수, 닐스 제이코브 한센 아태국 연구원. 변선구 기자 20190312

넥메틴 타르한 페이지오글루(Necmettin Tarhan Feyzioglu) IMF 한국 미션단장을 비롯한 IMF 한국미션단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언론브리핑을 갖고 연례협의 주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동렬 아태국 연구원, 시그뉘 코로그스트럽 조사국 국장 자문관, 넥메틴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한국미션단장, 루이 수, 닐스 제이코브 한센 아태국 연구원. 변선구 기자 20190312

'한국의 경제 성장은 중·단기적 역풍(headwinds)을 맞고 있어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
 
12일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 협의단 최종 보고서는 이 한 문장으로 시작했다. IMF 협의단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한국 경제정책 당국과 만나 연례협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한국 경제에 대해 "안정적인 기초 체력(fundamentals)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경제 전망이 어둡다는 점을 경고했다.
 
IMF가 지적한 한국 경제 위협 요인은 크게 8가지였다. ▶투자·교역 감소 ▶일자리 창출 부진▶가계부채 증가▶잠재성장률(과열을 유발하지 않고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 둔화▶인구 구조(저출산·고령화)▶생산성 둔화▶양극화▶대·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등이다.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IMF 협의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 경제는)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성장을 지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IMF의 평가는 최근 무디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다른 글로벌 전망기관 평가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무디스는 지난달 28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1%로 크게 낮췄다. OECD 역시 기존 2.8%에서 2.6%로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기 둔화로 한국의 성장세도 꺾이는 국면에서 가계부채·저출산 등 한국 특유의 위험 요인들이 성장을 발목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IMF "나랏돈 풀고, 금리 내리고, 규제 풀어라" 
IMF가 제시한 해법은 크게 세 가지였다. 우선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경정예산 등을 통해 나랏돈은 더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한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0.5%를 웃도는 수준의 대규모 추경이 뒷받침되면 올해 성장률 목표인 2.6~2.7%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며 "추경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원화 기준 명목 GDP의 0.5%는 8조9113억원이다. 9조원 가까이를 더 풀어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두 번째로는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금리 인하로 국내 자본이 유출되거나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지만, 한국은 이를 충분히 관리할 능력이 있다는 게 IMF의 생각이다. 세 번째로는 서비스 산업 등 성장 지원을 위한 규제 완화를 들었다.
 
이 역시 다른 글로벌 전망 기관의 기대와 비슷했다. OECD는 지난 6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은 확장적 재정 등이 국내 수요를 뒷받침해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IMF는 노동 시장에 대한 정책 권고도 빼놓지 않았다. 한국에 적합한 노동시장 모델로 '유연 안전성(flexicurity)'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는 경직된 일자리를 보장하기보다는, 해고된 노동자가 더 좋은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IMF는 또 최근 최저임금 인상 속도도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 섞인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문가들 "재정 추가 투입 실패 위험 높아" 이견도 
전문가들은 IMF의 경기 전망에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확대 재정 운영 등 해법을 권고한 대목에선 이견을 보였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법인세 인하, 규제 혁신 등 기업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정책이 먼저 집행돼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재정 확장 정책에 대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재정 추가 투입보다는 정책의 방향 전환과 속도 조절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도 "국내 공기업이 안고 있는 우발채무(공기업 부도시 정부가 대신 갚아야 할 채무)까지 합하면 한국의 공공부채는 크게 늘 것"이라며 "반드시 재정을 지출해야 할 항목을 새롭게 만들면, 다른 항목을 폐지하는 '페이-고(pay-go)' 정책으로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와 관련해선 한국은행의 판단과 결이 다르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금리 인하) 가정에서 답을 드리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문제가 될 정도의 심각한 자본 유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은은 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여전히 금리 인하를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금리는 한은 금통위가 결정할 문제이며 최근 이주열 총재 발언대로 아직 금리 인하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IMF의 추경 권고와 관련 "미세먼지 추경이 고려된다면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을 거쳐 추경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결국 추경을 편성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세종=김도년·서유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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