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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올해 남북 국제 항공로 신설 추진…대북제재 있는데 가능할까

지난해 8월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할머니가 아들 리상철(71)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뉴스1]

지난해 8월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할머니가 아들 리상철(71)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뉴스1]

통일부가 이산가족 상봉 및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준비 방안 등을 담은 ‘2019년 주요업무 추진 계획’을 12일 발표했다. 지난해 획기적인 남북 관계 진전을 토대로 올해 업무 추진계획에 남북 간 각종 경제ㆍ사회ㆍ문화 협력사업을 망라했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위해 한·미 협의 추진

경기 파주시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경기 파주시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여기엔 남북 간 육로·해로·항공로 연결 및 공동이용 방안도 담겼다. 세부 방안으로 ▶남북 철도ㆍ도로 현대화 ▶한강하구 민간선박 항행 ▶남북 간 동ㆍ서해 국제 항공로 신설 등이 포함됐다. 남북 접경지역 한강하구에서 양측 선박이 자유롭게 항행하고, 동ㆍ서해 영공을 남북 항공기가 통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남북 선박 항행이나 항공로 신설 등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 등 대표적인 남북경협 사업도 한걸음 떼기 힘든 형국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추진 계획에 철도ㆍ도로 현대화 사업을 담았지만 지난해 말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은 대북제재 문제로 인해 우여곡절 끝에 개성에서 열렸다. 착공식을 위한 철도 부품, 무대 설치, 음향 기기 등 사소한 물자 반출도 일일이 한ㆍ미 협의를 통해야 했다. 실제 철도ㆍ도로 연결 사업에는 연결 공사에 필요한 기관차용 기름과 여러 기계 장비가 필요한 데 대북 반출 금지 물자로 지정된 경우가 많아 미국으로부터 대북제재 면제를 받아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전문가는 “항공로 신설은 영공통과료(현금)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현 대북 제재와 연동될 수 밖에 없다”며 “추진 과정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선박의 한강하구 공동이용도 유엔안보리 제재상 국제사회에서 민감해할 수 있는 사안이다.   
 
미국은 특히 2차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어 남북 협력 사업 추진은 더욱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7일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제재 면제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0일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 대한)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고 밝혔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0일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 대한)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고 밝혔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통일부는 이날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해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틀 내에서 사전 준비 및 환경 조성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대북) 제재 면제 등을 포함해 미국 및 국제사회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상황에서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 재개가 가능하려면 원포인트 제재 면제나 예외 조치가 선행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 미국 등과 협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천 차관은 “두 사업이 재개되려면 전반적인 비핵화 문제의 진전도 있어야 한다”면서 “아직 본격적인 대북 협의에 나설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정부는 미국의 반발을 의식해 대외적으론 한ㆍ미 협의를 언급한 것으로 관측된다.
 
현 시점에서 가장 속도를 낼 수 있는 남북사업은 이산가족 화상 상봉이 될 전망이다. 최근 유엔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화상 상봉을 위한 카메라 등 장비 반출을 제재 예외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산가족 문제는 인도주의적 사안이어서 상대적으로 국제사회로부터 공감을 얻기 쉽다. 통일부는 향후 이산가족 면회소(금강산) 복구 등을 통해 이산가족 상시상봉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개성 고려 문화유산 발굴과 철원 태봉국 철원성 발굴 협력, 2020년 도쿄올림픽 공동 진출과 2032년 올림픽 공동 유치 등 사회문화ㆍ체육 교류 사업을 북한과 추진키로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해 남북관계가 평화와 비핵화 여정을 시작했다는 평가 아래 올해는 남북 협력과 인도적 교류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한 것”이라며 “비핵화 진전과 국제사회와 협의하며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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