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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내내 말 거의 안해…전문가 “알츠하이머병 판단 어렵다”

전두환 광주 법정 출석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이 열린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보수 성향 단체가 재판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이 열린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보수 성향 단체가 재판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11일 기소 10개월 만에 법정에 선 전두환(88)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씨는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두 번의 재판에 각각 알츠하이머병과 독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전씨는 지난해 8월 첫 재판을 하루 앞두고 “2013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아 지금까지 의료진이 처방한 약을 복용하고 있다. 최근 인지능력이 현저히 저하돼 방금 전의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지경”이라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지방세 약 10억원을 체납한 전씨의 서울 연희동 자택 수색을 시도했을 때 전씨 측은 “알츠하이머병 증세가 심해 사람도 알아보지 못한다”며 맞서기도 했다.
 

주소·직업 확인에 “맞다” 대답
법원 도착 후 법정까지 걸어가
일각 “일부러 환자 연기” 의혹 제기

이날 전씨는 판사가 피고인 확인을 위해 “생년월일이 1931년 1월 18일이 맞느냐”고 묻자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듯 “어… 재판장 말씀 잘 알아듣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청력보조장치를 낀 뒤 답변을 이어갔다. 생년월일과 사는 곳, 직업 등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재판 내내 눈을 감고 졸았다.
 
전문가들은 이날 모습으로는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말하는 것만 봐서는 이상이 있는지 알 수 없다.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게 보이면 초기 알츠하이머병을 의심할 수 있다. 피로해도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중증으로 진행되면 질문 내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동문서답한다거나 대답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 스스로 걷기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사진은 이날 광주지법에 출석한 뒤 귀가하던 전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여사가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 응급실에 들러 진료를 받은 뒤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이날 광주지법에 출석한 뒤 귀가하던 전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여사가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 응급실에 들러 진료를 받은 뒤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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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약 10.2%가 앓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국내 환자는 72만4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가까운 시기의 기억을 못하는 인지장애가 대표적 증상이다. 치매와 다르다. 알츠하이머병이 중증으로 진행하면 치매가 된다. 전씨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시점(2013년) 이후에도 공식 석상에 자주 등장했다. 2015년 10월 모교인 대구공고 체육대회에 참석해 참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환호에 화답하기도 했다. 그는 이듬해 6월 경산에서 열린 대구공고 동문 골프대회와의 만찬에 참석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인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발포 명령 책임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2016년 5월 언론 인터뷰에서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그래. 그때 어느 누가 국민에게 총을 쏘라고 하겠어”라고 말했다. 2017년 초 지인들과 함께한 신년회에서 그해 5월로 예정된 19대 대선을 거론하며 “이번 대통령은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 나와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7년 4월 논란이 된 회고록을 출간했고, 5월 9일 대선 당일 투표장을 찾았다.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람마다 경과가 달라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며 “평균적으로 초기에서 후기로 진행하는 데 10년이 걸린다. 2013년 발병한 게 맞고 치료를 제대로 받았어도 지금쯤 중증으로 진행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씨가 재판을 피하기 위해 환자인 척 연기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언론을 통해 그가 얼마 전까지 부인 이순자 여사 등과 골프 치는 모습이 목격됐고, 복잡한 골프 스코어 계산도 스스로 했다는 증언이 보도되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임현국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의 핵심은 최근 기억력의 장애다. 옛 기억은 잘하는데 방금 일어난 사건은 잃어버린다”며 “알츠하이머병 환자라 해도 골프는 칠 수 있다. 과거에 몸으로 익혔던 기억이기 때문에 가장 오래 간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하지만 골프 스코어 계산은 단기 기억력의 영역이다. 만약 본인이 복잡한 암산을 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인지장애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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