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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계, 압류 자산 매각 땐 한국지사 철수 기류”

대법원 징용 판결의 원고 측이 일본 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의 유럽 내 자산을 압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1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원고 측 변호인단이 최근 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그런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미쓰비시 유럽자산 압류 추진설
한·일 넘어 제3국 법정 갈 가능성

한국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근로정신대 피해자 5명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1인당 1억~1억2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원고 측은 이미 상표권과 특허권 등 미쓰비시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해 자산 압류를 신청했다. 하지만 만약 한국에서 손해배상액에 상당하는 자산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유럽의 자산 압류까지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한·일 간 징용 갈등의 전선이 두 나라를 넘어 제3국의 법원으로까지 확산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재판의 직접 당사자인 일본 기업들의 반발 역시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재계 내부, 특히 우리의 전경련에 해당하는 게이단렌(經團連) 수뇌부 기류에 정통한 지한파 원로는 11일 통화에서 “그동안 어떤 정치적 갈등에서도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이어온 일본 재계였지만 징용 판결 등 갈등의 장기화로 인한 ‘한국 리스크’에 이번에는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특히 “향후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 재계 수뇌부가 공유하고 있는 세 가지 정도의 컨센서스(일치된 견해)가 있다”고 했다. 그 내용과 관련해선 “압류 자산의 매각 등이 현실화돼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한다면 한국의 지사를 철수시켜야 하며 향후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한·일 통화스와프를 재개하지 않고, 또 자금 융통 분야에서의 협력을 포함해 양국 금융기관 사이의 협조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재계의 경우 아베노믹스 등 ‘친(親)기업적 경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아베 내각과의 공동 보조를 맞추겠다는 경향이 강하다. 양국 간 정치·외교적인 대립이 그대로 재계 간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구조라는 뜻이다.
 
양국 관계가 극적으로 개선될 기미도 현재로선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한국 정부는 “일본 기업에 대한 자산 압류 등 피해자들이 밟고 있는 절차는 법적인 프로세스의 일부이기 때문에 정부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에 일본 정부는 “청구권 문제는 1965년 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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