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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은 베네수엘라 대정전…“연말까지 530만 엑소더스”

베네수엘라 정전 사태가 회복 중이지만 여전히 대부분 지역의 전력공급이 끊긴 상태다. 사진은 10일 카라카스 시내 풍경. [EPA=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정전 사태가 회복 중이지만 여전히 대부분 지역의 전력공급이 끊긴 상태다. 사진은 10일 카라카스 시내 풍경. [EPA=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정국 불안이 마침내 대규모 민생 파탄으로 이어졌다. 정전 사태가 나흘을 넘기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사실상 국가 마비 상태지만 양쪽 진영은 서로 상대 책임이라며 대치 중이다. 베네수엘라 사태의 현상과 원인, 전망을 7문 7답으로 정리했다.
 
대규모 정전, 얼마나 심각한가.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일 밤(이하 현지시각) 발생한 정전 사태가 3일째 이어지고 있다. 수도 카라카스 등 전국 23개 주 중 22개 주가 피해를 봤다. 9일 발생한 2차 정전으로 통신망까지 끊겨 은행 업무나 결제 기능도 마비됐다. 지하철도 중단돼 수천 명이 걸어서 이동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네수엘라 전체의 96%가 암흑이 됐다”고 전했다. 남미 역사상 최대의 정전 사태다.
 
국민의 목숨까지 위협받는다는데.
FT는 투석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 15명이 숨졌고, 인공호흡기가 작동하지 않아 25세 환자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정전으로 숨진 환자가 79명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물류 정지로 식량난도 악화하고 있다. ‘석유 부국’이었던 베네수엘라는 유가 하락 등으로 국민 절반 이상이 음식과 물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는 빈곤 상태에 처한 지 오래다. 식량난 장기화로 지난해 국민의 64%가 평균 11㎏ 체중이 감소했다는 발표도 있었다.
 
과이도. [EPA=연합뉴스]

과이도. [EPA=연합뉴스]

역대 최악 정전사태는 왜 났나.
BBC에 따르면 7일 퇴근 시간 무렵 시작된 정전은 베네수엘라 전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남부 대형 수력발전소 ‘엘 구리’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했다. 일부는 복구됐지만, 9일 볼리바르주의 대형 발전소에서 원인 불명의 폭발이 발생하면서 악화했다.

지난 1월 23일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반기를 들며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한 후 양 진영 간 과격한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마두로 측은 이번 사태가 미국의 지원을 받은 과이도 의장 세력이 전력 시스템을 공격해 일어났다며 ‘미국 배후설’을 주장하고, 과이도 의장은 "정부 부패와 수년간에 걸친 부실 관리 등으로 발생했다”며 맞서고 있다.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마두로의 정책은 오직 암흑만 불러온다”며 "음식도, 약품도 없고 이제 전력도 없다. 다음은 마두로가 없어질 것”이라고 썼다.

BBC에 따르면 2007년 전력망 국유화 이후 투자와 관리 부족으로 베네수엘라 전력 사정은 악화했다. 정부는 2016년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60일간 전력을 통제한 적도 있다. BBC는 "수력 인프라에 전력을 의존하는 베네수엘라에서 투자 부족이 수십 년 동안 주요 댐들을 손상했으며, 산발적인 정전이 일상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마두로. [AP=연합뉴스]

마두로. [AP=연합뉴스]

국민 10% 340만명 이미 고국 떠나  
 
정전 중 약탈을 하다 경찰에 체포된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정전 중 약탈을 하다 경찰에 체포된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생존 위협받는 국민, 어디로 가나.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식품·생필품 부족으로 엑소더스(대탈출) 행렬이 지속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와 유엔난민기구(UNHCR)는 최근 몇 년 사이 베네수엘라를 떠난 국민이 340만 명이라고 추산했다. 인구 3277만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국민의 10% 이상이 나라를 떠난 셈이다.

최근 정치혼란과 정전에 탈출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마두로 정권이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미국 등이 보내온 비상식량, 의약품 등 원조 물품 반입을 막으면서 국민 삶이 더 피폐해졌다. 콜롬비아, 브라질과의 접경 지역에 탈출 민들이 연일 몰려들고 있다. 관련 기관들은 올 연말까지 "도저히 살 수 없다”며 고국을 떠난 베네수엘라인이 5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마두로 축출 위해 군부 설득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군부가 해결 열쇠를 쥐고 있다는데.
베네수엘라 사태는 국내 정치 갈등이 국제 세력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평화적 해결이 쉽지 않은 배경이다.과이도 의장은 미국과 EU 등 50여 개국에서 임시대통령으로 인정받았다. 한국도 과이도 정권을 지지하는 나라 중 하나다. 반면 군부를 쥐고 있는 마두로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향후 사태는 마두로 대통령 편에 서 있던 군부 움직임에 달렸다는 분석 아래 미정부가 베네수엘라군 장성 설득 작업에 돌입했다는 얘기도 있다.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누가 왜 했나.
쿠데타 세력 선봉에 선 과이도 국회의장은 11일 긴급 국회를 소집해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요청하기로 했다. 국제 원조를 받아들여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겠다는 명분에서다. 과이도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15억 달러 규모의 다국적 원조가 즉시 투입을 대기 중”이라고 주장했다. 또 "헌법 187조를 적절한 순간에 발동할 수 있다”라고도 했다. 헌법 187조는 국회가 베네수엘라군의 해외 파견 임무와 외국 군대의 국내 임무 수행을 승인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미국 등 서방 군대를 개입시켜 마두로 대통령을 쫓아내고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미국의 본격 개입 가능성은.
노골적으로 ‘마두로 타도’를 외치는 미국은 이미 현 정부의 돈줄을 죄기 위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기업 PDVSA에 대해 미국 내 자산 동결 및 송금 금지 등의 제재를 가했다. 마두로 정권은 이에 맞서 러시아계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 장기전에 대비한 자금 확보에 나섰다.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 “모멘텀(기회)은 과이도의 편에 넘어왔다고 생각한다”며 “마두로가 과이도 체포 명령을 군부에 내리지 않는 이유는, 군부가 그 명령을 어길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반 마두로’ 선봉에 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19일 정상회담을 갖고 베네수엘라 사태 해결과 인도적 지원에 대한 공조 방안을 협의한다.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실(OHCHR)도 정정 불안과 경제 붕괴로 혼란한 상태에 있는 베네수엘라의 인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11일부터 22일까지 조사단을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이영희·심새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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