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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미래 차 시상식'으로 보는 미래사회...이동식 호텔ㆍ병원 생길까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선정한 2019 퓨쳐모빌리티 승용차 부문 수상작인 볼보 360c의 탑승모습. 자율주행 전기차로 내부 공간 활용을 극대화해 생활ㆍ업무공간으로 폭넓게 이용 가능하다. [사진 Volvo]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선정한 2019 퓨쳐모빌리티 승용차 부문 수상작인 볼보 360c의 탑승모습. 자율주행 전기차로 내부 공간 활용을 극대화해 생활ㆍ업무공간으로 폭넓게 이용 가능하다. [사진 Volvo]

지난해 9월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볼보 360c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해 9월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볼보 360c의 모습. [AP=연합뉴스]

대화를 나누는 사이 차가 시골길로 들어섰다. 투명한 유리천장 위로 별이 쏟아질 듯하다. 엔진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내연기관 없이 전기 배터리로만 움직이는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전방 시트는 후방을 향하고 있어 마치 거실과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이기에 가능한 모습이다. 상대방과 얼굴을 보며 대화하고, 업무를 하고 먹고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차는 목적지로 여전히 향하는 중이다. 시트를 뒤로 젖히니 안락한 침실로 바뀌었다. 지나가는 별을 바라보며 잠이 들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녹색교통대학원이 2019 퓨쳐 모빌리티 상 승용차 부문에 선정한 볼보의 실제 콘셉트카 ‘볼보 360c’ 가상 탑승기다. 상용차 부문 최고 콘셉트카로 뽑힌 ‘토요타 e-팔레트’는 움직이는 병원·호텔·푸드트럭이 될 수 있다. 역시 완전자율주행차인데다 차량의 길이가 최대 7m에 이를 정도로 공간이 넓어 용도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볼보 360c가 개인용이라면 e-팔레트는 사업용으로 활용도가 높은 ‘다목적 자율주행차’다. 투명한 박스 형태의 차에서는 제품을 전시하고 파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토요타의 e-팔레트 역시 자율주행 전기차로 길이가 최대 7m에 이르는 등 공간이 넓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자신들의 서비스와 제품을 움직이며 제공할 수 있다. 이번 KAIST 퓨처 모빌리티상에서 상용차 부문 최고 콘셉트카로 선정됐다. [사진 TOYOTA]

토요타의 e-팔레트 역시 자율주행 전기차로 길이가 최대 7m에 이르는 등 공간이 넓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자신들의 서비스와 제품을 움직이며 제공할 수 있다. 이번 KAIST 퓨처 모빌리티상에서 상용차 부문 최고 콘셉트카로 선정됐다. [사진 TOYOTA]

KAIST 녹색교통대학원은 11일, 2019 퓨처 모빌리티상 수상작을 발표했다. 퓨처 모빌리티상은 전 세계 자동차 전시회에 등장한 콘셉트카 중에서 미래 사회에 유용한 교통기술과 혁신적 서비스를 선보인 최고의 모델을 선정하는 상이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1개국 16명의 자동차 전문 기자들이 참여해 3개월간 심사를 거쳤다. 승용차, 공공·상업용 상용차, 1인 교통수단 총 세 분야로 나누어 수상작을 선정한다. 

 
심사를 담당한 일본의 고로 오카자키 카앤드라이버(Car&Driver) 기자는 “고도로 개인화된 자율주행 기술이 어떻게 미래 세상을 변화시킬 것인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며 심사 후기를 밝혔다. 단순히 기술의 변화가 아닌 삶의 변화에 초점을 두었다는 의미다. 선정된 콘셉트카가 보여주는 미래는 과연 어떤 걸까.
 
움직이는 침실ㆍ사무실 360c, 상용화하면 대도시에 살 필요 없어…“단거리 비행도 대체할 것” 
볼보 360c의 내부 디자인은 네 가지 종류로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은 1인용 수면 공간으로 제작된 볼보 360c. [사진 Volvo]

볼보 360c의 내부 디자인은 네 가지 종류로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은 1인용 수면 공간으로 제작된 볼보 360c. [사진 Volvo]

지난해 9월 스웨덴 예테보리의 볼보 디자인센터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볼보 360c는 이동형 생활·업무공간이 일상화된 시대를 보여주는 청사진이다. 내부 디자인은 1인용 수면 공간과 4인승 이동식 사무실·거실·엔터테인먼트 공간 총 4가지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어서 탑승자가 용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4인승 360c에서는 파티를 차 안에서 파티를 즐기거나 태블릿 PC 기능이 있는 테이블을 통해 회의할 수도 있다. 엔진과 운전석이 필요 없어 공간 활용 폭이 커졌기 때문에 가능한 풍경이다. 
 
제품 전략 책임자인 마틴 레벤스탐 볼보 수석 부사장은 “360c는 시간을 더 쾌적하고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움직이는 사무실’이다”며 “이 때문에 사람들이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서 살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360c는 대화에 최적화된 공간이기 때문에 더 많은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등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볼보는 향후 360c를 이용, 단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 서비스를 대체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항공사의 약점으로 꼽히는 오랜 대기시간과 좁은 좌석, 비싼 가격 등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돌아다니는 상점, 2020 도쿄 올림픽서 볼 수 있을까
토요타의 e-팔레트는 활용도가 다양한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기본형의 크기는 길이 4.8m, 너비 2m, 높이 2.25m 이지만 최대 7m까지 길이가 긴 것도 있어 더욱 사용폭이 넓다. [사진 TOYOTA]

토요타의 e-팔레트는 활용도가 다양한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기본형의 크기는 길이 4.8m, 너비 2m, 높이 2.25m 이지만 최대 7m까지 길이가 긴 것도 있어 더욱 사용폭이 넓다. [사진 TOYOTA]

공공·상업용 상용차 최고의 콘셉트카로 꼽힌 토요타의 e-팔레트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뛰어난 공간 활용을 자랑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제품·서비스 제공 주체들이 ‘찾아오는’ 세상을 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네모난 박스에 바퀴만 단 것처럼 생긴 e-팔레트도 역시 자율주행 전기차다. 최소 4m 최대 7m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스페인의 카를로 칼더론 아우토피스타 기자는 “넉넉한 실내외 공간을 다양한 상업적 용도로 자유롭게 개조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차량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토요타가 차량이라는 플랫폼을 제공하면, 기업들은 콘텐트와 서비스를 채워 넣는 식이다.
 
콘텐트를 채워 넣을 기업도 이미 속속 나타나고 있다. 피자헛·우버·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은 토요타와 ‘e-팔레트 얼라이언스’를 맺고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CES 2018에서 “ e-팔레트는 24시간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돼 일과 여행을 병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이 때문에 소비와 물류 패턴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e-팔레트 얼라이언스는 미국을 비롯한 복수의 지역에서 서비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이를 시범 가동을 한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 탑재, 장애물 자동 회피...노약자 보행 도울 ‘콘셉트-i 워크’
토요타가 CES 2017에서 공개한 콘셉트 i-워크는 기존의 세그웨이와 비슷하지만 조이스틱을 이용해 운전하고, 바퀴가 3개인 등 조작 편의성과 안정성이 높다. [사진 TOYOTA]

토요타가 CES 2017에서 공개한 콘셉트 i-워크는 기존의 세그웨이와 비슷하지만 조이스틱을 이용해 운전하고, 바퀴가 3개인 등 조작 편의성과 안정성이 높다. [사진 TOYOTA]

1인 교통수단 부문 최고 콘셉트카로 선정된 토요타의 ‘콘셉트-i 워크’는 2017년 CES 당시 공개됐다. 중국의 준 먀오 엠제이 카 쇼 기자는 “기존 직립식 이륜전동차와 달리 조이스틱 하나로 민첩한 조종이 가능하며 훨씬 아름답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세그웨이처럼 쇼핑몰이나 인도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3개의 바퀴를 갖고 있어 이용이 안정적이다. 게다가 장애물 인지 및 회피 기능을 이용해 갑자기 튀어나오는 장애물을 피할 수 있어 노인들의 보행을 도울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인 유이(Yui)가 탑재돼, 화면에 필요한 정보를 투사해 주거나 음성으로 사용자와 소통하는 등 사용자 친화력을 높인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심사위원단에 참여한 김기범 로드테스트 편집장은 “완전한 자율주행 수준을 5단계라고 한다면, 현재 기술수준은 약 3.5단계에 와있다고 볼 수 있다”며 “약 5년이 지나면 이들 콘셉트카가 상용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2021년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4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이들 콘셉트카에 반영된 특정 기능들이 기존 차량에 융합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볼보는 향후 360c를 우버 서비스에 활용하는 구체적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게 김 편집장의 설명이다.
 
심사위원단은 “완성차 위주로 수상작을 선정하는 기존의 시상제도만으로는 격변하는 세계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기에 미흡했다”며 퓨처 모빌리티 상 제정 이유를 밝혔다. 김경수 KAIST 녹색교통대학원장은 “이번 시상으로 자동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현재에서 미래로 넓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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