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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원까지 내려간 라면 가격···유통업계 '가성비 전쟁'

 
오리온은 3년 전 공장 화재로 단종된 ‘치킨팝’을 본래 맛과 모양을 살려 최근 재출시했다. 편의점 기준 개당 가격은 1000원(65g)이다. 주 소비층이면서 가격에 민감한 10~20대를 고려했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과자는 대부분 1500원대이고, 1000원대 제품은 대부분 유통사 자체브랜드(PB) 제품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다. 3년 전 단종 당시 치킨팝이 70g에 12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양은 7% 줄었지만, 가격은 17% 내려가 오히려 더 저렴해졌다. 반면 치킨팝의 국산 쌀가루 함량을 2배가량 높였다.
 
오리온은 공장 화재로 치킨팝 생산을 중단했다가 3년 만에 재출시했다. [사진 오리온]

오리온은 공장 화재로 치킨팝 생산을 중단했다가 3년 만에 재출시했다. [사진 오리온]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재출시 관련 글의 조회 수는 20만 건을 넘었고 ‘언제 살 수 있느냐’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이 회사는 최근 확산하는 가성비 트렌드에 발맞춰 부담 없는 가격과 양이 알찬 가성비 좋은 제품을 속속 출시할 계획이다. 
유통업계에 ‘착한 가격’ 마케팅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 줄줄이 오르는 식품 가격에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상품으로 공략하려는 역발상이다. 파격에 가까운 중저가 제품을 내놓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는 환호했다. 업계는 이렇게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를 잡아두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오리온 이영균 상무는 “최근 스낵시장이 가성비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존의 맛과 모양은 살리면서도 중량과 품질 업그레이드를 통해 소비자 만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라면 시장에서는 편의점 이마트24가 '도발'을 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한 개에 390원(5입 1950원)짜리 ‘민생라면’을 내놓았다. 신라면이 850원, 진라면이 750원인 점을 고려하면 가격파괴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편의점 업계 최저가인 550원짜리 민생라면을 선보인 이마트24는 더 강력한 고객 공략 방안으로 최저가 라면을 선택했다. 
 
진라면

진라면

 
 
 
오뚜기 진라면은 11년째 소비자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1020세대가 ‘갓뚜기’라고 부를 정도로 이미지가 좋아져 컵라면 매출이 부쩍 늘었다. 농심도 1990년 단종된 ‘해피라면’을 30년 만에 부활시키며 '가성비 전쟁'에 뛰어들었다. 과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뉴트로 트렌드에 더해 가격은 진라면(750원)보다 낮은 700원으로 정했다. 시장 선도업체인 농심이 국내 시장 수성을 위한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0년대 중반 70%를 웃돌던 농심의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은 최근 5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반면 2위인 오뚜기의 점유율은 20% 중반대까지 오르며 1위와 2위 간 격차가 줄고 있다.
주류업계에선 ‘12캔에 1만원’이라는 광고로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브랜드 ‘필라이트’가 누적 판매 5억 캔을 돌파하자 오비맥주도 신제품 ‘필굿’을 선보이며 12캔에 1만원 전략을 동원했다. 
 
필라이트

필라이트

 
대형마트도 가성비 마케팅으로 고객 끌어들이기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테마를 ‘품격(품질+가격)’으로 정하고 일부 상품을 선정해 가격을 할인하는 '생활의 답'과 '가성비의 답' 행사를 매주 진행한다. 이마트도 올해부터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매월 농·수·축산 식품 중 한 품목을 선정해 일주일간 40~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업계에선 경기침체 장기화로 지갑이 얇아진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가성비를 앞세운 중저가 마케팅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인건비와 원재료 상승 등으로 비용이 크게 올라가고 있어 일반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신 전략 상품은 초저가 전략으로 소비자의 선택 범위를 넓혀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투트랙 전략은 중저가 제품을 통해 가성비를 따지는 젊은 소비층을 흡수하면서도,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의 브랜드 반감을 억제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숙명여대 경영학부 서용구 교수는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 다양해지면서 불경기 여파로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면 초저가 브랜드라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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