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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청결제 쓰면 감염 걱정 뚝? 과하면 면역력 떨어져요

 감염 예방을 위해 찾는 간편하고 손쉬운 위생 관리 용품이 청결제·세정제다. 구강 청결제와 여성용 세정제, 항균 비누 같은 제품이다. 입안·손 등 신체 부위의 박테리아를 좀 더 효과적으로 없애고 청결하게 위생을 관리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사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제품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외려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감염 예방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개인 위생 습관과 병행해 보조 수단으로 적정하게 사용할 때만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청결제·세정제의 이면과 올바른 사용 방법을 짚어본다.  
다양한 세정 제품을 자주 사용하는 게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이유는 첫째, 강력한 박테리아 제거 성분과 알코올 등이 유해균뿐 아니라 유익균까지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체의 정상적인 자정 작용을 방해한다. 경희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강수경 교수는 “구강 청결제를 늘 달고 살 정도로 쓰고 장기간 사용하면 입안의 좋은 균까지 무분별하게 제거된다”며 “구강 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칸디다 같은 곰팡이 균에 감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심승혁 교수는 “평소 별다른 불편한 증상이 없는 건강한 여성이 질 안까지 사용하는 세정제를 쓰면 질 내 정상적인 세균총을 망가뜨린다”며 “감염성 질환인 질염·방광염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 예방에 큰 도움 안 돼
 
둘째, 해당 부위를 건조하게 하는 것이 문제다. 구강 청결제는 알코올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제품이 많다. 강 교수는 “알코올 농도가 높은 제품을 자주 쓰면 입안 점막을 자극해 건조해질 수 있다”며 “구강이 건조해지면 충치가 생기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침은 항균 작용을 하고 약한 구강 점막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 강력한 세정 기능이 없는 여성용 청결제도 마찬가지다. 심 교수는 “질 안까지 세정하지 않고 외음부만 닦더라도 청결제를 이용해 지나치게 자주 씻으면 건조해지기 쉽다”며 “세안을 과하게 했을 때 피부의 방어 기능이 떨어지는 것처럼 생식기 부위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셋째, 질병 예방에 생각만큼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예컨대 ‘99% 세균 박멸 효과’가 있다는 항균 비누를 써서 손을 씻으면 일반 비누보다 세정 효과가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일반 비누로 손을 씻는 것과 항균 비누, 알코올 손 소독제는 세정력에서 별 차이가 없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일반 비누로 손을 씻을 때 계면활성제 성분이 손의 오염 물질을 떨어져 나가게 하고 흐르는 물로 한 번 더 씻어낸다”며 “이렇게만 해도 손의 세균 95~99%는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용역으로 2015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항균 비누(트리클로산 함유 물비누)의 살균 세정 효과는 일반 비누와 별 차이가 없었다. 심승혁 교수는 “여성 질환을 예방하거나 청결도를 높이는 데 청결제·세정제의 효과는 증명되지 않았다”며 “질염 예방·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세정제 사용은 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세정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은 경우가 있다. 구강 청결제는 질병 치료 과정에서 적절하게 사용하면 좋은 환자가 있다. 강 교수는 “질환이 있거나 사랑니를 빼고 나서 상처가 있는 환자의 경우 필요에 따라 항생제 등의 성분이 든 구강 청결제를 처방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이런 청결제는 건강한 사람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제품과는 종류가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 세정제는 암 환자 중 방사선 치료를 하면서 질염이 생기는 사람에게 권하는 경우가 있다. 심 교수는 “별다른 균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주관적으로 냉이 좀 많다거나 분비물에서 냄새가 난다고 호소하는 사람의 경우 질 내 환경에 이로운 젖산균 등 성분이 있는 세정제나 청결제를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게 조금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소독 기능이 포함된 비누나 소독제는 오염된 체액(소변·피 등)이 묻었을 때나 병원 내에서 감염 예방을 위해 반드시 써야 한다.
 
양치질·손 씻기부터 제대로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감염 예방에 중요한 건 세정 제품 사용에 앞서 올바른 생활습관을 병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양치질하기 귀찮다고 구강 청결제로만 입을 헹구거나 항균 비누를 썼다고 안심해서 대충 손을 씻으면 오히려 감염에 취약해진다. 강수경 교수는 “구강 청결제를 열심히 써도 양치질을 대신할 수 없다”며 “물리적인 자극으로 닦아야 하는 부분을 제대로 닦은 뒤 청결제를 보조적인 방법으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구강 청결제는 치아 면에 존재하는 세균 막이나 입 냄새 원인 중 하나인 혀 점막의 치태를 제거하는 효과가 떨어진다. 강 교수는 “양치질은 거르고 가글만 열심히 하다가 입 냄새가 난다고 병원을 찾는 환자가 더러 있다”며 “처음엔 잠깐 입 냄새가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나중에는 구강 청결제 냄새까지 더해 구취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 청결제·세정제는 굳이 쓰지 않아도 된다. 심 교수는 “별 증상 없이 건강한 여성은 청결제나 세정제 사용 대신 물로만 깨끗하게 씻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며 “질염 증상이 있으면 진단을 받고 발견된 균에 따른 항생제나 질정·질크림 등을 처방받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손을 씻을 땐 비누 종류와 상관없이 올바른 손 씻기 방법이 더 중요하다. 비누를 써서 30초간 손을 씻으면 15초간 손 씻을 때보다 세 배가량 많은 세균이 제거된다. 이재갑 교수는 “손 씻은 뒤 건조 과정도 중요하다”며 “수분이 손에 있으면 균이 금방 번식하므로 건조 시설이나 일회용 타월로 잘 말리고 공용 수건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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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