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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미성년자 술자리 합석…실제 술 마시지 않아도 식당 과징금 정당"

성인에게 술을 판매한 테이블에 뒤늦게 미성년자가 합류해 실제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음식점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최근 5년간 청소년 음주 경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최근 5년간 청소년 음주 경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서울행정법원 행정8단독 배윤경판사는 음식점 운영자 A씨가 용산구청을 상대로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지난 6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2월 12일 저녁 8시쯤 A씨가 운영하는 음식점에 성인 여자 손님 2명이 왔다. 이들 테이블에는 고기와 소주 1병이 제공됐다. 얼마 뒤 이 테이블에 외모가 어려 보이는 손님 1명이 합류했다. 합석한 손님은 당시 18살 청소년이었다. 가게 종업원이 새로 합석한 손님의 신분증을 확인하려 했지만 손님은 주변에 불편을 초래할 정도로 소란을 피우며 신분증 제시 요구에 불응했다. 종업원은 곧바로 신분증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 미성년자 손님은 일행과 함께 식사하고 술잔을 입에 대는 등 포즈 등을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5~6분쯤 지났을까. 경찰관이 음식점으로 들어와 미성년자 손님을 적발했고, 음식점 주인 A씨는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용산구청도 A씨에게 과징금 1170만원을 부과했다. 
 
A씨는 과징금 처분이 부당하다고 소송을 냈다. 해당 청소년이 당시 술을 마시지 않았으므로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한 경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당시 신분증 확인 의무를 다하지 못한 건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재 없었다면, 실제 술 마셨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법원은 음식점에서 실제 미성년자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 해도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청소년이 음식점에 들어와 주류가 있는 테이블에 합석했는데 영업주가 신분증 확인을 하지 않고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면 그 청소년에게도 술을 제공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식품위생법 제44조 2항에 따르면 식품접객영업자는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하지 않을 의무가 있고, 손님의 연령을 확인할 의무를 다해야 한다. 또 법원은 청소년이 합석 후 일행과 식사를 하고 술잔을 입에 대는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은 점, 적발 직후 경찰에 "음식점에서 친구들과 고기를 먹다 신분증 검사 없이 술을 3잔 마셨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한 점도 고려했다.  
 
과징금처분, 영업주 과실·고의 없어도 부과될 수 있어
음식점 주인 A씨는 청소년 손님이 신분증 검사에 불응했다고 주장했다. 또 청소년이 합석한 몇 분 뒤 바로 경찰 단속에 걸려 ‘청소년 일행이 의도적으로 단속되게 한 것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음식점 측이 신분증 확인의무를 다하지 못한 데에는 과실이 없거나 의무를 지키지 못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당시 음식점에 홀 서빙을 담당하는 직원이 2명이었던 점, 경찰 단속까지 약 5~6분의 시간이 있었던 점, 외모가 어려 보이는 청소년 손님이 술잔을 입에 대고 사진을 찍을 때 바로 신분증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춰 "신분증 확인 의무 이행이 무리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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