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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기사에게 승객 많은 곳 알려준다 … “승차난 더 심해질까 걱정”

소외지역 생기는 ‘신종 승차난’ 우려   
지난달 1일 오전 10시34분 서울 중구 후암동을 지나던 택시기사 A씨는 주저없이 승객이 많은 방향으로 택시를 몰았다. 카드 단말기 화면에 ‘근처 1㎞ 안에 승객이 많은 장소’가 표시됐기 때문이다. 
 
화면에는 ‘중구 남대문로 5가 후암로 110(롯데마트 서울역점 정문 앞)’을 포함해 승객이 많은 지점 4곳을 순서대로 알려줬다. A씨가 화면 ‘길 안내’ 버튼을 누르자 화면에는 내비게이션이 가동됐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정문 앞’으로 가는 길을 안내했다.   
서울시는 기사들에게 승객이 많은 장소를 알려주는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했다. 사진은 서울역 앞에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연합뉴스]

서울시는 기사들에게 승객이 많은 장소를 알려주는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했다. 사진은 서울역 앞에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연합뉴스]

서울시가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택시기사들에게 승객이 많은 장소를 알려주는 기술을 도입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택시회사 5곳의 택시 380대에 이 기술을 시범 적용 중이고 앞으로 서울시 전체 택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일부 택시에 시범 도입한 택시 수요 예측 시스템. 카드 단말기에 승객이 많은 장소 목록을 보여주고, 내비게이션으로 안내도 해준다.[서울시]

서울시가 일부 택시에 시범 도입한 택시 수요 예측 시스템. 카드 단말기에 승객이 많은 장소 목록을 보여주고, 내비게이션으로 안내도 해준다.[서울시]

서울시가 운영하는 택시정보시스템(STIS)을 통해 얻은 택시 승하차 이력 빅데이터와 기상·인구통계·상권, 대중교통 정보 등 택시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접목한 기술이다. 승하차 이력 건수는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요일별로 이미 쌓여있는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기상 정보는 3시간마다 한 번씩 업데이트된다. AI 기술로 파악한 이 정보는 택시에 장착된 한국스마트카트 단말기에 띄어준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 수요는 많은데 부족한 지역에 공급을 늘려 시민 불편을 해소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기술을 시범 도입한 한 택시 회사의 경우 기사 한 명당 영업 건수가 하루 평균 20.9건에서 25.3건으로 21% 증가했다고 한다.   
 
“승차난이 기사가 승객 많은데 몰라 생기나?”
하지만 일각에선 이처럼 기사에게 승객이 많은 장소를 알려주는 AI 기술은 승차난·골라태우기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승객이 많은 곳에만 택시들이 몰리고, 그곳에서 목적지로 골라태우는 ‘신종 승차난’을 부추긴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택시기사 정모(56)씨는 “초보 택시기사를 제외하면 무슨 요일, 몇 시에 어디에 가면 승객이 많다는 건 이미 다 안다”고 말했다. 강남·홍대 등지에서 빈번한 택시 승차난은 택시들이 이곳에 수요가 많은지 몰라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란 의미다. 택시 호출 앱 등을 이용해 단거리 승객은 꺼리는 등 ‘목적지’에 따라 골라태우는 게 승차난의 주요 원인이다.
서울 홍대입구역 앞에서 한 단속 요원이 택시 승차거부를 단속하고 있다.[중앙포토]

서울 홍대입구역 앞에서 한 단속 요원이 택시 승차거부를 단속하고 있다.[중앙포토]

승객 시각에서 보고 개선책 찾아야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승차난과 골라태우기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 상황에서 AI 시스템으로 기사에게 승객이 많은 곳을 알려주는 것은 다소 뜬금없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어 “만일 이 시스템을 이용해서 택시가 승객이 많은 장소에 간 후에 목적지를 보고 골라 태운다면, 또 다른 차원의 승차난 문제를 낳을 수도 있다”면서 “택시라는 공공 서비스는 우선 시민 입장에서 바라보고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택시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지난 7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택시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강상욱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결국 택시들이 승객이 많은 곳으로만 몰리면 택시가 잡기가 더 힘들어지는 소외지역이 발생하게 되고 이 기능은 이용자들에게 외면받게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 같은 택시 수요 예측 AI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승객이 적은 지역이나 기사들이 꺼리는 목적지 등에 택시를 강제 배차하는 시스템도 함께 도입해 승객의 편의도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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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