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억대 연봉 경철이가 '또다른 벌이'를 찾아야 하는 이유

기자
신성진 사진 신성진
[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38)
친구들과의 술자리는 결국 먹고 사는 문제 이야기로 이어진다. 돈을 많이 벌지만 불안정한 이도 있고, 안정적이지만 연봉이 낮은 이도 있고, 잘릴 염려도 없고 월급도 괜찮지만 회사가 불안한 이도 있다. [중앙포토]

친구들과의 술자리는 결국 먹고 사는 문제 이야기로 이어진다. 돈을 많이 벌지만 불안정한 이도 있고, 안정적이지만 연봉이 낮은 이도 있고, 잘릴 염려도 없고 월급도 괜찮지만 회사가 불안한 이도 있다. [중앙포토]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소주 한잔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결국 먹고 사는 문제로 화제가 모였다. 서로 다른 상황에 서로 다른 고민을 나누었다. “연봉이 좀 높으면 뭐하냐. 언제 잘릴지 모르는 계약직인데….” 잘 나가는 중견기업 임원인 경철이는 몇 년 전부터 억대 연봉을 받아 다들 부러워하지만, 실상은 늘 불안하다.
 
매년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백수가 되는 일년짜리 계약직이라고 ‘셀프 디스’를 한다. 매년 연말이 되면 내년에도 이 명함을 계속 쓸 수 있을지 늘 고민스럽다. 그래서 늘 일, 일, 일만 생각하면서 살아오다 보니 가족들과의 관계는 뒷전이다.
 
연말이면 불안에 떠는 억대 연봉자의 고민
“그래도 그 정도면 폼 나게 살고 저축도 하면서 살 수 있잖아. 한달 한달 겨우 살아내는 것 이제 진짜 지겹다.” 사촌 형이 운영하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명근이는 잘릴 염려는 없지만 늘 작은 급여가 불만이다. 회사 사정을 뻔히 알고 있기에 월급 올려 달라는 소리도 못한다. 친구들보다 소득이 적다 보니 속 시원하게 술 한잔하자는 소리를 못한다. 연락이 오면 마지못해 참석하지만 젊었을 때처럼 멋지게 카드 한번 긁어보는 게 소원이다.
 
“나는 잘릴 염려도 없고 월급도 올릴 수 있는데…. 회사가 불안해.” 꿈과 목표는 크지만, 아직 사업 초기여서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은 나는 딱 하나 장점이 있다. 이 친구들과 달리 누가 나가라고 하지도 않고, 내가 원하는 기간까지, 몸만 허락한다면 하늘나라 가는 그 날까지 일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는 아직 불안하다.
 
돈은 많이 벌지만 불안한 경철, 낮은 연봉이 불만이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봉근, 그리고 자기 사업을 하는 나…. 이 세 사람 중에서 ‘돈’의 관점에서 가장 불행하고 불만족스러운 사람은 누구이고, 가장 만족도가 높고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은 누굴까.
 
돈을 더 버는 것은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많이 벌고, 또 벌고, 오래 벌기 위해서는 결국 나 자신을 발전시켜야 한다. 사진은 퇴근한 직장인들이 한 영어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 [뉴스1]

돈을 더 버는 것은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많이 벌고, 또 벌고, 오래 벌기 위해서는 결국 나 자신을 발전시켜야 한다. 사진은 퇴근한 직장인들이 한 영어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 [뉴스1]

 
우리는 나름 치열하게 토론하고 생각들을 나누어 보았다. 각자의 입장에서 ‘돈을 더 번다’는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얘기하면서 그 의미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대부분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말을 월급을 높이거나 성과 향상을 통해 소득을 더 크게 만드는 것으로만 생각한다. 그런데 조금 생각해보면 그 말에는 다른 무엇이 있다. ‘더 번다’라는 말은 ‘많이 벌고, 또 벌고, 오래 번다’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말 그대로 ‘많이 번다’는 것은 돈, 급여나 소득, 매출 등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다. 한 달에 월급 200만원을 받는 사람이 야근이나 기타 활동을 통해 220만원을 버는 것,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이 월 매출 1억원 하는 것을 1억5000만원으로 높여 사업소득을 더 많이 가져가는 것을 ‘더 번다.’라고 말한다.
 
많이 벌기가 가능한 사람은 자기계발을 하고 노력하면 더 많이 벌 수 있다. 하지만 경철이는 더 많이 벌 필요가 없고 명근이는 더 벌기가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이 여기에만 집착하는데 답이 없다.
 
둘째, 더 벌기의 다른 개념은 ‘또 벌기’다. 즉 현재 하는 메인 잡 외에 부업, 투잡, 쓰리잡 등 다른 직업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과거 우리는 하나의 직업에 올인해 성과를 내는 사람을 모범적인 사례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취미를 사업으로 만드는 사람, 가족들을 위해 시작한 일이 사업이 된 사람, 지인들과 함께 동업하는 사람 등 하나의 소득이 아니라 소득을 다양화하는 사람이 많다. 점점 이런 사람이 많아질 것이고 큰 트렌드가 될 것이다.
 
경철이는 지금이라도 또 벌기를 생각해 봐야 한다. 현재 소득이 적어서가 아니라 새로운 소득을 통해 소득 단절의 위험을 줄이고 더 오래 버는 것을 준비해야 한다. 명근이에게도 또 버는 일은 선택할 수 있다. 일과를 마치고 또 일해야 하지만 원한다면 누구나 일정 금액 이상의 새로운 소득이 가능하다.
 
셋째, ‘더 오래 버는 것’이 ‘더 버는 것’이다. 오래 벌면 생애 전체적으로 ‘더 버는 것’이다. 더구나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랫동안 일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몸도 마음도 관계도 문제가 생긴다. 어르신 질병의 최고의 특효약이 ‘할 일’이라는 약이다. 일이 있으면 몸도 마음도 관계도 건강해지고 행복지수도 높아진다.
 
100세 시대를 맞아 시니어들의 은퇴 후 일자리, 자기계발을 돕고 있는 곳이 늘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해도 좋지만, 현재 하는 일을 최대한 오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00세 시대를 맞아 시니어들의 은퇴 후 일자리, 자기계발을 돕고 있는 곳이 늘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해도 좋지만, 현재 하는 일을 최대한 오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50세를 전후해 사회로 다시 나와야 하는 월급쟁이는 사실 불안하다. 어디서부터 누구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준비하고, 현재 하는 일을 최대한 오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지금 현재 소득보다 많이 벌고, 다른 소득을 만들어 또 벌고, 직업수명을 늘리거나 새로운 일을 통해 소득 기간을 늘려 오래 벌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 시도하지 않고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살아간다. 현재 하는 일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집중하고 연구하고 노력하는 일, 벅찬 일과를 마치고 또 할 일을 찾아보는 일, 좀 피곤하고 힘들어 하기 싫고 자존심 상해도 피곤한 몸을 깨우는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수요 배나채’라는 강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멋진 강사들을 만난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고, 목표를 세우고 젊음과 열정을 불태워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참 부럽다. 중년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취미를 업으로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모습도 멋지고 사랑스럽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사실이다.
 
돈 더 벌려면 하고 싶은 것 있어야
생각하면 두근두근 가슴이 울렁거리고, 그것에 대해 말할 때 나도 모르게 톤이 올라가고 핏대가 오르는 그것, 다른 것은 다 포기해도 그것만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무엇이 있는 사람들이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그 힘든 ‘더 벌기’에 나선다. 때로 그것은 여행이고, 때로 갖고 싶었던 무언가 이기도 하고, 하고 싶었던 일이기도 하다.
 
어차피 우리는 이런저런 이유로 더 벌어야 한다. 좀 더 많이 벌거나, 또 다른 벌이를 찾거나 오랫동안 벌어야 한다. 그 벌기를 기왕이면 좀 더 멋지게, 좀 더 행복하게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러려면 먼저 정말 하고 싶은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신성진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