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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청소년 탈선지대] 보는 눈 없어 담배 피우고 술···'탈선의 방' 코노·무인텔

6일 오후 10시가 넘어 찾은 서울 노원구 한 무인 코인노래방에서는 10대 학생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총 10여 곳 중 5개 방에 교복 입은 학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나머지 방들도 교복은 입지 않았지만 청소년으로 보이는 앳된 얼굴이었다. 노래방 입구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노원구 주민 강모(30)씨는 “대학생이 모이는 곳보다 청소년들이 모이면 더 시끄럽다”며 “코인노래방에 밤늦게까지 들락거리면서 담배 피우고, 바닥에 침 뱉고 고성방가를 해서 주민들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업주가 상주하지 않고 폐쇄회로(CC)TV와 무인 판매기만으로 운영되는 코인노래방 등 점포가 늘면서 이곳이 청소년 탈선지대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찾은 서울 건대입구역 인근 한 코인노래방. 주 이용객인 학생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남궁민 기자

5일 찾은 서울 건대입구역 인근 한 코인노래방. 주 이용객인 학생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남궁민 기자

코인노래방은 500원에 노래 1~2곡을 부를 수 있는 형태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2018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전국 17개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만877명의 학생 중 ‘최근 1년 동안 코인노래방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81.9%에 달했다. 학생은 청소년실에 한해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밤 10시 이후부터는 아예 출입할 수 없는 제한적 청소년 출입 허용 업소다.
 
하지만 무인으로 운영되는 곳은 청소년을 걸러서 받기 어렵다. 지난 5일 찾은 코인노래방이 밀집한 서울 건대입구역 근처 13곳의 코인노래방 중 7곳은 모든 방에 ‘청소년실’이라고 붙여놔 사실상 청소년 이용에 제한은 없어 보였다. 한 점주는 “청소년이 많이 오니까 청소년실을 붙여 놨다. 별 의미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5일 서울 건대입구역에 위치한 성인용품점의 유리문이 열려 있다. 신분증 확인 기계는 고장난 채였다. 남궁민 기자

5일 서울 건대입구역에 위치한 성인용품점의 유리문이 열려 있다. 신분증 확인 기계는 고장난 채였다. 남궁민 기자

7일 서울 건대입구역의 한 무인 성인용품점. 신분증을 확인하는 기계가 설치돼 있지만 신분증을 넣는 입구가 막혀 있었다. 대신 출입구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게 열려 있었다. 안에는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된 모터가 부착된 여성‧남성 신체모형 자위 행위기구 등 각종 성인용품이 있었다. 결제도 어렵지 않았다. 실제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한번 구경해보자”며 호기심에 성인용품점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신분증 검사 안 하는 무인텔...경고 문구만 
6일 서울 광운대역 인근 한 무인텔. 무인판매기에 여러 경고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기계 작동 방법만 알면 누구나 결제 가능했다. 남궁민 기자

6일 서울 광운대역 인근 한 무인텔. 무인판매기에 여러 경고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기계 작동 방법만 알면 누구나 결제 가능했다. 남궁민 기자

강력범죄가 일어났던 무인텔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전남 영광의 한 무인텔에서 함께 투숙한 남고생 2명이 술 게임으로 여고생 A양에게 소주 2병 반 이상을 먹게 하고 성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A양은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무인텔을 운영하는 숙박업자는 종사자를 두지 않은 경우 신분증으로 나이를 확인하는 설비를 갖춰야 한다. 그러나 6일 가본 서울 월곡역 인근 무인텔은 누구나 이용 가능했다. 모텔 입구에 있는 무인결제기로 예약 가능한 방을 고른 후 결제하면 문이 열리는 시스템이다. 신분증 확인 기능은 없었다. ‘직원 호출’ 버튼이 있었지만, 결제를 진행하는 동안 관리인은 보이지 않았다. 모텔 곳곳에 붙은 ‘미성년자 사용을 금합니다. 환불 안 해드립니다’ 등의 경고 문구가 무색했다. 

 
박수경 광진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은 “학생이 청소년 출입 금지 업소를 이용할 경우 무인업소라고 해도 주인이 처벌을 면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코인노래방의 경우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무인 성인용품점과 무인텔은 더 엄격한 처벌을 받는다. 청소년 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업주 처벌은 미미...청소년 처벌 방법은 없어 
그러나 처벌받는 사례는 많지 않다. 건대입구를 관할하는 광진구청 관계자는 “노래방의 경우 주류 판매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일이 대부분”이라며 “청소년 관련 건으로 처분된 것은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배영찬 서울지방경찰청 풍속단속계장 역시 “먼저 신고가 들어오지 않으면 적발이 쉽지 않아 처벌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밝혔다. 또 출입금지 장소를 이용하더라도 청소년은 전혀 처벌받지 않는다.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배 계장은 “청소년 보호법의 취지가 학생들이 올바르게 크기를 바라는 것이다 보니 학생의 처벌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6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이마트24 무인점포에 설치된 무인판매기. 담배를 사기 위해서는 신분증과 지문을 인식해야 한다. 이가영 기자

6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이마트24 무인점포에 설치된 무인판매기. 담배를 사기 위해서는 신분증과 지문을 인식해야 한다. 이가영 기자

 
하지만 무인 운영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청소년 불법 이용을 막는 방법도 있다. 무인편의점의 담배 판매가 대표적이다. 무인판매기에서 담배를 살 수 있는데, 신분증은 물론 지문까지 일치해야 한다. 위조 신분증을 사용하더라도 담배를 구매할 수 없다. 편의점도 처음부터 이 같은 장치를 마련한 건 아니었다. 이마트 24 관계자는 “처음에는 신분증, 지문 인식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유튜버들이 교복을 입고 와서 담배 사는 영상을 올리면서 청소년들에게 소문이 나 담배를 사는 부작용이 일어났고 이후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한정란 한서대 보건학부 교수는 “청소년기에는 자제 능력이 아직 발달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무인 서비스는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며 “연령과 본인 인증 기능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가영·남궁민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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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