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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반항 안해도 성폭행"…손님 기습한 마사지사 징역

상대방이 미처 저항할 틈도 없이 기습적으로 성관계를 했다면 성폭행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손님들에게 마사지를 하는 척 하다가 기습적으로 성폭행을 한 혐의(강간 등)로 기소된 남성 마사지사 김모(53)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28일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마사지 받던 손님 기습한 뒤 “합의했다” 주장 
김씨는 지난 2017년 3월, 자신이 근무하던 경기도의 마사지 업소를 찾은 40대 여성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전신 마사지를 하다가 “허리 쪽 근육을 제대로 풀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며 순식간에 A씨의 하의를 벗긴 뒤 일을 저질렀다. 엎드려있던 A씨는 놀라 짧게 소리를 질렀지만 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틀 뒤 A씨는 성폭력 상담센터의 도움을 받아 김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다섯 달 뒤 해당 업소를 찾은 20대 여성 B씨도 비슷한 수법으로 피해를 당했다. 김씨는 B씨에게도 마사지를 빌미로 옷을 탈의하도록 한 뒤 그를 유사강간했다. 법원은 두 사건을 합쳐 심리했다.

재판에서 김씨는 “A씨와는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그는 자신이 때리거나 협박을 한 것도 아닌데 A씨가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아 사실상 ‘암묵적 합의’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 밖에 다른 마사지사들이 있으니 소리지르거나 도망을 가면 되지 않냐고도 했다.

 
법원 "기습 행위 자체가 폭행, 죄질 나쁘다"
그러나 1ㆍ2심은 성폭행이 맞다고 보고, 김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여성이 엎드려 있는 사이 기습적으로 행동한 것 자체가 폭행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폭행ㆍ협박이 반드시 간음 행위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피해자가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가 아니라고 섣불리 단정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마사지사가 목을 꺾어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에 A씨가 저항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고려됐다.

 
김씨가 마사지를 받으러 온 고객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ㆍ신체적 고통의 크기는 헤아릴 수 없고, 피해가 온전히 회복될지도 의문”이라며 김씨를 질타했다. 또 김씨가 경찰 조사를 받고 난 뒤 피해자에게 ‘법원까지 가면 죄의 유무를 떠나서 가족이나 주변사람들도 다 알게 되는데, 곤란해지지 않겠냐’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점을 들어 “반성의 태도가 일절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이런 1ㆍ2심 재판부의 판단이 맞다고 보고 해당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 지난해 '기습 키스'도 강제 추행 인정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지난해 5월에도 대법원은 ‘기습적인 성 접촉’ 자체가 폭행이자 성폭력에 해당된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대법원은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 기습적으로 키스한 40대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강제추행을 인정,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돌려보냈다.

 
앞서 1ㆍ2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주는 추행 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고, 폭행ㆍ협박이나 기습성으로 인해 피해자가 항거하기 곤란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폭행을 가한 뒤 추행하는 것 뿐만 아니라 폭행 자체가 추행으로 인정되는 경우도 강제추행죄에 포함된다“며 이를 뒤집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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