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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비판이 금기?" 美민주당의 겁없는 '젊은 진보'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무슬림 여성으로는 최초로 미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일한 오마르 의원. [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무슬림 여성으로는 최초로 미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일한 오마르 의원. [AP=연합뉴스]

미국에서 무슬림 여성 최초로 하원에 입성한 일한 오마르(37·미네소타) 민주당 의원의 ‘유대 단체 금권로비’ 발언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 금기에 가까운 '이스라엘 비판'을 황급히 진화하려는 민주당 내 원로들과 이를 거부하는 초선의원, 이른바 ‘영 리버럴’(young liberal) 간에 '세대 대결' 조짐까지 보인다.
 

[뉴스 따라잡기]
오마르 ‘유대인 로비단체’ 발언, 세대갈등 양상
펠로시 등 중진은 비판, 코르테즈 등 초선은 옹호

금기시 됐던 유대인 로비단체, 사회주의 공론화
“진보적인 초선들, 워싱턴 정계 저항에 부딪혀”

이 논란은 오마르 의원이 지난달 27일 50여년 역사의 미국·이스라엘공공문제위원회(AIPAC)를 겨냥해 “외국에 대한 충성을 강요한다”고 말하면서 불거졌다. 1947년 워싱턴 D.C에서 출범한 AIPAC은 친유대 정책 로비에 막대한 예산을 쓰는 미국 내 최대 친이스라엘 로비단체다. 미국 17개 지역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하워드 코어 사무총장의 연봉만 100만 달러(11억원)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민주당 중진인 엘리엇 엥겔(72) 하원 외교위원장, 니타 로위(81) 하원 세출위원장 등이 유대인인 상황에서 초선인 오마르의 발언은 큰 파장을 불렀다. 여야를 막론하고 오마르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낸시 펠로시(79)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하원 지도부는 이를 수습하기 위해 반유대주의 규탄 결의안을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또다른 당내 초선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29·뉴욕)는 오마르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며 당내 지도부의 리더십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오마르와 관련해 마음 아픈 건 그 누구도 라틴계나 다른 인종 문제와 관련해선 이 정도로 문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계 이민자 출신으로서 마찬가지로 초선의원인 라시다 탈리브(42·미시간) 역시 “오마르에게 가해지는 비판은 소수자 여성(minority women)에 대한 이중 잣대를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에 대한 의문 제기가 반유대주의라고 비난받아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논란이 지속되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6일로 예정했던 반유대주의 규탄 결의안 투표를 일단 보류했다.
 
오마르가 반유대주의 논쟁에 휩싸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오마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탄압한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에 대한 BDS(보이콧, 투자철회, 경제제재)를 지지하는 등 이스라엘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지난달 10일에도 트위터에서 미 의원들이 AIPAC의 자금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자 하루 만에 사과한 바 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서 “오마르는 의원직에서 물러나거나 외교위원회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마르의 당선 전 발언까지 파헤쳐지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과 언론은 그가 2012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이스라엘이 전세계에 최면을 걸고 있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초선의원으로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초록옷)과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검은자켓). [EPA=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초선의원으로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초록옷)과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검은자켓). [EPA=연합뉴스]

 
문제는 유대주의 논쟁이 민주당과 공화당의 갈등이 아닌 민주당 내 갈등으로 흘러가고 있단 점이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펠로시 하원의장 등 지도부가 '밀실'에서 결의안을 추진했다며 리더십에 불만을 제기했다. 또다른 의원들은 결의안 초안이 언론에 유출된 경로를 따져야 한다며 흐트러진 조직력을 문제삼고 있다. 특히 오마르를 옹호한 초선의원들이 대체로 '영 리버럴'에 속한다는 점에서 “반유대주의 결의안으로 인해 하원 내 세대갈등이 드러났다”(뉴욕타임스)는 진단도 나온다.
 
실제로 이들 초선들은 기존 워싱턴 정계에서 찾아볼 수 없던 배경을 가진 인물들이다. 문제의 발언을 한 오마르 의원과 그를 옹호한 탈리브 의원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다양성'을 드러낸 소수자 여성들로 분류된다.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인 오카시오-코르테즈는 푸에르토리코계 이민자 2세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의 지지를 바탕으로 워싱턴에 입성한 이들은 그동안 미 정계에서 터부시됐던 미 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비판적 발언이나 사회주의 이슈 공론화를 서슴지 않는다. 때문에 펠로시 등 중도성향 의원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CNN은 “이전보다 젊고 여성 지배적이며 인종적으로 다양한 진보 초선의원들이 새로운 권력을 즐겁게 휘두르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이들이 워싱턴 정계의 저항에 부딪혔다”고 전했다. 보수성향 폭스는 “오마르부터 오카시오-코르테즈까지 초선의원들이 민주당 지도부와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 리버럴’의 활약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일각에선 민주당이 내분 양상으로 비치는 게 내년 대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최근 민주당은 반유대주의, 사회주의, 화합보단 분열을 초래하는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이스라엘, 사회주의, 이민 문제 등을 이용해 민주당 지지자들과 무당파 유권자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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