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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불만 수위 높인 미 “금강산·개성공단 제재 완화 No”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마친 뒤 잠시 산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마친 뒤 잠시 산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일주일, 미국 정부의 입장이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조금 실망했다(a little disappointed)”고 말했다.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기자들 질문을 받은 데 대한 답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엔 동창리 복구에 대해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를 달고 “매우(very)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7일 발언은 실제로 “실망했다”며 수위를 높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여지도 남겨뒀다. “(북한의 동향을) 지켜보겠다”면서다. 그러면서 “약 1년 이내에 여러분에게 알려주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년’이란 장기적 시점을 언급한 것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처음이다. 북·미 회담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겠다는 뜻을 노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재선 레이스에도 북한 문제를 주요 이슈를 끌고 갈 수 있다는 얘기다. AP통신 등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대북 강경 입장을 밝혔다. 북한과의 협상 최전선에 섰던 인물이다. 특히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제재 면제와 관련해서는 “검토하지 않는다(No)”고 잘라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하루 뒤인 지난 1일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방안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힌 셈이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워싱턴DC를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회동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제재 강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압박 전략은 유지될 것이며, 대통령이 결정한다면 제재들은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재에 대한 회피가 일정 부분 이뤄지고 있다”며 선박 환적 감시 강화 등 제재 이행 단속 강화도 암시했다.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로 비칠 수 있는 그 어떤 움직임도 당분간 고려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동창리 복구 움직임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이를 잘 알고 있고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북한의 활동 의도를 좀 더 봐야 한다”고 신중론을 견지했다. 그러면서도 곧바로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의회에서도 대북 강경 분위기는 강화되는 분위기다.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 위원장은 이날 포럼에서 “북한은 핵·미사일과 생물학·방사능·화학 무기 프로그램 중 어떤 것이라도 폐기하기 위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조치를 실행하지 않고 있다”며 “15개월 동안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이 있었든 없었든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에게 핵 위협으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가드너 위원장은 “즉시 북한에 대한 압박을 최대한 강화해야 하며 북한의 도발에 대처하기 위해 강력한 군사 억지력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건 대표 등과 협의 후 8일 새벽 귀국한 이 본부장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노이 회담이) 건설적이었다는 미국의 평가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4일 문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에서 1.5트랙 대화 추진 가능성 등을 밝혔다. 이와 관련, 이 본부장은 ‘워싱턴에서 북한에 전달할 메시지를 받아왔느냐’는 질문에 “그런 건 없다”면서도 “기회가 되면 여러 가지를 북측에게도 얘기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서울=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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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