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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 돈 푸는 방향으로 통화정책 U턴

올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다시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정책 완화 카드를 만지막거리고 있다. 이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가장 먼저 정책 변경을 공식화했다.
 
ECB는 7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연내 금리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유로존 시중 은행들에 값싼 금리로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는 양적 완화(QE) 프로그램을 지난해 말 종료한 지 3개월 만에 다시 돈을 푸는 것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바꾼 것이다. ECB는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제로(0%)’로 동결하고 적어도 올해 말까지 이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ECB는 올해 3분기부터 기준금리를 올릴 방침이었다. 유로존 시중은행에 마이너스 금리로 자금을 빌려줘 민간부문 대출을 늘리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장기대출 프로그램 TLTRO도 9월부터 도입한다. ECB는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1차(2014~2016년)와 2차(2016~2017년)에 걸쳐 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ECB가 공식적으로 통화정책을 U턴한 배경에는 유로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경기 침체가 생각보다 길고 깊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해 ECB는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을 1.1%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전망치는 1.7%였다. 특히 독일 경제성장률은 2017년 2.2%에서 지난해 1.5%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독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6%에서 0.7%로 조정했고, 이탈리아는 0.9%에서 -0.2%로 낮췄다. 이런 상황에서 2차 TLTRO 프로그램을 통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에 지원한 자금 가운데 7000억 유로(약 893조원)의 대출 만기가 올 하반기부터 돌아온다. 절반이 넘는 4000억 유로의 만기가 내년 6월에 몰려있다. 현재로썬 이를 갚을 뾰족한 수가 없어 은행의 신용 경색과 경기 위축을 피하기 위해 긴급히 3차 TLTRO 카드를 꺼낸 것이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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