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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넘은 사법부 흔들기, 민주주의 무너뜨린다

여권(與圈)과 검찰의 사법부 흔들기가 금도를 넘어서고 있다. 친문 핵심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재판장인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김 지사를 법정 구속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사법농단 세력의 반격”이라고 규정한 게 불과 한달여전이다. 당시 민주당은 판결문 분석 간담회를 개최하고 광화문 광장에서 성토 집회를 열기까지 했다. 정권 창출의 정당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정치적 우려에서라고는 하나 여당이 담당 판사를 공개 비판하는 건 내용을 떠나 그 자체로 부적절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5일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판사 10명을 기소했는데 성 부장판사를 주요 기소 대상에 포함해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여권은 “성 부장판사가 ‘정운호 게이트’ 관련 검찰의 수사 정보를 유출해 사안이 중하다”며 검찰 결정을 두둔했고 어제 김명수 대법원장은 성 부장판사 등 6명을 재판 업무에서 배제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측이 “김 지사 판결에 대한 보복이자 사법부에 대한 겁박”이라고 지적한 것이 오히려 합리적 의심으로 보인다.
 
더 심각한 건 검찰이 김 지사의 항소심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에 대해서도 참고 자료 명단에 넣어 법원에 통보했다는 점이다. 차 부장판사가 한 일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의 사촌 동생(차성안 부장판사)이 상고법원 반대 입장을 밝히자 임종헌 전 차장의 부탁을 받고 자제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는 게 전부라고 한다. 법 위반이나 비위가 아니라서 기소 대상도, 징계 대상도 아님에도 자료를 통보한 것은 망신주기 의도가 아니라면 뭔가. 여권에선 성·차 부장판사를 싸잡아 “양승태 키즈”라며 공격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김 지사 항소심의 주심판사를 진보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출신 김민기 판사로 교체한 것은 공정한 재판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법원 정기인사에 따른 것이라고는 하나 김 지사가 무죄판결을 받게 되더라도 오해를 살 수 있다. 어쩌다 사법 행정이 이 지경이 됐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보석을 허가한 정준영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인신공격도 도가 지나치다. 인터넷 커뮤니티엔 정 부장판사의 얼굴 사진과 함께 “판레기(판사+쓰레기)” “지옥에나 떨어져라” 등의 막말이 이어졌다.
 
사정이 이러니 일반인들도 더 이상 재판 결과에 수긍하지 않는다. 요즘 판사들 사이에서 법정에 나가는 게 두렵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이유다. 사법부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사회적 갈등의 심판자인 법관이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른 공정한 판결을 내려 우리 사회가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드는 걸 막고 통합으로 나아가게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심판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국가 권력의 한 축인 입법부(특히 여당)가 ‘적폐’를 들먹이며 사법부를 계속 흔드는 일은 중지돼야 한다. 그러는 사이 민주주의의 토대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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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