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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산은,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 체결...조선업 체제개편 본궤도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본계약 쳬결식이 열린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노동조합원들이 본관 진입을 시도하던 중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본계약 쳬결식이 열린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노동조합원들이 본관 진입을 시도하던 중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하는 조선업 체제개편이 본궤도에 올랐다. KDB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8일 대우조선 지분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반발한 대우조선 노조원들은 산업은행 앞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조선업계 '슈퍼 빅1'이 탄생하려면 노조의 반발을 비롯한 국내외 안팎에서 던져진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 체결식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오후 3시 진행됐다. 이동걸 산은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은 공동 발표문에서 ▲대우조선의 자율적 책임경영체계를 유지 ▲대우조선 근로자의 고용보장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등을 약속했다. 두 기업 노조가 대우조선 인수에 반발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선언이다. 대우조선 신임 사장에는 이성근 부사장을 내정했다.
 
산은의 대우조선 민영화는 현대중공업이 조선합작법인(중간지주)을 설립하고 자회사로 대우조선을 두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산은은 보유한 대우조선 지분 2조 1000억원 모두를 합작법인에 현물 출자하고, 그 대신 발행되는 신주를 가져간다. 산은의 몫은 8500억원 어치 보통주(7.93%)와 1조 25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 우선주다.
 
이후에는 대우조선해양이 합작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1조 5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합작법인은 1조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고 이를 통해 획득한 자금에 보유 현금 2500억원을 더해 대우조선의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대우조선 민영화가 마무리된다.
 
조선업계에서는 현재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삼성중공업) 구조가 슈퍼 빅1과 빅1로 재편되는 상황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제 살 깎기식 출혈경쟁이 완화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017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조선은 빅3보다 빅2로 가는 것이 국가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맞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경쟁 강도가 낮아지는 측면이 있어 우리나라 주요 수주 품목인LNG선박과 초대형 컨테이너의 수익성이 개선돼 수익성 만회가 기대된다"며 "선박을 발주하는 해외 선사 입장에서도 선박 가격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이미 계획한 선박 발주를 서두를 가능성도 높아 시황 개선에 활력이 더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선박 가격 상승을 억제해온 국내 빅3의 경쟁 요인이 사라지며 선박 가격 상승을 우려한 선사들의 '발주 러시'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수주 잔량 총합은 국내외 경쟁사를 압도한다. 영국의 조선해운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조선업계 수주 잔량 1위 기업은 현대중공업그룹으로 표준화물선 환산톤수(CGT) 1만 1145CGT다. 2위 대우조선은 5844CGT 규모다. 3위 기업은 일본의 이마바리로 5243CGT인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수주잔량 총합(16989CGT)이 일본 기업의 3배에 이르게 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 소속 한 조합원이 지난달 20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열린 동종업계 매각 반대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 소속 한 조합원이 지난달 20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열린 동종업계 매각 반대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본계약 체결 후에도 넘어야 할 파도는 높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는 대우조선 인수반대 연대투쟁을 선언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노조원 500여명은 8일 오후 1시쯤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인수반대 투쟁에 나섰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지난달 20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했다. 두 조선사 합병이 인력 구조조정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신상기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부실에 빠진 대우조선을 노동조합 동지들의 피땀으로 정상화했는데 촛불 정부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가 현대 자본에 회사를 헐값에 갖다 바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장 독과점 우려도 과제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맺어지려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해외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 등 국가에서 기업결합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조선업의 독과점 문제가 불거지면 LNG 선박 등 선박별로 독과점을 문제 삼으며 기업결합을 허용하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업결합승인은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이 매출을 내는 나라에서는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EU를 비롯해 중국, 일본, 미국 등이다"라며 "해당 지역 경쟁 당국에 기업결합 승인 심사를 신청하며 각 지역의 업계에 피해가 없다는 주장을 피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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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