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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文정부 남북경협 거부…"개성공단·금강산 안된다"

미국 국무부는 7일(현지시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 정부가 취할 단호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놓았다.
 
미 고위 당국자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밝힌 주요 사안은 크게 두가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

첫째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제재 면제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 정부 당국자는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관련 동향에 대한 문답을 하다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 대한 제재 면제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안한다(No)"라고 잘라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하루 뒤인 지난 1일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방안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힌 셈이다. 
 
미 정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회동한지 하루 만에 나왔다. 지난달 28일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화통화를 한 뒤 한국 정부는 적극적인 남북경협사업을 통해 북미협상의 불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하지만 이날 미 정부의 반응은 이런 움직임에 정면으로 제동을 건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로 비춰질 수 있는 그 어떤 움직임도 당분간 고려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의 남북경협 의지와 미국의 반대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한 양상이다. 
 
또 하나는 최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에 대한 '강온 메시지'다. 
    
미 당국자는 "우리는 이에 익숙하며 잘 알고 있다.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북한의 활동 의도를 좀 더 봐야 한다"고 신중론을 견지하면서도 핵·미사일 실험 중단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북한이) 과거의 나쁜 행실로 돌아가는 것이라면 실망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는데, 우리도 마찬가지로 인식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들은 폐기 의지를 언급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최근 북한의 서해 미사일발사장 재건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2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미사일발사장 엔진시험대에서 포착된 2대의 크레인. 엔진 지지 구조물이 다시 조립 중이어서 건설 자재가 주위에 흩어져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최근 북한의 서해 미사일발사장 재건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2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미사일발사장 엔진시험대에서 포착된 2대의 크레인. 엔진 지지 구조물이 다시 조립 중이어서 건설 자재가 주위에 흩어져 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위성 발사도 북한 스스로 선언한 (핵·미사일 실험) '유예' 방침을 위배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비공개적으로 논의했을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우주 발사체 발사라 해도 북한이 한 약속에 상충된다"며 북한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미사일 시험 중단 방침을 밝혔다"고 공개했다. 또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서 핵시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를 밝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인 지난 2일과 6일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지난해 6월 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전의 정상 가동 상태(normal operational status)로 이미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012년 12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 모습.

2012년 12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 모습.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이날 CSIS 포럼에서 "북한이 비핵화의 의지로 보여줬던 조치가 원래대로 되돌아갔다"며 "미국은 하노이 회담 이후에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했는데 북한은 오히려 미사일 실험장을 복구한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핵과 미사일 실험 동결 약속을 하노이 회담의 성과로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현 시점에 동창리 움직임을 '약속 위반'으로 공식 인정할 경우 대선전 돌입을 앞두고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한편으론 북한에 따끔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질 필요도 있는 미묘한 상황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조금 실망했다. 조금(a little disappointed. a little bit)", "약 1년 내에 여러분에게 알려주겠다"란 신중한 메시지를 내놓은 반면,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대북) 제재를 유지할 것으로 확신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다면 제재는 (오히려) 강화될 것","트럼프 행정부 내 누구도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접근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낸 것은 미 정부의 복잡한 속내를 반영한다. AP통신은 "북한과의 협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

한편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 위원장은 이날 CSIS포럼에서 "북한은 핵 미사일, 생물학,방사능,화학 무기 프로그램 가운데 어떤 것이라도 폐기하기 위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며 "15개월 동안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이 있었든 없었든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에 핵 위협으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가드너 위원장은 또 "즉시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에 대처하기 위해 강력한 군사 억지력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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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