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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하기 어려운 공유주방, 의료인만 문신 시술…스타트업 토론회서 나온 규제만상

 
위쿡 김기웅(39) 대표가 스타트업 규제 개선 토론회에서 규제 애로사항을 발언하고 있다. 김정민 기자

위쿡 김기웅(39) 대표가 스타트업 규제 개선 토론회에서 규제 애로사항을 발언하고 있다. 김정민 기자

 
"1식당 1부엌 규제를 풀면 창업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스타트업 규제 개선 토론회에서 공유 주방 플랫폼인 위쿡을 이끌고 있는 김기웅(39)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가 쏟아낸 현장의 목소리다. 서울 서초동의 스타트업 공간인 드림플러스에서 지난 7일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스타트업과의 동행,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서비스) 규제개선 아이디어 스타트업에게 찾는다'란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이나 공유 주방·학원 셔틀 등 6개 분야 스타트업 관련자 100여 명과, 국토교통부와 식품의약품안처 등 정부 관계자가 참석해 규제 개선을 놓고 열띤 공방을 펼쳤다. 
 
김 대표가 문제를 제기한 건 한 공간을 여러 사업자가 사용할 수 없도록 한 현행 식품위생법이다. 그는 "창업 1년 안에 50%가 폐업하는 식품·음료 시장에서 창업자가 저마다 부엌을 갖추고 음식을 만드는 건 낭비"라며 "공유 주방을 허용하면 지금보다 자영업자의 창업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상배 식약처 국장은 "식품의 납품·유통은 위생과 직결돼 민감한 문제"라면서도 "공유 주방은 창업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만큼 시설 기준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신규 창업자들이 공유주방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 위쿡]

신규 창업자들이 공유주방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 위쿡]

 
"중학생 이상은 학원 셔틀 버스를 못 탄다는 게 말이 되나." 
공유 학원 셔틀을 놓고선 공방이 오갔다. 학원 200여 곳과 봉고차 운전자를 이어주는 중개플랫폼 '셔틀타요'의 손홍탁(31) 대표는 자가용 유상운송 허가를 13세까지만 내주는 현행법을 지적했다. 이 법에 따르면 중학생 이상이 학원용 노란 승합차를 타고 통학하는 건 불법이다. 그 대신 여객운수사업법의 적용을 받는 25인승 이상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손 대표는 "학원에는 초등학생뿐 아니라 중고생도 같이 다니는데 학원이 운영하는 소형 승합차에 중학생 이상은 타지 말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기대 국토부 과장은 "공유경제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굳이 사각지대에서 사업을 펼쳐 기존 사업자와 충돌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봉고차(승합차)와 학원을 이어주는 중개플랫폼 셔틀타요 [사진 셔틀타요]

국내에서 유일하게 봉고차(승합차)와 학원을 이어주는 중개플랫폼 셔틀타요 [사진 셔틀타요]

 
"문신은 왜 의사만 할 수 있나, 뷰티아티스트는 27년째 단속 대상" 
뷰티 스타트업 '프리티' 박성진 대표는 "의료인에게만 문신 시술을 허용하다 보니 현직 문신사들은 모두 범법자로 내몰리고 있다"며 "국가가 전문 문신사 자격증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그는 "현장에서 지금 실제로 문신을 하고 있는 뷰티아티스트들은 단속 때마다 걸려 검찰에 끌려다닌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기일 보건복지부 국장은 "'비의료인 문신 시술 금지'는 어려운 문제"라면서 "오죽하면 27년 동안 안 풀리겠나. 의사만 할 수 있지만 '타투하는 의사'가 없는 것도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문신사 자격증 논의는 이전에도 복지부에서 있었지만, 상임위를 넘지 못했다"며 "이 규제가 풀리려면 법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티맵 택시 광고가 택시에 부착된 사진 [사진 SK텔레콤 제공]

티맵 택시 광고가 택시에 부착된 사진 [사진 SK텔레콤 제공]

 
"택시와 버스는 광고하는데 왜 개인 차량은 안되나"
1인 크리에이터 산업이 성장하며 새롭게 등장한 요구도 있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클링크'의 황인승 대표는 "택시와 버스처럼 개인 차량에도 광고를 부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했다. 황 대표의 제안에 이용일 행정안전부 과장은 "등록된 자동차 수가 2000만 대다. 무분별한 허용은 이목을 끌어야 하는 광고의 특성상 교통안전을 해칠 수 있다"고 난색을 보였다. 이 과장은 하지만 "전면 허용은 어렵겠지만 논의 과정을 거쳐 한정된 범위 내에서 시범 운영은 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초 황 대표가 요구했던 것도 '사업자등록증을 비치한 자영업자 소유 자동차 한정'이었기에, 토론회 결과 또 하나의 규제가 개설될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안경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콘텍트렌즈 [사진 일간스포츠]

안경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콘텍트렌즈 [사진 일간스포츠]

 
"한국 소비자는 84% 비싼 콘택트렌즈를 산다." 
2010년 이후 도입된 '안경·콘택트 렌즈의 온라인 판매 금지'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송관철 서울중기청 규제발굴 담당 과장은 "현재 안경원만 판매할 수 있는 안경과 콘택트 렌즈를 온라인에서도 팔게 해주면 소비자도 선택권이 넓어지고 기업도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 과장은 "국내 콘택트렌즈 가격은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의 온라인 판매 가격보다 16~84% 비싸다"고 지적했다. 
 
이기일 복지부 국장은 "지난해 6월부터 논의 중인 문제"라며 "콘택트렌즈는 눈 건강과 직결돼 허용하기 어렵겠지만, 연구 결과 수경과 돋보기는 높은 도수를 제외하면 온라인 판매가 가능할 것 같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현재 법 개정을 놓고 안경사와 협의 중이다. 
 
이번 토론회는 중기부 페이스북과 유튜브로도 생중계됐다. 문신 관련된 토론회가 진행될 때는 '하루하루 맘 졸이며 범법자로 살아가고 싶지 않다', '의사만 문신해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등의 의견이 페이스북 등에 실시간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스타트업계의 건의 내용은 홍종학 중기부 장관이 청와대에서 열릴 국무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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