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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거칠어진 황교안 어법···'고구마' 뱉고 '가시' 물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말이 확 달라졌다. 총리 시절부터 정제된 표현과 원론적인 얘기만 되풀이 해 한때 ‘고구마’ 같다는 평까지 들었던 황 대표의 발언이 부쩍 직설적·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그동안 한국당에선 보수층을 흡수하는 황 대표의 잠재력을 평가하면서도 그의 발언 스타일에 대해선 답답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근 한 의원은 “황 대표의 말을 들어보면 ‘밥을 꼭꼭 씹어먹으면 소화가 잘 됩니다’라는 식의 뻔한 내용이 많다”며 “품격도 좋지만 제1야당의 대표로서 전투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 대표 취임 첫날(2월 28일) 발언만 해도 그랬다. 향후 당 운영이나 5ㆍ18 폄훼 논란 의원들에 대한 처리를 놓고 질문이 쏟아지자 “잘 하겠다”라거나 “절차 안에서 협의를 통해 진행할 것”이란 식의 상투적 답변만 내놓았다. 그날 2차 북ㆍ미정상회담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루속히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정부의 입장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날 선 비판을 기대했던 야권 지지자들로서는 맥이 빠질만한 발언이었다. ‘야당 대표라기보다는 여전히 국무총리’라는 반응도 나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가 2월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황 대표는 ’내년 총선 압승과 2022년 정권 교체를 향해 승리의 대장정을 출발하겠다“고 말했다.[변선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가 2월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황 대표는 ’내년 총선 압승과 2022년 정권 교체를 향해 승리의 대장정을 출발하겠다“고 말했다.[변선구 기자]

 
하지만 황 대표의 어법은 4일 당 최고위원회의를 기점으로 확연히 달라지는 모양새다.
 
①정리된 테마=주요 이슈를 분류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기 시작했다.. 4일 최고위에서 ‘싸워 이기는 정당’, ‘대안 정당’,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을 중기 목표로 제시한 황 대표는 ‘경제실정백서위원회’ 출범, 여의도연구원 개혁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6일 당 대표 및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는 성창호 판사 기소, 미세먼지, 대북정책 등을 타깃으로 올려 집중포화를 쐈다.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미세먼지, 대중 외교, 민주노총이라는 각 이슈별로 입장을 발표했다.
 
서울이 미세먼지에 6일째 갇혔다. 6일 서울 광화문에서 행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를 지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서울이 미세먼지에 6일째 갇혔다. 6일 서울 광화문에서 행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를 지나고 있다. [오종택 기자]

 
②비유·신조어 활용: 신조어나 비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6일 당 연석회의에선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을 비판하며 ‘문세먼지(문재인+미세먼지)’라는 단어를 들고 나왔다. 페이스북엔 ‘사람이 먼지인가’라는 제목으로 “사람은 먼지, 중국이 먼저인 비겁한 정부. 자격상실입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구호였던 ‘사람이 먼저다’를 패러디한 것이다.
4일에도 ‘한반도 운전자론’을 비판하며 “운전대를 잡으려면 정확한 길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고, 7일엔 “한국당 의원들과 사무처를 비롯한 구성원 모두가 ‘민생 119 구급대원’”이란 말을 했다.

 
황교안 페이스북 캡쳐

황교안 페이스북 캡쳐

 
③공격성: 과거보다 표현이 거칠어졌다. 4일 최고위원회의에선 문재인 정부를 ‘좌파독재’라고 규정한 황 대표는 6일 당 연석회의에서도 성창호 판사 기소와 관련해 “좌파독재가 시작됐다. 누가 봐도 명백한 김경수 판결에 대한 보복이고, 사법부에 대한 겁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7일엔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의 대중외교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중국을 향해선 한없이 굴종적 모습을 보이면서 동맹국인 미국을 향해서는 한번 붙어보잔 식의 거꾸로 된 외교를 펼친다”고 말했다. 또 민주노총을 비판하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선 “촛불청구서를 찢어버리라”고도 했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그동안은 황 대표가 정치권에 안착하는 과정이었다. 이제 예열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야당 대표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야당 대표는 품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줘야 한다. 또 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앞으로도 미세먼지 같은 민생 문제에 대해선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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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