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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미팅에 대통령도 달려간다··4000만명 즐긴 이 게임

아이슬란드 CCP게임즈 패터슨 대표 단독 인터뷰
 ‘새로운 우주 식민지 뉴 에덴으로 통하는 웜홀(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우주 시공간의 구멍) 이브 게이트. 어느 날 게이트가 갑작스럽게 붕괴되고 지구와 교류가 끊긴 뉴에덴에는 대혼란이 발생한다. 난리통을 딛고 살아남은 이들은 7000여개 태양계로 구성된 거대한 성단에서 그들만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
 
공상과학(SF)소설 줄거리가 아니다. 2003년 출시 이후 16년 간 전 세계 인구 4000만명이 즐겨온 SF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MMORPG) ‘이브 온라인’의 스토리다. 국내에선 낯선 이름이지만 북미ㆍ유럽에선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아이슬란드산 글로벌 게임이다. 
게임 내용을 기반으로 한 소설 등 관련 서적이 11권 발간됐으며 개발사 CCP게임즈는 아이슬란드 국민 기업이 됐다. 본사가 있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리는 ‘이브 팬페스트’에는 전 세계에서 매년 2000여명이 참석한다. 레이캬비크 인구가 10만 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행사 기간 동안 인구가 2% 늘어나는 셈이다. 
 
사용자들이 게임 속에서 나라를 세우고 전쟁을 벌이는 등 쌓아온 역사를 담은 책이 출간됐으며 최근 한 사용자가 두번째 역사책을 출간하려 하자 15만 달러(1억 6942만여원)의 출판 지원금이 모금되기도 했다.  
이브 온라인

이브 온라인

대체 어떤 게임이길래 16년 된 게임이 갓 데뷔한 케이팝(K-POP) 아이돌 그룹 뺨치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일까. 중앙일보는 CCP게임즈를 인수한 한국 게임업체 펄어비스를 방문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CCP게임즈 대표 힐마 베이거 패터슨(45)을 지난 6일 서울에서 만나 단독 인터뷰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9월 CCP게임즈 지분 100%를 2524억원에 인수했다.  
힐마 베이거 패터슨 CCP게임즈 대표

힐마 베이거 패터슨 CCP게임즈 대표

 
바이킹때부터 스토리텔링, 그 DNA 녹아있다 
 
게임 배경이 독특하다.
“우리는 영화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당시 PC 환경 상 우리가 원한 유려한 그래픽을 구현한 게임을 돌릴려면 지구를 배경으로 하기 힘들었다. 산도 그려야 하고, 나무도 그려야 하는데 다 그리면 사용자들 컴퓨터에서 게임이 제대로 돌아가기 힘들었다. 현실적 제약을 고려해 우주 배경의 SF를 택했다. 에일리언, 블레이드 러너 등 SF영화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
 
인기 비결이 뭔가.
“아이슬란드는 바이킹 시절부터 스토리텔링을 해왔던 민족이다. 개발 단계부터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사용자들의 자유도가 높은 점도 차별화 지점이다. 2007년에는 게임 내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물가 안정을 위해 실제 경제학자인 예욜푸르 구오드문순을 개임 내 경제를 관장하는 최고 재무책임자로 임명했다. 지금도 경제학자들이 게임내 주요 경제지표의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2017년 4월 6~8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하파 콘서트홀(Harpa Concert Hall)에서 진행된 이브 팬페스트에 모인 사용자들.

2017년 4월 6~8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하파 콘서트홀(Harpa Concert Hall)에서 진행된 이브 팬페스트에 모인 사용자들.

 
아이슬란드 대통령이 게임 팬미팅 참여 
 
세계적으로 인기다.
“레이캬비크 국제공항에 내려 어느 택시를 타도 CCP게임즈 가자고 하면 다 아는 정도다. 해외에서 하도 많은 팬들이 찾아와서다. 2016년 이브 팬페스트엔 올라푸르 라그나르 그림손 당시 아이슬란드 대통령이 참석해 우주 개발에 대한 열정을 담은 내용으로 연설했다. 2017년 설문 조사에서 아이슬란드 청년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나라별로 팬층이 차이가 있을거 같다.
“독일 사용자들은 광물을 채굴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고 러시아 사용자들은 전투에 관심이 많다. 미국 게이머들은 정치 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게임 장애를 질병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게임은 매우 강력한 도구다. 힘있는 것은 늘 양면성이 있다. 우리는 게임의 긍정적 영향에 집중한다. 우리 게임은 실제 현실에서도 사용자들간 좋은 관계를 맺어준다. 사람들끼리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더 건강하고 행복하지 않나. 좋은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게 게임사도 노력하고 있다.”
2016년 이브 팬페스트에 참여한 올라푸르 라그나르 그림손 당시 아이슬란드 대통령(왼쪽 3번째)와 힐마 베이거 패터슨 CCP게임즈 대표(왼쪽 2번째)

2016년 이브 팬페스트에 참여한 올라푸르 라그나르 그림손 당시 아이슬란드 대통령(왼쪽 3번째)와 힐마 베이거 패터슨 CCP게임즈 대표(왼쪽 2번째)

 
연내 한글화 예정 
 

신작 게임은 개발하지 않나.
“게임사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마블이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라는 세계 속에 다양한 영웅들을 등장시켜 환호를 이끌어내는 것처럼 우리도 ‘이브 온라인’이라는 하나의 세계 속에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 지난 16년간 만들어온 세계지만 아직 가능성은 더 무궁무진하다. 신작 게임도 이브 온라인이라는 세계관 내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한국에선 스마트폰 게임이 대세인데 이브 온라인은 PC게임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게임 트렌드가 유럽ㆍ북미보다 5년 정도 빠르다고 본다. 이를 감안해 이브 온라인을 스마트폰으로 조작할 수 있는 앱을 이미 출시했다. 모바일기기 이식도 준비 중이다. 이브 온라인 한글화도 연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펄어비스 정경인 대표(왼쪽)과 CCP게임즈 대표 힐마 베이거 패터슨(오른쪽)

펄어비스 정경인 대표(왼쪽)과 CCP게임즈 대표 힐마 베이거 패터슨(오른쪽)

 
펄어비스는 CCP게임즈를 독립적으로 유지하면서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경인(38) 펄어비스 대표는 “CCP게임즈는 서구 게이머들을 지난 16년간 꾸준하게 매료시켜 온 개발사”라며 “강력한 팬덤을 가진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게임 개발사들을 더 많이 인수해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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