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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은 되고 임정 100주년은 안된다?…4ㆍ11 임시공휴일 무산 배경은

‘광복 70주년은 되고,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은 안 된다?’
두 기념일의 차이점은 임시공휴일에 있다. 정부가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인 오는 4월 11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다가 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면서 나오는 뒷말이다. 지난 2015년 8월 14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던 점에 비춰 그 기준과 판단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4ㆍ11 임시공휴일 지정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선릉로 '디 캠프(D camp)'에서 열린 '제2벤처 붐 확산 전략 보고회' 사전 간담회에서 입주 벤처 기업 대표들의 건의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선릉로 '디 캠프(D camp)'에서 열린 '제2벤처 붐 확산 전략 보고회' 사전 간담회에서 입주 벤처 기업 대표들의 건의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7일 현재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결정된 게 없다는 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6일 “4ㆍ11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해서는 모두가 쉬지 못할 가능성, 아이들 돌봄 외에도 조업일수가 줄어드는 문제 등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의견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 점도 고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산업계의 부담이나 맞벌이 부부의 고충은 임시공휴일 지정을 추진할 때부터 예상 가능한 것이어서 다른 정치적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어버이날이 죄송한 날" 공휴일 지정 약속 못 지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휴식이 경쟁력’이라며 국민 휴식권 보장을 약속했다. 특히 "해마다 가장 많은 국민이 5월 가정의 달에 가장 중요한 날로 어버이날을 꼽지만 쉬지 못하는 직장인들에게 어버이날은 죄송한 날이 되고 있다"며 5월 8일 어버이날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 후 지금까지 임시공휴일 지정은 단 한 차례뿐이다. 2017년 10월 2일 추석 연휴 전날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개천절을 포함해 최장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완성됐다. 정작 지난해 5월 8일 어버이날은 아이 돌봄에 공백이 생기는 점 등을 고려해야 했다며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어느 정부 때든 임시공휴일 지정은 그 양면성 때문에 찬반 의견이 있다.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을 따르는 사업장의 경우 근로자에게 휴일을 보장하지 않으면 수당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된다. 연휴가 길어지면 내수진작 효과가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구체적인 연구 결과는 없다. 또 같은 근로자라 하더라도 맞벌이 부부는 아이 돌봄에 차질이 생기고,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근로자 중 일부 취약계층은 휴일을 인정받지 못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4·11 임시공휴일 지정의 가장 큰 걸림돌은 최근 악화한 경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 장관들에게 임시공휴일 지정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다음 날인 27일 국회에서 열린 당ㆍ정ㆍ청 정책토론회에서 “경제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경제·산업계에서 부담스러워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이번에는 공휴일로 지정하는 게 역사적 의미도 있고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기류는 역사보다는 경제에 방점이 찍혔다고 한다. 게다가 4월 11일은 목요일이어서 ‘징검다리 휴일’로는 내수진작 효과가 떨어진다는 판단이 컸다고 한다.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광복절 하루 전인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전국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고 고궁 등을 무료개방했다. 원래 연말에 실시하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앞당겨 실시하기도 했다. 당시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에 투입된 예산이 수십억 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016년 5월 6일은 어린이날 다음날이라는 이유로 임시공휴일이 됐는데 당시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청와대 관계자는 “임시공휴일 지정은 경제 손실이나 일부의 반발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정치적ㆍ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면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복 70주년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에 대한 국민의 공감도가 달라서 정부도 고민이 컸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건국절 논란만 보더라도 임시정부 수립이라는 역사적 가치에 전 국민이 공감하는 건 아닌 상황으로 보이기 때문에 괜한 시비가 붙을 수 있지 않으냐”며 “‘그들만의 휴일’이라는 비판이 나올까 봐 정부가 부담을 느낀 측면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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