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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미세먼지 없는 원자력…탈원전 도그마 버릴 때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근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점점 더 나빠지는 미세먼지가 국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정부는 연일 차량 2부제까지 실시하며 대책을 강구하지만 불편에 비해 실효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 분포도를 보면 요즈음에는 중국 영향이 지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화력발전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영향도 중대하다. 특히 질소산화물 같은 미세먼지 원인 물질을 배출하는 LNG 발전소는 도시 인근에 있어 그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미세먼지에 대한 아주 효과적인 해결책은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화력발전을 대폭 줄이고 전기차를 늘려가되, 줄인 화력발전은 미세먼지 배출이 전혀 없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이다.
 
미세먼지 좀 줄이자고 위험한 원자력을 계속 써야 하나 이렇게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미세먼지는 상시적인 위험이고 전 국민이 그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우리나라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 25μg/m3는 약 6개월의 수명 단축을 초래하고 이는 모든 국민에게 적용된다. 2015년 미세먼지로 인한 우리나라 조기 사망자가 1만1924명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반면 방사선 사상사고를 유발한 원전사고는 역사상 단 한 건, 43명의 사망자를 낸 체르노빌 사고밖에 없었다. 그 심각했던 후쿠시마 사고에서조차도 방사선 사망자가 없었다. 우리나라 원전과 동일한 유형인 원전인 쓰리마일 원전 사고에서는 문제가 될 만한 방사능 유출조차 없었다. 국민 건강과 생명 보호에 어떤 발전원이 좋을지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근래 수차례 진행된 원자력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대다수 국민의 합리적 판단에 의한 원자력 지지가 드러난다.
 
시론 3/7

시론 3/7

원자력학회는 국민의 원전 이용 찬성률이 7할에 이른다는 국민 인식 조사결과를 세 차례에 걸쳐 발표했다. 작년 8월과 11월, 그리고 올 2월에 실시됐던 세 차례 조사에서 별 차이 없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제는 원전 지지 여론이 새삼스럽지도 않다. 정부는 이해당사자가 실시한 조사라며 신뢰성을 부인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세 번의 조사 모두 의뢰기관은 밝히지 않은 채 동일한 문항을 사용하여 국내 유수의 두 여론조사 회사가 번갈아 가며 실시한 것이고, 각 질문도 원자력을 의도적으로 미화하지 않도록 객관적으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조사 문항 중에는 원전 중대사고 가능성, 사용후핵연료 처리의 어려움 등 원전의 단점과 함께 저렴한 발전원가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미배출 등의 장점에 대한 동의를 묻는 문항도 있었다. 응답에서는 단점 우위 인식이 42.2%, 장점 우위는 32.8%로 나타나 국민은 원전의 단점에 더 동의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향후 바람직한 원자력 발전 비중에 대해서는 유지·확대 대 축소의 비율이 세 차례 모두 7:3 정도로 나타나 원전 이용 찬성률과 합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한국갤럽이 지난 1월 독자적으로 실시한 원자력 발전 비중 선호도 조사에서 이 비율은 61:27로 나타나 원전 축소를 원하는 국민은 3할 정도에 불과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결과를 종합하면 우리 국민 대다수는 원전의 단점을 잘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원전 이용을 계속해야 한다는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탈원전 정책은 원전에 대해 편견을 가진 탈원전 인사들이 만든 탈원전 대선 공약 그대로이다. 합당한 정책화 과정은 전혀 없이 국민 의사와 원자력 전문가 의견은 철저히 배제된 불통 속에 만들어졌다. 전혀 민주적으로 수립되지도 않았고 합리적이지도 않다. 탈원전의 비민주성은, 원전은 악이고 재생에너지만 선이라는 독선에서 비롯됐다. 탈원전으로 인해 전기요금이 대폭 오르고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이 현격히 증가할 것이며, 막대한 외화가 유출되고, 전기화가 급격히 진행될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 마저 위협을 받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신규 원전 건설을 금지한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 원전 산업이 궤멸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향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대처 문제가 더 중요해지면서 원전 건설도 늘어날 것이다. 이에 대비하여 우리 원전 기술을 지켜야 한다.
 
여러 차례 조사에서 밝혀졌듯이 탈원전에 반대하고 원자력을 지지하는 국민이 절대다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탈원전 반대서명(okatom.org)도 42만명을 넘었다. 정부는 독선을 버리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탈원전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대기 환경을 살리고 국민 생활과 국가 경제에 유익한 길이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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