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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선택 위험 땐 당사자 동의 없이 위치 추적

세계자살예방의 날인 지난해 9월 10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 생명의 전화가 설치돼 있다. [뉴스1]

세계자살예방의 날인 지난해 9월 10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 생명의 전화가 설치돼 있다. [뉴스1]

자살 위험이 높은 경우 자살예방기관이 자살 시도자나 가족의 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회자살예방포럼 공동대표인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살예방법 개정안을 6일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 발의에는 국회자살예방포럼 공동대표인 김용태·주승용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 29명이 참여했다.
 
현재 자살예방 업무를 하는 기관이 경찰·소방서에서 자살 시도자 및 가족의 개인 정보나 위치 정보를 받으려면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긴박한 순간에 당사자 동의를 받느라 극단적 선택을 막는 데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은 자살 위험이 높아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경우 자살시도자의 동의 없이도 자살예방센터 등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보건복지부가 경찰 등에서 자살 관련 형사 사법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자살예방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자살 사망자에 대한 통계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홍현주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살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사례 분석인데 지금은 자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극단적 선택이 발생 후 가장 먼저 현장을 접하는 경찰의 수사자료를 활용한다면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자살예방의 날인 지난해 9월 10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 자살예방 문구가 쓰여져 있다. [뉴스1]

세계자살예방의 날인 지난해 9월 10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 자살예방 문구가 쓰여져 있다. [뉴스1]

개정안은 한강 다리와 같이 극단적 선택이 발생할 우려가 높은 시설이나 장소를 복지부가 자살 빈발장소로 지정하도록 했다. 지정되면 복지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이를 통보하고, 지자체는 자살예방 시설물을 설치해야 한다. 설치 비용은 국가가 지원할 수 있다.
 
아울러 광역자치단체 시·도지사가 지역에 자살예방센터를 1곳 이상 설치·운영하도록 했다. 대신 지자체가 자살예방정책을 시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국가가 지원한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국회자살예방포럼 1주년 기념식에서 원혜영 자살예방포럼 공동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안실련]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국회자살예방포럼 1주년 기념식에서 원혜영 자살예방포럼 공동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안실련]

 
개정안은 자살예방법의 목적에 ‘누구도 자살을 선택하지 않는 사회 실현’을 추가했다. 지금은 ‘국민생명 보호’ ‘생명존중문화 조성’ 만 있다. 원혜영 의원은 “일본이 지난 2006년 자살대책기본법을 제정하며 ‘누구도 자살로 내몰리지 않는 사회 실현’을 목표로 설정했다”며 “일본이 이를 계기로 자살 관련 대책을 마련한 것처럼 우리도 자살을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개정안에는 자살예방기본계획에 인식 개선, 위해물건·유발정보 관리 방안을 담도록 했다.
 
원 의원은 “일본·덴마크 등 자살률을 지속해서 줄여온 나라는 자살을 개인 문제로 보지 않고 사회적 문제로 접근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가 적극적으로 정책을 펼쳐 자살률을 낮췄다”며 “특히 이번 개정안 중 자살 빈발 장소 지정, 자살위해물건 및 자살유발정보 관리 등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예방 정책의 핵심으로 꼽는 ‘자살 수단 접근성 제한’이라는 측면에서 실효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국회자살예방포럼 1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안실련]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국회자살예방포럼 1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안실련]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국회자살예방포럼 활동에서 의논된 안건들이다. 국회자살예방포럼은 지난해 2월 27일 여야 국회의원 39명이 자살 폐해를 줄이고, 누구도 자살로 내몰리지 않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출범했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안실련)과 한국자살예방협회 등 관련 시민단체가 참여한다. 포럼은 출범 후 정책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했다. 지난해 9월 10일 자살예방의 날엔 국회의원 61명이 ‘자살 없는 대한민국을 위한 실천 결의문’을 제출했다. 올해 자살예방 관련 예산을 올리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달 28일 출범 1주년을 맞아 국회의원 등을 대상으로 자살 위험이 있는 가족·동료를 지키기 위한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교육’을 진행했다. 국회의원들이 교육을 받았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중앙일보는 안실련·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등과 함께 자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생명 그 소중함을 위하여’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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