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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건강이냐 리그 일정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지난해 3월 프로야구 개막일에도 미세먼지가 심했다. 두산-삼성의 개막전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을 찾은 관중들이 마스크를 쓰고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3월 프로야구 개막일에도 미세먼지가 심했다. 두산-삼성의 개막전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을 찾은 관중들이 마스크를 쓰고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재난 수준으로 기승을 부리면서 스포츠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야외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스포츠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시즌 개막을 맞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8시즌이 끝난 지난해 11월부터 구단 관계자들과 토의 끝에 미세먼지 관련 대책을 마련했다. 2016년 미세먼지에 따른 경기 취소 규정을 이미 만들었지만, 올해 1월 이사회에서 세부적인 기준을 추가했다. 초미세먼지(PM2.5)가 150㎍/㎥ 이상 또는 미세먼지(PM10) 300㎍/㎥ 이상이 2시간 지속되는 미세먼지경보가 내려지면 KBO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대에 확인 후 경기를 취소한다.
 
KBO는 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림에 따라 23일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10개 구단에 각 7만5000개의 마스크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관중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는 것은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이다. 마스크에는 프로야구 관련 슬로건이나 로고를 부착할 계획이다. KBO는 23일 개막전에 맞춰 마스크를 준비 중이지만 물량이 많아서 제공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 늦어도 4월 초까지는 각 구장에 보내 관중이 착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미세먼지로 인해 37년 역사상 처음으로 경기가 취소됐다. 지난해 4월 6일 서울 잠실(NC-두산)·수원(한화-KT)·인천(삼성-SK) 등 3경기와 4월 15일 대전(삼성-한화) 등 모두 4경기가 미세먼지의 습격으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KBO는 지난해 말 미세먼지 대책으로 마스크를 제작하기로 하고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 지원금을 신청했다. 문체부도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고려해 지난달 6억원의 지원금을 승인했다. 박근찬 KBO 운영부장은 “지난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야구장을 찾는 관중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그래서 가장 필요한 마스크를 제작하기로 했다”면서 “KBO와 프로야구단이 미세먼지를 줄일 방법은 없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 마스크 외에 관중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다른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A매치를 앞둔 축구대표팀도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22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볼리비아,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A매치를 앞두고 있다. 최악의 경우 취소 가능성도 있다. 이정섭 대한축구협회 홍보마케팅 실장은 “외국팀과 미리 일정을 조율한 A매치는 연기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그래도 선수와 팬의 건강이 우선이다. 경기감독관이 판단했을 때 초미세먼지가 경보 수준을 넘어설 경우 ‘A매치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부방침을 세웠다”고 전했다. 경보 수준은 KBO의 세부 기준과 동일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초미세먼지의 경보 상황이 지속되면 K리그 경기를 취소 또는 연기할 수 있는 근거를 지난해 마련했다. ‘경기 개최 3시간 전부터 종료 때까지 경기가 열리는 지역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황사 등에 관한 경보가 발령됐거나 경보 발령 기준농도를 초과할 경우 경기감독관은 경기의 취소 또는 연기를 결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이에 따라 프로축구연맹은 6일 K리그1(1부) 12개 구단과 K리그2(2부) 10개 구단에 공문을 보내 초미세먼지 발령에 따른 경기 취소 요건을 환기했다.
 
골프장도 미세먼지의 직격탄을 맞았다. 수도권의 한 회원제 골프장 대표는 “지난해보다 골프장을 찾는 회원 수가 20% 정도 줄었다. 예약 자체가 준 데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취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라운드 도중 그만두는 팀도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퍼블릭 골프장 관계자도 “미세먼지 때문에 외부 활동 자체가 위축돼 작년보다 내장객이 줄어들었다. 미세먼지가 이렇게 심한데 예약을 취소할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가 빗발친다. 3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는데 영업에 지장을 받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인천 중구에 위치한 스카이72 골프장은 내장객을 위해 아예 클럽하우스에 마스크와 생수를 비치했다. 상당수 골프장은 또 내장객은 물론 캐디들의 마스크 착용을 허용했다. 그러나 일부 골프장의 경우엔 아직도 캐디는 마스크를 쓰지 못한다. 한 팀당 5시간 이상을 밖에서 보내야 하는 캐디들은 고통스럽더라도 미세먼지를 마시면서 참는 수밖에 없다. 최근 청와대 국민 소통 광장에는 캐디의 가족이 “외부 근무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달라”고 청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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