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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빨아들이는 수도권…60% 몰려든다"

지난해 9월 추석 귀경길 궁내동 서울요금소 인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왼쪽)에 차량이 몰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추석 귀경길 궁내동 서울요금소 인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왼쪽)에 차량이 몰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미래연구원·중앙일보 공동기획
③ 정주(定住) 여건- "수도권서 50층 이하 아파트 찾기 힘들 것"
 
2050년 대한민국의 모습은 수도권 집중의 심화와 지방의 붕괴로 요약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50년 대한민국의 총인구는 4943만명. 고령화·저출산이 이어지면서 2031년 5296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이다. 하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10명 중 6명은 수도권 시민이다.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해 2025년부터 들어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는 오히려 수도권을 경기권역 밖으로 더 확장시키고, 수도권 바깥 인구를 더 많이 불러들이는 결과를 낳았다. 사람들은 좋은 학교와 병원ㆍ공원ㆍ문화시설 등이 몰려있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주를 계속했다.  
 
서울과 경기 주요 도심의 아파트는 50층 이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고밀도ㆍ초고층으로 변해버렸다. 세대를 거쳐 거듭된 재건축과 리모델링의 결과다. 그 사이 수도권과 지방의 일부 낙후한 부도심의 아파트들은 40년 이상 노후화했지만, 주민 동의 등 재건축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못해 슬럼처럼 변한 곳도 적지않다. 도심과 외곽의 부동산 가격 격차의 증가로 경기 외곽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도 더 늘어났다. 이른바, 정주 여건의 양극화다.  
서울 강남구 고층아파트 단지. 1970~80년대 저층아파트들은 30년 뒤 15층 이상의 고층으로 바뀌었고, 최근 들어서는 아파트들은 30~50층 이상이 많아지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 강남구 고층아파트 단지. 1970~80년대 저층아파트들은 30년 뒤 15층 이상의 고층으로 바뀌었고, 최근 들어서는 아파트들은 30~50층 이상이 많아지고 있다. [중앙포토]

GTX가 되레 수도권 확장 가속화 
 
국회미래연구원의 중장기 미래예측 보고서 ‘2050년에서 보내온 경고’ 13개 분야 중‘정주(定住) 여건’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측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지속할 경우에 맞을 가능성이 가장 큰 시나리오도 팩트와 원인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연구를 주도한 국토연구원과 국회미래연구원에 따르면, 2050년의 수도권 집중도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통계청이 2017년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인구의 수도권 집중도는 현재(2015년) 49.5%에서 2045년 50%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민보경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통계청이 장래 인구 추계를 할 때는 과거 출생률과 사망률, 인구이동(전입ㆍ전출) 등을 바탕으로 하지만, 도시계획이나 지역 개발과 같은 정책적인 부분은 잘 반영하지 않는다”며“이 때문에 수도권 집중도는 통계청의 예측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출산율은 최근 들어 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27일 발표한‘2018년 합계 출산율 0.98명으로 추락’이 대표적 증거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지방은 인구감소·고령화로 몰락 
 
지방은 이미 붕괴를 넘어 소멸(消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8월 분석ㆍ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 및 읍면동 10곳 중 4곳은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로 소멸할 위험에 처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추세다.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은 2013년 75개(32.9%)에서 2018년 89개(39%)로 증가했다. 특히 강원 철원군과 부산 중구, 경북 경주ㆍ김천은 지난해 새롭게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은 당시“지방 소멸의 바람이 농어촌 낙후지역을 넘어, 지방 대도시 권역 및 공공기관 이전이 진행되는 거점지역까지 확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혁신도시나 행정수도도 지방의 소멸을 막지는 못한다. 세종시의 경우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중심으로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바로 옆 대전과 공주의 인구는 떨어지고 있다. 대전의 경우 2014년 15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인구가 지속해서 감소해 지난해 말 150만8120명까지 떨어졌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인구 분산과 지역균형 발전 세상 돼야 
 
2050년 정주 여건 분야의 낙관적 시나리오도 있다. 인구가 전국적으로 고루 분산되면서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는 세상이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필두로 한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하면서 한국사회가 가상접촉을 통한 네트워크 중심사회로 전환이 가속화된다. 원격ㆍ재택근무와 같은 온라인 중심 근무와 활동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와 같은 고밀도의 주거형태를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하이퍼루프 등 서울~부산을 한 시간 안에 주파할 수 있는 빠른 교통수단과 비교적 짧은 거리의 도심 안을 교통체증 없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플라잉카(flying car)도 등장한다. 공상과학(SF) 같은 얘기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시속 1000㎞의 하이퍼루프 상용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고, 우버도 에어우버라는 이름의 플라잉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용우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흩어져 살 수 있게 되면 저밀도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지방 대도시를 거점으로 전국적인 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050년 정주여건의 미래를 위한 개혁과제로 지역 성장 거점 기반의 스마트 도시 확충과 비수도권의 쇠퇴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요구했다. 특히 각 지역에 특화된 과감한 규제완화와 기업 유치 정책을 통해, 수도권에 집중된 기업이 지방으로 분산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인구감소 시대 오면 어려움 더 커져 
 
국토연구원과 국회미래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공공기관 및 지역기업과 연계된 지방대학의 육성ㆍ강화 ▶대도시권 광역 교통망 및 연계성 확충 ▶도시숲ㆍ공원 등 녹색 인프라 확충과 도시 생태계 서비스 확대 ▶지역성장거점 육성 ▶도시재생 ▶노후 기반시설의 안전도 보강 ▶수도권 규제의 합리적 운용 ▶농촌 빈집 재활용 ▶스마트도시 확충 ▶주택공급의 다양성ㆍ유연성 확대 ▶주거공간 공유서비스 확산 촉진 ▶커뮤니티 기반 생활 서비스 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용우 선임연구위원은 “정주여건은 사람들의 생활에 기본적인 조건으로, 개인의 삶과 행복, 지역 경쟁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현재의 문제인 수도권 집중과 지방도시의 쇠퇴가 2030년을 넘어 본격적인 인구감소 시대를 맞게 되면 예상했던 것 이상의 사회적 어려움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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