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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하노이 패닉'에도 정의용 유임…對美 라인 '무풍지대'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은 이르면 7일 중폭의 개각을 발표한다. 그런데 이번 개각에서 일찍부터 ‘무풍지대’로 분류된 곳이 있다. 바로 대미(對美) 외교라인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11월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11월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강경화 외교장관을 비롯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조윤제 주미대사 등 3명은 처음부터 이번 개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청와대 안팎에선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의 결렬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대미 라인에 대한 전면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던게 사실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서훈 국정원이 대북특사 파견을 하루 앞둔 지난해 9월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외교·안보 장관회의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서훈 국정원이 대북특사 파견을 하루 앞둔 지난해 9월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외교·안보 장관회의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실장의 역할에 변화가 있을 거라는 관측은 진작부터 제기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2차 북ㆍ미 회담 결렬 전 “정 실장이 과거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긴밀히 접촉해왔지만, 지난해 4월 ‘매파’로 분류되는 존 볼턴 보좌관의 등장 이후 소통이 다소 소원해졌다”며 “다행히 볼턴 보좌관이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나면서 정 실장의 역할도 직접 소통보다는 한반도 상황의 총괄로 변경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기대와 달리 볼턴 보좌관은 베트남 회담장에 등장했고, 회담 결렬에 큰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정 실장이 대미 외교에서 역할이 축소된 정황은 지난해부터 노출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방한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를 청와대에서 면담했다. 그러나 정 실장을 건너뛰고 대통령이 차관보급인 비건 대표를 직접 만난 것 자체가 정 실장의 영역이 줄어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지난해 10월 재차 방한한 비건 대표는 정 실장이 아닌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추진되던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과의 부산 회동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무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실장이 한 발 빠지면서 대미 소통의 실질 창구는 강경화 장관이 맡아왔다고 한다. 비건 대표 역시 강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라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강 장관 역시 이번 회담의 결렬 분위기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9월 23일 오후(현지시간)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조윤제 주미 대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9월 23일 오후(현지시간)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조윤제 주미 대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때문에 야당은 외교라인 교체를 주장한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책임질 라인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핵심은 서훈 국정원장과 정의용 안보실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정 실장을 이번에 바꾸지 못하는 속사정은 서훈 원장의 거취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 실장의 후임에는 사실상 서훈 국정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며 “그런데 아직 완료되지 않은 국정원 개혁 문제를 비롯해 현재 필요한 남북, 한ㆍ미 간의 물밑접촉의 필요성 등으로 서 원장이 안보실장을 맡아 수면 위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실장의 교체를 위해서는 신임 국정원장의 인선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대미 라인을 모두 유임한 것은 북ㆍ미 비핵화 담판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을 감안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북·미 협상의 미래가 극도로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기존의 대미 채널을 한꺼번에 바꾸는 건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에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을, 신설된 평화기획비서관에 최종건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을 각각 임명했다. 특히 최 비서관은 주로 비핵화와 군사 분야를 담당하던 안보실 1차장(김유근) 산하에서 2차장(김현종) 산하로 수평이동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ㆍ미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평화기획관실을 신설하고 2차장 업무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에선 이번 조직개편이 김현종 2차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대미라인을 짜려는 장기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신설된 평화기획비서관실은 대북제재 완화를 미국과 논의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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