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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민심폭발에 文, 결국 중국 얘기 꺼냈지만 협조는 미지수

 문재인 대통령이 수도권에 엿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6일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해서 긴급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한ㆍ중이 공동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고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한편, 미세먼지 예보시스템을 공동으로 만들어 대응하는 방안 등도 지시에 포함됐다. 또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추경 편성을 비롯, 30년 이상 노후화된 석탄 화력발전소의 조기 폐쇄도 적극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선릉로 디캠프에서 열린 '제2벤처 붐 확산 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19.3.6. 한겨레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선릉로 디캠프에서 열린 '제2벤처 붐 확산 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19.3.6. 한겨레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 브리핑에서 미세먼지 대응책과 관련해 이같은 문 대통령 지시사항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오후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미세먼지 강력 대응을 지시한지 하루도 안 돼 한·중 공동 대응 등의 추가 지시를 내놓은 건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근본 대책이 빠져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 인공강우를 공동으로 실시하는 방안과 관련 “인공강우 기술협력을 하기로 한ㆍ중 환경장관회의에서 이미 합의를 했고, 인공강우에 대한 중국 쪽의 기술력이 훨씬 앞선 만큼 서해 상공에서 중국과 공동으로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중국 쪽에서는 우리 먼지가 상하이 쪽으로 간다고 주장하는데 서해 상공에서 인공강우를 하면 중국 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베이징이 서울ㆍ경기도를 합친 만큼 넓은 땅인데 인공강우를 통해서 새벽부터 밤늦도록 많은 양의 비를 내리게 한다”고 주중 대사 시절 경험을 보고했다고 한다.
 
 서해상 인공강우 실험은 문 대통령이 지난 1월 22일 국무회의에서 인공강우를 포함한 미세먼지 저감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면서 기상청과 환경부가 지난달 25일 실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틀뒤 정부는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했지만 미세먼지를 사라지게는 못했다고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중국 쪽 인공강우 기술이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기 때문에 중국 쪽 기술을 전수받아 공동으로 실시하자는데 무게가 실린 언급”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미세먼지가 고농도일때 한ㆍ중이 비상저감조치를 동시에 시행하고 한ㆍ중이 함께 미세먼지 예보시스템을 공동으로 만들어서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함께 “필요하다면 추경을 긴급 편성해서라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라”고 말했다. 이 추경은 문 대통령이 전날 지시한 공기정화기 대수를 늘리거나 용량을 늘리는 지원 사업, 중국과의 공동 협력 사업을 펴는 데 쓰일 비용이라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뿐만 아니라 “현재 30년 이상 노후화된 석탄 화력발전소는 조기에 폐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는 총 6기로 문재인 정부는 이들 발전소 폐쇄일정을 당초 2025년에서 2022년으로 앞 당긴다고 한차례 발표했지만 이날 문 대통령 지시로 더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5일 오후 문재인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미세먼지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 (참석자 김수현 정책실장, 김연명 사회수석,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 2019.03.05

5일 오후 문재인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미세먼지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 (참석자 김수현 정책실장, 김연명 사회수석,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 2019.03.05

 
문 대통령이 이틀 연속 공개적으로 미세먼지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에 뚜렷한 정부 대응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여론 악화 때문이다. 특히 미세먼지의 60~70% 이상이 중국발인데 정부가 중국에겐 할 말을 못한다는 불만이 온라인에서 급속히 퍼졌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6일 “이 정권은 북한 때문인지 중국의 눈치만 살피면서 강력한 항의 한 번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때 한 미세먼지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2017년 4월 대선 후보시절 페이스북에 “할 수만 있다면 아이 대신 미세먼지를 다 마시고 싶은 심정”이라며 “환경부 등 정부가 제시한 대책은 미세먼지 오염도를 미리 알려주는 문자서비스 뿐이었다”고 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올린 글을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공기질 세계 최악의 1, 2위를 다투는 데이터를 놓고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 지시가 연이어 나오고 있지만 당장의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방법은 사실상 없다는 점이 청와대의 고민이다. 우선 중국과 공동 대응하는 방안 등은 중국 정부와의 협의 등이 필요해 실제 시행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선선히 한국의 협의요구에 응할지도 불투명하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한반도 미세먼지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근 한·중간 환경당국자 접촉에서도 중국측은 “중국의 대기는 좋아지고 있으니 한국은 남탓을 하면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검토를 지시한 추경 편성도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는 환경부, 외교부, 산업부가 연관돼 있어서 단기적으로 획기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탈원전 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석탄 화력발전소를 줄일 경우 1차적 대안은 원전 가동률을 높이는 방법 밖에 없다. LNG 발전도 미세먼지의 진원지여서 늘리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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