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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화물선 예인선 없이 불법 입·출항 드러나자 뒤늦게 예·도선 규정 개선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가 요트 충돌 사고 등을 일으킨 부산 남구 용호부두. [사진 부산시]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가 요트 충돌 사고 등을 일으킨 부산 남구 용호부두. [사진 부산시]

지난달 28일 부산 광안대교 충돌사고를 일으킨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5998t)가 예인선 없이 용호부두를 불법 입·출항한 것으로 드러나자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등이 뒤늦게 예·도선 규정 개선에 나섰다.
 

부산 용호부두 1000t이상 예인선 의무 사용
6000t 씨그랜드호 예인선 없이 불법 입·출항
입출항 항만공사,예인선은 예선조합 신고해야
예인선 의무사용 여부 제대로 관리 안돼 문제
‘강제도선 구역’아닌 용호부두 선박 사고 우려

6일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부산항 33개 부두를 이용하는 1000t 이상 국내외 선박은 모두 예인선 사용이 의무화돼 있다. 예인선은 부두에 이·접안할 때 항만시설을 보호하고 선박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대형선박을 끌고 미는 작은 선박이다. 1000t 이상이더라도 1년에 4회 이상, 3년에 9회 이상 동일 부두에 입·출항한 전력이 있으면 예인선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선박의 입항 및 출항 등에 관한 법률 규정이다.
 

하지만 예인선 의무사용 대상인 6000t급 씨그랜드호는 지난달 27일 용호부두에 입항해 화물을 내리고 28일 다른 화물을 싣고 출항하면서 예인선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씨그랜드호는 예인선 사용의 예외 대상도 아니었다.
 
광안대교 충돌사고 등을 일으켜 부산 남구 용호부두에 억류돼 있는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 [사진 부산남구]

광안대교 충돌사고 등을 일으켜 부산 남구 용호부두에 억류돼 있는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 [사진 부산남구]

문제는 현 입·출항 관리시스템으로는 예인선 사용 여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예인선 의무사용 선박이 한국예선업협동조합 부산지부에 예인선을 자율 신청해야 하지만, 신청하지 않더라도 확인하고 사용을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입·출항신고는 부산항만공사, 예인선 신청은 예선업 조합에 각각 하지만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생긴 문제다.     
 

장희종(59) 예선업조합 부산지부 사무국장은 “신청이 들어온 선박에만 예선을 배정해주기 때문에 신청하지 않으면 의무 선박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의무 선박이 예선을 신청하지 않아도 조합은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예인선 의무 선박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취재결과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해양수산부는 부산항 입·출항 선박 가운데 몇척이 예인선을 실제 사용했는지 제대로 관련 통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6일 일부 언론이 예인선을 의무사용하지 않은 선박 통계를 보도하자 뒤늦게 부산 해수청과 해수부는 “자료를 뽑고 있다”“확인하고 있다”고 대답했을 뿐이다.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가 들이받은 광안대교 위치. 사진 아래쪽이 남구 용호부두다.[사진 부산시]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가 들이받은 광안대교 위치. 사진 아래쪽이 남구 용호부두다.[사진 부산시]

 
이런 허술함 때문에 예선업 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용호부두에 입·출항한 1000t 이상 선박 143척 가운데 예인선을 사용한 선박은 겨우 11척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예인선 규정과 함께 도선법상 강제도선 규정에도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선사 법상 부산의 33개 부두 중 용호부두와 다대부두 두 곳은 ‘강제도선 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강제도선이란 도선사가 입·출항하는 선박에 직접 승선해 선장 대신 선박을 운항하는 것을 말한다. 이 역시 항만시설 보호와 선박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 현행 법상에는 500t 이상의 국적 외항선과 외국적선, 2000t 이상 국적 내항선은 정해진 ‘강제도선 구역’에서 1~2명의 도선사를 이용해야 한다. 
 
전상국 부산항 도선사회 사무장은 “강제도선은 부두별로 일정 톤수 이상은 지켜야 한다”며 “용호·다대부두처럼 강제도선 구역이 아닌 곳에선 대형선박의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광안대교에 충돌안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 [연합뉴스]

광안대교에 충돌안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 [연합뉴스]

이에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5일 씨그랜드호 사고 대책회의를 연 뒤 입·출항 신고 절차를 보완해 예인선 미사용 때 신속하게 가려내는 방안을 마련하고, 용호부두를 강제도선 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산 해수청은 이에 따른 행정절차에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4일 오후 6시부터 1000t 이상 선박의 용호부두 입항을 3개월간 불허하기로 했다. 
 
부산 해수청은 또 이번 사고 때 부산 해경과 항만공사, 부산시설공단 등 관련 기관 간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따라 핫라인(Hot Line) 등 비상연락 체계를 구축하고 사고 대처방안을 담은 매뉴얼을 마련해 공유할 방침이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a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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