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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 지난달 15일 시행됐는데, 미세먼지 왜 해결 안 되지?

지난달 15일 차량 운행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미세먼지법)이 시행됐지만, 미세먼지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노후 경유차 단속 CCTV가 설치된 서울 강변북로 가양대교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15일 차량 운행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미세먼지법)이 시행됐지만, 미세먼지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노후 경유차 단속 CCTV가 설치된 서울 강변북로 가양대교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미세먼지 공습이 보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법 제정됐으나
지자체 준비·의지 부족에
노후 경유차 단속도 못해
다른 법 뒷받침도 필요해

급기야 지난 5일에는 세종과 서울·경기·광주 등지에서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2015년 공식 측정 이래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세종시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43㎍/㎥를 기록, '매우 나쁨' 기준인 76㎍/㎥의 2배 수준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환경부는 2019년 2월 15일 미세먼지 특별법(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약칭 미세먼지법)만 시행되면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국민을 설득했으나, 미세먼지법 시행 후에 오히려 오염이 더 심해졌다.
 
미세먼지법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데는 아직 시행 초기인 것도 있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준비 부족, 의지 부족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경재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달 15일 미세먼지 특별법이 발효하고, 전국적으로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할 근거를 갖게 되었지만, 현재 취하고 있는 조치가 국민이 체감하는 불안에 비해 너무나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엿새째 이어지고 있는 6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엿새째 이어지고 있는 6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미세먼지법 시행은 서울에서 시행하던 비상 저감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게 핵심인데, 다른 시·도에서는 유예하는 바람에 당장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2.5t 이상 5등급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이다. 서울은 시행에 이미 들어갔지만, 수도권인 인천과 경기도조차 6월로 시행을 연기했다.
서울도 현재는 수도권에 등록된 차량 40만 대에 대해서만 운행을 제한하고 있고, 6월이 돼야 전국 245만대 노후 경유차에 대해 서울 진입을 못 하게 할 예정이다.
 
더욱이 경유차 중 매연 저감 장치(DPF)를 부착한 경우 단속을 유예해주는데, 장치를 달겠다고 신청한 차량까지도 단속을 유예해주는 실정이다.
 
부산·경북 등 다른 시·도에서는 이제야 운행 규제 관련 조례 제정을 추진하거나 검토하는 단계다. 자칫 내년 가을이나 돼야 시행될 상황이다.
전체의 8%인 노후 경유차의 운행을 제한하면 자동차 오염 배출의 55%까지 줄일 수 있는 핵심 대책인데 늦어지는 것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비상 저감 조치의 사령탑인 시·도지사가 어느 정도 의지와 뜻을 가지고 시행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며 "서울시는 나름대로 의지도 있고, 조례도 제정돼 있으나 다른 지자체는 의지도 문제지만 아울러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제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조명래(오른쪽) 환경부 장관이 지난 5일 오후 서울시 서소문별관 차량공해저감과 상황실에서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조명래(오른쪽) 환경부 장관이 지난 5일 오후 서울시 서소문별관 차량공해저감과 상황실에서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지자체들은 예산·인력 부족을 호소하지만, 법이 지난해 8월 제정됐고, 미세먼지 정부 대책은 2016년 6월 처음 마련된 점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 오염이 심한 지역이나 어린이·노인 등 취약계층 관련 시설이 많은 곳을 '미세먼지 집중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8월 15부터나 가능하도록 미세먼지법에 명시했다.
집중관리지역에서는 ▶살수차·진공청소차 집중 운영 ▶어린이 등 통학 차량의 친환경 차 전환 ▶수목 식재와 공원 조성 등이 이뤄지게 되지만, 시장·도지사나 시장·군수·구청장이 지정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미세먼지법에서는 정부가 미세먼지 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시·도에서 세부 시행계획을 수립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을 제외하면 시·도 차원에서 세부 시행계획을 마련한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현재 기초 지자체에 가면 미세먼지 전담 공무원이 없는 곳도 많다"며 "지자체가 대책을 시행하도록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거나,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하는 지자체에는 예산을 삭감하거나 다른 행정수단을 동원해 페널티(벌칙)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미세먼지 정보센터도 환경부 장관이 설치·운영할 수 있다고 법에 돼 있으나, 아직 출범을 못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미세먼지 배출량 통계는 국립환경과학원에서 1~2명이 맡고 있는데, 통계의 정확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서류 취합하기에 급급한 상황"이라며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이 13개 분야인데, 분야별로 1명씩은 배치돼야 통계 관리가 제대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정보센터가 단순히 통계를 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비상저감 조치의 효과를 평가·검증하기도 하고, 미세먼지 종합 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역할도 해야 하는데 최근 분위기를 보면 센터 설립 자체가 흐지부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해안에 연 이틀째 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진 6일 오전 속초시청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인 차량 2부제가 시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동해안에 연 이틀째 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진 6일 오전 속초시청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인 차량 2부제가 시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밖에 전국에는 6만개 가까운 대기오염 배출업소(공장)가 있는데 현재 관리되고 있는 곳은 전체 1~5종 업소 중 규모가 큰 1~3종의 6000개 정도에 불과하다.

소규모 업체에서 배출기준을 초과하는 등 문제가 자주 발생하지만, 지자체의 단속 의지가 없으면 해결이 불가능하다.
 
김법정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드론을 활용해서 소규모 공장에 대해 단속을 하면 오염도가 크게 낮아지는 사례도 있었는데, 이런 방법을 동원해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독면을 쓴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석탄발전 OFF 미세먼지 BYE 피켓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녹색연합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과연 적절하고 재난에 걸 맞는지 되물어야 한다“며 석탄발전의 과감한 감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스1]

방독면을 쓴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석탄발전 OFF 미세먼지 BYE 피켓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녹색연합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과연 적절하고 재난에 걸 맞는지 되물어야 한다“며 석탄발전의 과감한 감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스1]

한편,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법 외에 다른 법·제도를 통해 정책을 보완해야 미세먼지 문제를 잡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발전 연료를 석탄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하는 발전 연료 세제 개편도 다음 달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또, 경유차 운행을 줄이기 위해 경유 가격 인상도 필요하지만,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산업단지 등 대기오염 특별관리지역 확대도 필요하다.
현재 수도권에서만 대기오염 총량관리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 특별관리지역 확대를 위해서는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이 필요한데, 법안은 2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 기자, 천권필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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