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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 필요” vs “돌봄 공백”…미세먼지 학교 휴업 두고 학부모 의견 엇갈려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째 시행되고 있는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초등학교에 설치된 미세먼지 신호등에 '나쁨' 수준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째 시행되고 있는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초등학교에 설치된 미세먼지 신호등에 '나쁨' 수준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고1 아들을 둔 전업주부 김모(48·서울 서초구)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아이가 학교에 갈 때마다 걱정이다. 학교 교실에 공기청정기가 없어 무방비 상태로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집에서 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켜놔도 실내 공기 질이 나빠 표시등이 ‘빨간색’일 때가 많은데 공기청정기도 없는 교실에서 창문 닫아놓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학교에 있어도 아이들이 안전하지 않은데 왜 휴교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교육부 연내 초중고에 공기청정기 설치
서울시내 중고교 14곳 1시간 단축 수업

전국 대부분 지역이 최악의 미세먼지가 계속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휴업이나 휴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이 등·하굣길에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학교에 공기청정기가 없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기준 전국 유치원, 초·중·고와 특수학교 27만2728개 학급 중 공기청정기 등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11만4265곳(41.9%)으로 확인됐다. 초등학교는 미설치율이 25.1%, 중학교는 74.3%, 고등학교는 73.7%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초등학교를 방문, 한철수 교장(왼쪽)의 설명을 들으며 미세먼지 대응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초등학교를 방문, 한철수 교장(왼쪽)의 설명을 들으며 미세먼지 대응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미세먼지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정부는 올해 안에 전체 학교에 공기정화장치 설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초를 찾아 미세먼지 대응방안을 점검하면서 “유치원과 초등학교·특수학교에 상반기 중 공기정화장치 설치를 마치고, 중고교에도 추가경정예산으로 재원을 확보해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교육부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에 내년까지 공기정화장치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었는데,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 공기정화장치 설치를 위해 추가로 필요한 예산은 약 1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일부 학부모들은 연내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휴업이나 휴교 등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모(36·서울 은평구)씨는 “학교에는 공기청정기가 있어도 등하굣길에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학교에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학년 초라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을까 우려돼 ‘울며 겨자 먹기’로 등교시키고 있다”고 털어놨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윤모(37·서울 송파구)씨도 “아이 건강에 치명적인 것을 알면서도 마스크를 씌워서 학교에 보낼 수밖에 없는 게 안타깝다”며 “교육청에 문의하니 ‘태풍이나 지진 같은 큰 재난 아니면 휴교령을 강제할 수 없다’고 하던데, 이 정도면 재난 수준 아니냐”고 답답해했다.
 
하지만 모든 학부모가 학교의 휴업이나 휴교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맞벌이 부부들은 돌봄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해 휴업이나 휴교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직장맘 김모(36·서울 송파구)씨는 미세먼지 영향으로 휴교령이 내려질까 우려가 크다. 아이 건강을 생각하면 집에서 쉬게 하는 게 더 낫지만, 맞벌이 부부라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서다. 김씨는 “양가 부모님도 다 지방에 계신 상황이라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며 “당장 내일 휴업한다고 하면 부부 중의 한 명이 회사를 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학부모 한모(36·서울 성동구)씨도 “미세먼지로 휴교할 때마다 직장에서 휴가를 인정해줄 것도 아닌데 무조건 휴교 조치는 안 된다”며 “학교 내에서 해결할 방안을 찾아 달라”고 말했다.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째 시행되고 있는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고 있다. [뉴스1]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째 시행되고 있는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고 있다. [뉴스1]

현재 서울시교육청 등 일부 지역은 초미세먼지 경보 발령에 따라 실외수업 금지령을 내리고, 학교에 휴업을 권고한 상황이다. 6일 기준 서울지역 중·고등학교 14곳이 하교 시간을 1시간 단축했지만, 아직 휴교나 휴업을 한 학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5일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될 때 지방자치단체장이 휴업을 권고할 수 있고, 최종 결정은 학교장 재량으로 이뤄진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당일 초미세먼지 농도가 150㎍/㎥를 넘어갈 때 시행된다.
 
교육부는 미세먼지 때문에 휴교령을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정기 교육부 학교안전총괄과장은 “보통 휴교명령 등은 학교에서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때 내릴 수 있다”며 “교육청의 권고 외에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임시휴업을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학교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할 수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 교감은 “학부모들의 휴업 요구는 계속 있지만 돌봄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해 무작정 휴업이나 휴교를 결정할 수는 없다”며 “상황을 더 지켜보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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