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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분배 이분법 논리 벗자"...저성장 탈출구는 민간 혁신

3월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53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월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53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성장, 양극화, 일자리 등 경제현안은 근본적 원인이 서로 맞물려 있으므로 이에 대한 해법도 서로 연결해 통합적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6일 대한상의 SGI(Sustainable Growth Initiative) 주최로 서울 상의회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분배 없는 성장은 의미가 없다' '성장 없이는 분배도 없다'는 그간의 이분법적 논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날 콘퍼런스의 제목이 '우리 경제, 이제 다시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한상의 SGI는 미래 성장을 위한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된 민간 씽크탱크다. 한국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부총재보를 역임한 서영경 원장이 이끌고 있다.
 
형제인 고(故)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지키느라 서면으로 인사를 대신한 박 회장은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과 분배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정부 주도 경제체계와 작별하고 민간의 혁신으로 저성장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 회장은 “미래성장과 일자리는 민간의 자발적 혁신이 확산할 때만 가능할 것”이라며 “정부는 파격적인 탈규제를 통해 민간주도의 자율규범이 작동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해 혁신에 따른 위험과 비용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6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SGI 콘퍼런스'에서 서영경 SGI 원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SGI 콘퍼런스'에서 서영경 SGI 원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상의는 저성장·양극화 시대를 분배와 성장의 통합적 관점을 통해 탈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장과 분배는 한 뿌리에서 나온다는 논리다. 대한상의 SGI는 글로벌 저성장·신산업 고성장 추세인 세계 경제구조 변화를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신산업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상의 SGI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2000~2007년 4.5%를 유지하던 세계 경제 성장률이 2011~2018년 사이 3.6%까지 떨어졌다. 기존 산업구조를 바탕에 둔 경제성장 곡선이 저성장 굴레에 빠진 탓이다. 그러나 신기술 제조업 분야는 전망이 밝다. 산업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2015년 2446억 달러(약 276조원) 수준이었던 신기술 제조업 분야가 2023년에는 6881억 달러(약 776조 500억원)까지 성장한다. 연평균 성장률로 따지면 13.8%에 이른다.
 
서영경 원장은 주제발표에서 “글로벌 성장과 고용을 보면 기존산업에서 부진하고 신산업에서 고성장하는데 우리나라는 신산업이 미약하다”며 “성장과 고용의 원천인 기술혁신이 퍼지려면 산업간 융합, 무형자산 투자 등 민간의 노력과 함께 규제개혁, 이해갈등 조정,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통한 정부의 촉진자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서 원장은 “선진국 사례를 보면 신산업 발현, 고령화 등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하고 노동시장 이동성이 증가한다”며 “고용안전망 중심의 사회안전망 강화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완화해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과 혁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콘퍼런스에서 진행된 토론에서는 정부의 역할변화에 대한 목소리도 컸다. 주상영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분과장은 "제조업 중심 성장과 기술발전으로 민간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혁신환경 조성에 더욱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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