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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쿨다운해야" 워싱턴 포럼서 삐걱거린 한·미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과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5일 워싱턴DC에서 '2020년대를 향한 한ㆍ미동맹 강화'를 주제로 공동주최한 포럼에서 양측 참석자들이 '하노이 2차 북ㆍ미 정상회담' 이후의 대응 방안 등을 놓고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행을 맡은 폴라 J 도브리안스키 전 미국 국무부 차관, 윤영관 전 외교부장관,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과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5일 워싱턴DC에서 '2020년대를 향한 한ㆍ미동맹 강화'를 주제로 공동주최한 포럼에서 양측 참석자들이 '하노이 2차 북ㆍ미 정상회담' 이후의 대응 방안 등을 놓고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행을 맡은 폴라 J 도브리안스키 전 미국 국무부 차관, 윤영관 전 외교부장관,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

"한국은 너무 앞서가지 않는 게 좋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남북 협력들을 속도감 있게 준비해달라"고 말한 데 대해 한반도 문제를 다뤘던 미국의 전직 고위 외교 당국자들이 한국 정부의 '남북교류사업 속도 조절'을 촉구했다. '하노이 이후 대응'에 한·미 간의 인식 차가 표출되고 있다. 
 

양국 전직 외교 관리, '하노이 이후 남북사업' 놓고 이견 노출
"한국은 (제재 예외조치) 준비되기 전까지 미국 압박 말라"
문 대통령 '영변' 발언 놓곤 "영변은 시작에 불과" 반박도

미 워싱턴의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 한국 국제교류재단(KF)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공동 개최한 포럼에서 미국 측 참석자들은 "이제 북한과의 협상은 '톱다운' 방식이 아닌 '전통적인 외교'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한국도 성급하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을 추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는 "일정한 진전이 있을 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추진할 순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한국이 좀 진정하고(cool down) 천천히 움직여야(go slow)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은 미국이 제재 예외 조치를 인정할 준비가 되기 전까지 미국을 압박(push)해서는 안 된다"며 "왜냐하면 미국은 북한이 한·미 사이를 이간질하지 못하도록 북한에 대한 지렛대(leverage)를 유지하고 통합적 접근(combined approach)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이렇게 하면 남한이 고대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올 하반기로 연기될 수 있다"며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로 나아가는 진전을 이루기 위해선 그 정도의 대가를 치를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미대사도 "2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현 시점에서 한·미 양국은 긴밀히 공조해야 하며 조금의 균열이 일어날 만한 일은 만들어선 안 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9년도 제1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9년도 제1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영변? 중요하지만 시작에 불과" 
 
문 대통령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가 '비핵화의 불가역적 단계'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영변은 (비핵화의) 시작일 뿐"이란 반박이 나왔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이날 "영변(폐기)은 중요하지만 하나의 단계일 뿐"이라며 "그건 전부가 아니며 시작에 불과하다(it's a only beginning)"고 주장했다. 디트라니 전 대표는 "이런 문제들은 3시간, 6시간 또는 이틀 만에 협상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닌 만큼 모든 구체적인 사안을 실무진이 깊숙이 협의한 뒤 정상들은 앉아서 서명만 하면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도 "이제 결과를 내기 위해선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 등 여러 인사가 이야기한 대로 포괄적 로드맵을 먼저 도출해야 한다"며 "향후 협상에서 비핵화 진전을 이뤄내기 위해선 (북한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국 측의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은 "북한은 처음으로 그들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핵) 일부는 폐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고, 미국은 북한의 행동에 대해 동시적인 행동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이는 앞으로의 협상을 낙관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회담은 결렬했지만, 단기적으로 볼 때 북한과 미국의 태도에 일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도 "향후 북미 관계를 풀기 위해선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등 남북관계의 맥락에서 (해법을)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하노이 회담 이후 한국 정부의 대응 방안을 설명하는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왼쪽에서 둘째)

하노이 회담 이후 한국 정부의 대응 방안을 설명하는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왼쪽에서 둘째)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국 측 참석자들은 "지금 분위기로는 한·미 두 나라의 인식 차이를 좁히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이견을 좁히기는커녕 (한·미가) 서로 자신들의 논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고 워싱턴의 기류를 평가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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