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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주요단체 떠오른 한사협 "사유재산권 한유총 주장 잘못"

지난해 11월 박영란 한유총 서울지부장(오른쪽)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만나 한유총 지도부의 유아 학습권 침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 지부장은 이후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 대표가 됐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박영란 한유총 서울지부장(오른쪽)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만나 한유총 지도부의 유아 학습권 침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 지부장은 이후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 대표가 됐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설립 허가를 취소하기로 함에 따라 최대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유총이 존폐 갈림길에 섰다. 이런 가운데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가 유치원 주요 단체로 떠올랐다. 
 

한사협 임병하 대변인 인터뷰
'처음학교로' 써보니 나쁠 것 없더라
에듀파인은 공공성 확보위한 '무기'
공공성 확보 후 정부지원 요구해야

 한사협은 지난해 말 한유총 지도부의 대정부 강경 투쟁 방침에 반대한 한유총 서울지부 회원들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이들은 정부 유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한유총과는 대화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도 한사협과는 계속 대화하며 대표 단체로 인정했다. 임병하 한사협 대변인과 인터뷰를 통해 왜 정부 요구를 수용했는지, 사립유치원의 요구는 무엇인지 들어봤다.
 
한유총과 정부가 결국 극단적 상황까지 치달았다.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아쉬운 부분이다. 한유총이 반대만 하니까 정부에서도 대화의 여지가 없었다고 본다. 작년에 '처음학교로'에 참여하는 문제가 나왔을 때 한유총 내부에서 의견차가 있었고, 참여하겠다고 한 유치원들로 한사협이 만들어졌다. 우리는 처음학교로가 사립유치원에 불리하다고 생각지 않았다. 해보니 나쁠 게 없었다.
 
 앞서 지난해 교육부는 정부가 마련한 온라인 원아모집 시스템인 '처음학교로'에 사립유치원의 참여를 요구했다. 한유총 지도부는 이에 반대했지만 한유총 서울지부를 중심으로 한 일부 유치원이 도입을 찬성하면서 한사협으로 분리됐다.
서울시교육청이 한유총에 보낸 법인 설립 허가 취소 통지서

서울시교육청이 한유총에 보낸 법인 설립 허가 취소 통지서

 
한유총에선 국가 회계관리 시스템인 '에듀파인' 도입을 반대하면서 사유재산권을 인정하고 시설사용료를 달라고 했다.
한유총이 잘못하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대부분 일부 대형 유치원에 해당하는 얘기다. 생계형으로 유치원을 하나씩 해오던 원장들에겐 별로 해당하지 않는다. 사업적 마인드로 접근해서 대형 유치원을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씩 하는 사람들은 많게는 수십억의 빚을 내서 투자하기도 했다. 지금까진 유치원 수익으로 이자를 냈겠지만 에듀파인을 도입하면 이자를 낼 회계항목조차 없어진다. 그러니 시설 사용료까지 달라는 것이다.
 
투자한 만큼 이익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유치원은 비영리기관이다. 법인뿐 아니라 사인도 마찬가지로 수익 창출을 하려고 하면 안 된다. 대형 유치원 사업으로 접근한 사람 중에는 설립자이지만 원장이나 총무 업무조차 안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수익을 가져가면 안 된다.
 
'사면초가' 한유총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4일 '개학연기 투쟁'을 주도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관계자가 나오고 있다. 2019.3.5   jieu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면초가' 한유총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4일 '개학연기 투쟁'을 주도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관계자가 나오고 있다. 2019.3.5 jieu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임 대변인은 "신도시에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면서 생긴 기업적인 대형 유치원들이 문제이지, 중소형 유치원들은 에듀파인에 크게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유치원 대부분은 한유총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개학 연기 등 사립유치원 강경 투쟁은 어떻게 생각하나.
다른 단체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선택의 여지 없는 부모들에겐 피해가 컸을 것이다. 어떤 문제든 아이를 볼모로 정부와 협상을 한다는 생각은 이해할 수 없다. 유치원은 학부모의 갑이 아니다.
 
에듀파인을 전격 수용했다. 사립유치원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인데 왜 수용했나.
에듀파인을 도입하면 설립자는 한 푼도 가져갈 수 없고 모든 기록이 남게 된다. 그래도 에듀파인을 도입한 것은 이게 우리에겐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도 공공성을 확보하고 학부모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런 신뢰를 얻은 다음에는 우리도 사립 중고등학교처럼 국공립 수준의 정부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공공성 확보를 전제로 정부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사립이 공립과 같은 공공성이 확보된다면, 학부모로서는 공립은 왜 공짜로 다니고 사립은 돈을 더 내야 하느냐는 불만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요구가 커진다면 정부로서도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중·고교는 사립도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가. 또 유치원 차량이나 놀이시설 등을 보수하기 위한 공적 적립금은 필요하다. 시설사용료처럼 원장이 챙기는 게 아니라 유치원에 공적자금으로 두자는 취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26일 한사협 집행부와 면담하고 있다. 이날 한사협은 에듀파인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뉴스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26일 한사협 집행부와 면담하고 있다. 이날 한사협은 에듀파인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뉴스1]

 
정부는 사립유치원 폐원을 어렵게 만드는 등 강력 대응하고 있다.
일부 유치원이 협박성 폐원을 하려는 것에 대한 조치라고 이해한다. 그런데 소형 유치원 중에서는 학생 수 감소로 정말 어려운 곳이 많다. 폐원이나 용도 변경 등 퇴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향후 사립유치원 교사나 원장 월급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단 지적도 있다.
유치원마다 상황이 전혀 다르다. 학교와 달리 유치원은 주변 환경 변화 등에 따라 원아 모집이 크게 달라져서 갑자기 운영난에 빠질 수 있다. 일률적으로 인건비를 지급하려면 어느 정도 정부의 결손 보조가 필요하다. 향후 이 문제에 대해 정부와 더 논의해봐야 한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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