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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유발 경유차·석탄발전, 정부 대책 '꼬이네'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고, 경유세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ㆍ환경단체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도 미세먼지 주요 발생 원인으로 꼽히는 이들에 대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반작용이 커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석탄발전설비는 총 3만6031㎽로 전체 설비(12만6096㎿)의 28.6%를 차지한다. 지난해보다는 1320㎿ 줄었지만 2020년 3만7281㎿, 2021년 3만9911㎿, 2022년 4만241㎿로 계속 증가한다. 고성하이 1ㆍ2호기, 신서천 1호기 등 과거에 허가한 석탄발전소 7기가 계속 건설되는 영향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는 석탄발전이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저발전’이기 때문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이른바 친환경 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전력량이 급격히 달라진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발전량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석탄이나 원전이 일정 부분 필요하다는 얘기다.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선언한 정부가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2030년까지 석탄발전량을 전체의 36.1%(2017년은 45.3%)로 유지하기로 한 배경이다.
 
정부는 올해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대규모 석탄발전사업자들을 설득해 기존 석탄발전소를 미세먼지를 덜 배출하는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용 등의 문제를 고려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석탄발전을 줄이고 LNG를 더 늘리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미세먼지를 더 큰 문제로 생각하지만, 국민이 석탄발전을 줄이는 대가로 더 높은 전기요금을 부담할 의사가 있는지 불확실하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지난 1월 브리핑에서 "석탄발전을 추가로 LNG로 전환하면 9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조금 더 전기요금 상승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며 "석탄이 LNG로 얼마나 전환될지 먼저 판단해야 전기요금 상승 요인을 계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하나의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것은 경유차다. 정부는 현재 경유차 배출가스가 수도권 미세먼지 가운데 22%를 유발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도권 미세먼지 발생 원인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에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최근 ▶경유세 인상을 통한 휘발유ㆍ경유 상대가격의 점진적 조정▶화물차 유가보조금의 단계적 감축을 주문했다. 강병구 특위 위원장은 “미세먼지 저감, 환경보호를 위한 친환경적 세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사회적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는 가격 체계로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경유세 인상은 바로 ‘서민 증세’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체 경유 소비 중 약 80%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택배와 화물차 등 수송용이 차지한다. 경유세가 인상되면 이를 이용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지출액도 늘어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에 등록된 경유차는 992만9537대로 2017년보다 35만3142대 늘었다. 증가 규모로 역대 최대다. 전체 자동차 중 경유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999년 29%에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42.8%까지 올랐다. 자칫 경유세 인상, 보조금 감축 등에 따른 국민의 ‘조세 저항’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주요 경제부처에선 친환경 세제 강화, 석탄화력 감축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계ㆍ산업ㆍ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면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은 게 딜레마다.  
 
이런 정부의 문제 접근 방식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미세먼지의 원인은 다양한데, 정부가 미세먼지의 원인을 중국, 경유차, 석탄화력으로 단순화하다 보니 스스로 정책 활용의 폭을 좁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ㆍ과학커뮤니케이션 담당 교수는 “석탄발전도 최신 시설을 사용하면 미세먼지가 적게 나오고, 경유세를 올리면 일반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부작용이 있다”며 “그만큼 미세먼지의 원인을 특정할 수 없고, 정책의 파급효과가 상당한데 정부가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전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인데,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하다 보니 해법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라고 덧붙였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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