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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구역에서 나가라”…조폭 뺨치는 무서운 택시기사들

 
장거리 승객을 독차지하기 위해 폭력을 일삼은 택시기사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청주국제공항에 내리는 장거리 승객을 독점할 목적으로 승강장에서 대기 중인 다른 택시기사들을 폭행한 혐의(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상해)로 택시기사 A씨(57)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조직을 결성해 조직원이 아닌 택시기사를 공항에서 강제로 내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A씨 등은 2015년 3월께 ‘청주 공항콜’이라는 사조직을 결성했다. 출범 당시 조직원은 10명이었으나 지난해 30명까지 인원을 불렸다. 조직원 1명을 제외한 29명은 청주지역 법인택시 소속 택시기사다. 조직원은 30대~50대로 단합을 위해 회비를 걷고, 정기 모임도 했다. 흉기를 소지하지는 않았다.
 
경찰은 청주공항에서 요금이 3~4만원 나오는 청주 외곽이나 대전, 세종행 손님을 독점하기 위해 이들이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비행편이 많지 않은 청주공항 특성상 장거리 손님을 태우려면 택시기사들이 2~3시간씩 기다려야 한다”며 “사납금을 쉽게 채우려고 조직원끼리 순번을 정해 손님을 태웠다. 중간에 다른 택시기사가 끼어들면 승강장에서 쫓아냈다”고 설명했다.
청주국제공항 전경 [중앙포토]

청주국제공항 전경 [중앙포토]

 
조직원이 아닌 택시기사에게는 영업방해 행위가 이뤄졌다. 욕설과 폭언으로 망신을 준 뒤 말을 듣지 않으면 집단 폭력을 행사했다. 경찰은 피해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의 택시기사였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고령의 택시기사가 승강장에 정차하면 30대 조직원이 달려가 ‘우리 구역이니 나가라’ ‘야 ⅩⅩ, 나이가 몇 살인데 말을 안 듣느냐’고 모욕감을 줬다”며 “배를 쿡쿡 찌르거나 폭행을 가해 장거리 손님을 독차지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TV(CCTV) 영상에는 이런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조직원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승강장에서 대기 중인 한 택시 기사에게 항의를 한 뒤 목을 조르고 폭행하는 모습이다. 폭행에 가담하지 않은 3명의 택시기사는 주변을 둘러쌀 뿐 말리지 않았다. 보다 못한 한 손님이 택시 승강장을 떠나는 장면도 있다.
 
이들은 택시 뒷유리에 사조직 스티커를 부착하고 자신들만 사용하는 무전기로 소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명이 승강장에서 망을 보고 있다가 손님이 나오면 대합실에서 쉬고 있는 조직원에게 연락했다. 요금이 적게 나오는 단거리 손님에게는 “버스를 타고 가라”며 승차를 거부했다. 장거리 승객과의 합승도 요구했다.
충북지방경찰청. [뉴스1]

충북지방경찰청. [뉴스1]

 
경찰은 지난해 10월 청주공항 택시 승강장에서 사조직 택시기사들이 영업을 방해하고 집단폭력을 일삼는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폭행을 당하거나 승차 거부를 당한 피해자는 11명이다. 경찰은 혐의가 밝혀진 조직원 9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KTX 오송역과 청주 시외·고속버스 터미널 등에도 유사 사례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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