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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미세행정’ 시대…정류장에 먼지 피난처, 어린이집엔 먼지 신호등

버스정류장 초미세먼지, 201㎍까지 치솟아  
잿빛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은 5일 낮 12시 서울 서초구의 서초현대오피스텔 마을버스 정류장. 마스크를 쓴 시민들은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유리벽(13㎡·4평)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정류장에 설치된 이 유리벽 안에서 미세먼지를 피했다. 미세먼지 ‘피난처’가 된 이곳을 서초구청은 ‘에코쉘터’라고 부른다.  
 
5일 시민들이 서울 서초구 마을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유리벽 안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돼 미세먼지 정화시설을 갖춘 유리벽 안에서 미세먼지를 피하고 있는 것이다. 임선영 기자

5일 시민들이 서울 서초구 마을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유리벽 안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돼 미세먼지 정화시설을 갖춘 유리벽 안에서 미세먼지를 피하고 있는 것이다. 임선영 기자

이 쉘터의 출입구는 문이 없는 개방형이다. 이 출입구를 뺀 3개의 벽면과 천장은 강화유리로 돼 있다. 출입구 위쪽엔 ‘에어커튼’이 달려있고, 쉘터 천장에선 미세먼지 저감 필터가 장착된 냉·난방기가 가동 중이었다. 박정화 서초구청 교통행정팀장은 “‘에어커튼’이 압축공기를 분출해 공기막을 형성하는데, 이 공기막이 미세먼지 등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서울 구청들의 다양한 미세먼지 대책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시민 생활 속으로 파고든 미세먼지를 촘촘한 ‘미세행정’으로 맞선다는 전략이다.
 
정류장 유리벽 안에선 148㎍으로 떨어져 
이날 서울엔 ㎥당 150㎍(마이크로그램, 1㎍=100만 분의 1g) 이상으로 두 시간 이상 지속되면서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 서초구 현대오피스텔 정류장 근처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했더니 ㎥당 201㎍로 나왔다. 이 쉘터 안에선 ㎥당 148㎍이었다. 바깥보다 4분의 1가량(53㎍) 줄어든 것이다. 쉘터 안과 바깥에 부착된 미세먼지 측정기가 대기질 농도를 측정하고 이 측정기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연결돼 스마트폰에 농도를 표시한다.

유리벽 바깥쪽인 버스정류장 앞에 버스가 지나가자 외부 미세먼지 농도는 201㎍까지 치솟았다. 임선영 기자

유리벽 바깥쪽인 버스정류장 앞에 버스가 지나가자 외부 미세먼지 농도는 201㎍까지 치솟았다. 임선영 기자

버스가 자나갔지만 유리벽 안의 미세먼지 농도는 외부보다 53㎍ 감소한 148㎍을 기록했다. 임선영 기자

버스가 자나갔지만 유리벽 안의 미세먼지 농도는 외부보다 53㎍ 감소한 148㎍을 기록했다. 임선영 기자

유리벽 안에서 만난 정옥순(여·67)씨는 “이 정류장에 올 때마다 쉘터로 들어온다”면서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할 때 미세먼지와 매연까지 마시면서 버스를 기다리는 건 너무 힘든 일 아니냐”고 말했다. 대학생 조병욱(27)씨는 “거의 매일 이곳에 들어와서 마을버스를 기다린다. 안에 들어와 있으면 목이 덜 따가운 것 같고, 심리적 안정 효과도 있다”면서 “더 많은 곳이 이런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의 마을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유리벽엔 공기정화 시설 등이 설치돼 있다. 임선영 기자

서울 서초구의 마을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유리벽엔 공기정화 시설 등이 설치돼 있다. 임선영 기자

이 유리벽은 서초구 2곳에 설치돼 있다. 서초구 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과 계약을 맺은 정류장 관리 업체가 지원했다. 설치 비용이 대당 6000만~7000만원으로 일반 버스 승강장의 6배 정도다. 서초구는 올 안에 서초구 교보사거리와 고속터미널역 마을 버스정류장 등 5곳에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서울 도봉구 어린이집에 설치된 미세먼지 신호동. 외부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 색깔로 표시해준다. [사진 도봉구청]

서울 도봉구 어린이집에 설치된 미세먼지 신호동. 외부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 색깔로 표시해준다. [사진 도봉구청]

도봉구 어린이집엔 ‘미세먼지 신호등’이 농도 표시  
도봉구의 어린이집에는 ‘미세먼지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 환경부가 측정하는 실외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색깔로 표시한다. 미세먼지가 ‘좋음’이면 파란색으로, ‘매우 나쁨’ 이면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도봉구청이 지난해 국공립 어린이집 44곳에 설치했다. 어린이와 교사가 외부 대기질 농도를 실시간으로 빨리 파악해 실외 활동을 할 때 참고하도록 한 것이다. 
 
조인희 도선어린이집 원장은 “아이들을 지도할 때 ‘미세먼지 나쁘다’고 말로만 하는 것보다 시각적으로 보여주니 효과적이다”면서 “이제는 아이들이 먼저 ‘신호등이 빨간 불이어서 오늘은 밖에 나가면 안 된다’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도봉구청은 이달 안에 사립 어린이집을 포함해 88곳에 이 신호등을 추가 설치한다. 주동명 도봉구청 생활환경팀장은 “도봉구 전체 어린이집(345곳)의 절반에 이르는 총 132곳에 설치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 어린이집에 설치된 미세먼지 신호동.[사진 도봉구청]

서울 도봉구 어린이집에 설치된 미세먼지 신호동.[사진 도봉구청]

IoT 미세먼지 측정소, ‘저감 아파트 인증제’도   
서대문구청은 올해부터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미세먼지 측정소를 15곳까지 늘린다. 서울의 미세먼지 측정소는 구별로 한 곳씩 있다. 서대문구의 경우 홍제3동 주민센터에 있다. 이렇다 보니 지역·장소별 세밀한 측정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대문구청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올초 KT와 협력해 미세먼지 측정소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교통량과 유동인구가 많은 곳, 공사장 등이 유력하다. 
 
이용식 서대문구청 환경팀장은 “이를테면 공사장 주변의 미세먼지 농도가 측정되면 이를 근거로 저감 조치를 유도할 수 있지 않으냐”면서 “이처럼 지역별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 맞춤형 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송파구청은 올해부터 ‘미세먼지 저감 아파트 인증제’를 실시한다. 새로 짓는 아파트(100가구 이상)들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저감 조치를 한 아파트에는 인증 등급을 부여하는 것이다. 동별 출입구 안에 에워샤워기·에어흡입매트를 설치하거나, 어린이 놀이터 등 공동 이용시설에 미세먼지 현황 알림 시스템을 갖추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정희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앙정부가 미세먼지 유발 원인과 대책에 대한 연구와 정책 수립을, 구청 차원에서 생활 밀착형 대책을 펼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구청 차원의 노력이 효과가 있으려면 중앙 정부가 먼저 미세먼지 발생 원인부터 명확히 밝혀내는 연구·개발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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