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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23기 → 10기, 석탄발전 늘려 에너지 역주행

② 에너지 - 국회미래연구원·중앙일보 공동기획   
 충남 보령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오르고 있다. 석탄 화력발전 단지들이 모여있는 충남 해안가 마을에서는 석탄재와 매연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앙포토]

충남 보령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오르고 있다. 석탄 화력발전 단지들이 모여있는 충남 해안가 마을에서는 석탄재와 매연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앙포토]

 ‘저는 서기 2050년을 살고 있는 충남 보령의 70대 노인입니다.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에 30년 전 2019년의 한국에 편지를 씁니다. 서해안 바닷가 마을이라 풍광이 아름다운 곳에 산다고 지레 짐작하진 마세요. 저희 집은 얼마 전부터 하루 종일 창문을 닫고 살아야 합니다. 마을 옆 석탄화력발전소 때문입니다. 바닷가 깨끗한 공기는 다시 옛이야기로 돌아갔습니다. 집 앞 텃밭의 배춧잎 속에 새까맣게 석탄재가 낄 정도면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이곳 보령은 너무도 아름답고 쾌적한 해안 도시였습니다. 저의 청년 시절 국내 최대의 석탄화력 발전 단지가 있던 곳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지요. 하지만 최근 들어 이곳에 다시 석탄발전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국회미래연구원이 예측한 2050년 에너지 분야 미래의 모습도 우울하긴 마찬가지다. 미래의 ‘보령’에서 보내온 가상의 편지는 2019년을 사는 현대인을 위한 경고다. 원전은 줄이고 태양광ㆍ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늘여가는 '에너지 전환'에 실패하면서 어쩔수 없이 다시 석탄 화력발전소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그렸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원전 23기는 2050년이 되면 절반 이하인 10기만 남게 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연구팀은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사회적 반발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 공급은 큰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2030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기술혁신이 이뤄지면서 에너지 고효율화로 총 에너지 소비량은 점진적인 감소세로 접어든다는 점이 다소 희망적이다.  
 
에너지 분야 연구를 주도한 양혜영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선임연구원은 “석탄ㆍ원전의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하는 천연가스 발전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며 “원전처럼 전력공급의 바탕을 이루는 기저부하 에너지원으로 쓰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원전 이용률이 떨어지면서 한국전력은 6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연구팀이 예측한 에너지의 미래 시나리오 중에는 친환경 에너지 공급은 확대됐지만 총 에너지 소비량은 증가하는 ‘에너지 과소비 사회’와, 에너지 전환정책은 물론 에너지 소비구조 개선에도 실패해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는 ‘에너지 고통 사회’도 있다. 지금 현재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최악의 시나리오도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2050년 바람직한 에너지의 미래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연구팀은 ‘친환경 에너지 사회’를 그렸다. 탈화석, 탈원전 정책이 성공적으로 이행되면서 태양광ㆍ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50%까지 증가하고, 나머지는 원자력ㆍ천연가스 등으로 채운다. 또 에너지 고효율 소비구조가 구현되며, 2030년 이후 시작되는 인구 감소 등으로 총 에너지 소비량은 줄어든다.
한국중부발전은 ESS를 연계한 수상태양광과 산업단지 지붕태양광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은 매봉산풍력단지 모습. [사진제공=한국중부발전]

한국중부발전은 ESS를 연계한 수상태양광과 산업단지 지붕태양광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은 매봉산풍력단지 모습. [사진제공=한국중부발전]

 
어떻게 하면 이 같은 바람직한 미래로 갈 수 있을까. 연구팀은 가장 중요한 정책 대안으로, 에너지 유통을 시장에 맡겨 누구나 자유롭게 전기를 사고팔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자고 제안했다.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 유통에 자유시장 경제의 원리가 도입되면, 새로운 서비스와 산업이 만들어지는 토양이 되고 재생에너지 보급이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적정 수준의 전기 가격 현실화도 대안으로 나왔다. 현재 전기요금은 정부의 에너지 가격 안정화 기조에 따라 발전 원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경직적인 요금체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원가를 반영하지 않고, 공공성을 중심으로 에너지 공급이 이뤄지니 에너지 효율화는 물론 재생에너지 보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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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연구위원은 “에너지 생산과 공급에 대한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요금이 원가를 반영하는 원칙에 동의하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더불어 요금 현실화와 에너지 복지에 대한 대안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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