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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이 사라졌다···미세먼지 '제주 쇼크'

제주도에 사상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5일 제주시 하늘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에 사상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5일 제주시 하늘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출근과 등교를 위해 집을 나선 제주도민과 학생들은 평소와 다른 풍경에 놀랐다. 제주 전역에서 볼 수 있던 한라산이 보이지 않아서다. 이날 섬 곳곳이 회색빛 먼지층에 쌓인 제주에는 사상 처음으로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내려졌다. 정성천(55·제주시)씨는 “한라산과 해안가를 보는 게 좋아 5년 전 제주로 이주했는데 산이 없어져 깜짝 놀랐다”며 “제주까지 미세먼지가 덮쳤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연일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가 제주도까지 집어삼켰다. 5일 오전 8시 현재 제주권역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69㎍/㎥로 ‘나쁨’ 기준(36㎍/㎥)에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미세먼지(PM10) 역시 평균 107㎍/㎥ 농도를 기록하면서 ‘나쁨’ 기준(81㎍/㎥)을 훌쩍 넘어섰다.
 
이날 제주도청과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제주시청 출입구에는 차량 2부제를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졌다. 제주도에서 미세먼지 조감조치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제주 지역 일선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은 전날 오후 늦게야 미세먼지 저감조치 공지를 받고 혼란을 겪기도 했다.

 
제주 지역에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5일 오전 제주시 용담동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제주도심이 희뿌옇게 보이고 있다. [뉴스1]

제주 지역에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5일 오전 제주시 용담동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제주도심이 희뿌옇게 보이고 있다. [뉴스1]

상당수 도민 역시 사상 첫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일부 공공기관에는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 차량만 운행이 가능함에도 짝수 번호 차량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 대부분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거리로 나섰다.
 
제주를 삼킨 미세먼지 소식에 관광객들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관광객 최민수(55·여)씨는 “청정지대라 생각했던 제주에서 미세먼지 공습을 받을 줄은 몰랐다”며 “제주까지 와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생각에 휴가 기분을 망쳤다”고 했다.

 
서울과 수도권·호남권 등 전국 곳곳에서도 미세먼지 공포가 이어졌다. 이날 서울·인천·광주 등 전국 12개 시·도에서는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서울에서는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사상 첫 5일 연속 비상조치가 발령됐다.
 
5일 한반도 뒤덮은 초미세먼지. [연합뉴스]

5일 한반도 뒤덮은 초미세먼지. [연합뉴스]

충청 지역도 미세먼지로 인해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5일 연속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이날 오전에는 짙은 안개까지 더해져서다. 이날 오전 충청권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50㎍/㎥를 넘어섰다. 대전 유성구는 오전 한때 217㎍/㎥까지 치솟았고, 서구와 대덕구 역시 200㎍/㎥를 넘겼다.
 
이 때문에 이날 대전에서는 미세먼지 안내 문자메시지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문자를 보낼 시간에 미세먼지를 없애는 방안이나 마련하라”는 불만의 목소리다.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알리는 문자를 모두 8차례 발송했다. 또 미세먼지 경보나 주의보 시에도 시민들에게 10여 차례 문자를 발송했다. 대전시는 이달 안에 마스크 74만개를 구매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에 무료로 공급키로 했다.
 
미세먼지 청정지역이라 불리던 강원도 동해안마저도 이날 미세먼지 공습에 하늘이 잿빛이 됐다. 강릉에는 올 들어 처음으로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미세먼지가 대관령을 비롯한 백두대간을 삼켰다. 또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이던 시원한 동해의 풍경도 희뿌연 먼지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전남 지역에 이틀 연속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시행된 가운데 전남 영암의 월출산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짙은 먼지에 가려졌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지역에 이틀 연속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시행된 가운데 전남 영암의 월출산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짙은 먼지에 가려졌다. 프리랜서 장정필

대구·경북 지역도 아침 일찍부터 미세먼지에 뒤덮였다. 대구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초미세먼지 농도가 73μg/㎥로 ‘나쁨’을, 미세먼지 농도도 111μg/㎥로 ‘나쁨’ 수준을 보였다. 대구시에서는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실외활동을 금지하고 마스크 착용을 바란다’는 내용 안내 문자를 발송한 상태다. 시민 최익영(31·수성구)씨는 “예전에는 봄이 오면 반가웠는데, 요즘엔 미세먼지 때문에 두렵다”고 말했다. 
 
제주·대전·천안·강릉·대구·=최경호·김방현·신진호·박진호·백경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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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