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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쓰레기" 설전 벌였던 北 최선희 vs 美 볼턴 대결 재부상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뉴스1]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뉴스1]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북측 인사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 미측 인사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북ㆍ미 비핵화 협상의 오랜 역사에서 악연을 이어온 최선희 vs 볼턴의 구도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회담 결렬 후, 북한의 첫 공식 반응인 기자회견장엔 이용호 외무상과 함께 최선희 부상이 자리했다. 최선희 부상은 기자들의 질문에도 적극적으로 답변했으며, 한국 기자들도 피하지 않았다. 회담 결렬 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속내를 전달하는 역할을 최선희 부상이 맡은 것이다. 최선희는 지난해 1차 북ㆍ미 정상회담 실무협상 수석대표로 활약했지만 2차를 앞두곤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에게 자리를 내줬다. 최선희 부상이 힘이 빠진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결렬 후 최 부상의 존재감은 더 커졌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볼턴 보좌관도 마찬가지다. 대표적 대북 강경파인 그는 최근 몇 달 간은 베네수엘라 등 북한 이외 이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을 앞두고 가장 존재감을 드러낸 건 볼턴 보좌관이었다. 회담을 하루 앞둔 26일부터 하노이 현지에 도착한 그는 공식적으론 발언을 자제했지만 미국의 비핵화 강경 노선을 구축하는데 조용히 매진했다는 후문이다.  
 
최선희 부상은 북한 외무성에서 강석주(2016년 사망)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계보를 잇는 미국통이다. 외교소식통은 “김계관은 최선희의 업무상의 아버지라고 불린다”고 귀띔했다. 최선희는 김일성 주석의 측근이었던 최영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명예부위원장의 수양딸이다. 영어에 능통하고 배짱도 두둑하다는 게 그를 만난 정부 안팎의 외교 소식통들의 의견이다.  
 
볼턴 vs 최선희 구도는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불거졌었다. 회담 개최를 약 한 달 앞두고 5월16일 최선희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아둔한 얼뜨기”라고 비난하고, 김계관이 볼턴 보좌관을 “사이비 우국지사”라고 비난하는 성명을 내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끈해 회담을 취소했고, 김계관 제1부상이 “조(북)ㆍ미 수뇌 상봉이 절실하다”고 성명을 내며 국면이 전환되기도 했다. 당시 볼턴 보좌관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북한 사람들은 나를 ‘인간쓰레기(human scum)’이나 ‘흡혈귀(bloodsucker)’, ‘추악한 인간(ugly fellow)’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며 “나는 그런 비난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난에 끄덕 없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제공)2019.3.1/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제공)2019.3.1/뉴스1

 
2차 북ㆍ미 회담 결렬 후 볼턴 보좌관과 최선희 부상이 전면에 나선 것은 의미심장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결렬 후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강경파인 볼턴을 내세운 것은 미국 내 대북 보수파를 끌어안는 의미가 있고, 김정은 위원장이 최선희를 기용하는 것도 전통적인 대미 라인을 앞세운다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양측 구도가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따라 향후 북ㆍ미간 협상의 흐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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