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사설] 비핵화 결렬, 정부는 싱가포르회담부터 차분히 복기해 봐야

베트남 하노이의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북한 비핵화는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 들었다. 문재인 정부가 의욕있게 세운 신한반도체제도 당분간 보류해야 할 처지다. 삼일절을 맞아 신한반도체제 구상을 발표하려 했던 계획도 일단 접고 말았다. 비핵화 협상의 판이 깨지지 않게 유지해야 할 고민도 추가됐다. 우리 정부로선 북·미간의 입장을 분명히 확인한 만큼 이제 싱가포르에서 하노이 회담에 이르는 전 과정을 원점에서 복기해 보고 새로운 접근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이번 결렬 사태는 ‘빅딜(big deal)’이라는 단어에 대한 북·미 간의 확연한 인식 차이가 원인이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갈망해 온 반면 김 위원장은 이를 적잖게 오판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글과 영어로 된 두 개의 (빅딜)문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리스트와 함께 핵물질과 핵무기, 미사일, 생화학무기까지 폐기하면, 미국은 북한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도록 돕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수용하지 않았다. 그는 영변 핵시설 가운데 낡은 원자로와 일부 우라늄 농축시설, 플루토늄 재처리시설 등을 폐기하는 대신 대북제재의 실질적인 해제를 원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카드는 미국 입장에선 완전한 비핵화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우리 정부가 이런 협상 흐름을 충분히 인지해 왔는지는 의문이다. 청와대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발전을 상정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 인사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식민지·분단·냉전에서 평화·번영의 시대로 우리 주도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며 신한반도체제 구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회담 결과는 딴판이었다. 이를 보면 하노이 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 정보 공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직감할 수있다. 회담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고 밖에는 볼 수없다.
 
그나마 어제 문 대통령이 NSC를 열어 그간의 과정을 살피고 대책을 논의했다는 점은 다행이다. 정부가 섣불리 북·미 중재에 나서기 전 하노이회담을 되짚어 보자는 차원이라고 한다. 이왕 복기 하려면 지난해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부터 따져 봐야 한다. 당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싱가포르에서 최근 하노이에 이르는 동안 북·미간의 교섭 과정, 달라진 서로의 얘기들, 낙관적 사고(wishful thinking)에 빠져 우리가 놓친 대목들, 정보 채널의 효율적 가동 여부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그리곤 보완할 것을 찾아 향후 대미·대북 교섭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사실 정부는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갑자기 찾아온 한반도 평화 무드에 한껏 들떠 있었다. 그런 만큼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남북경협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북한 비핵화를 통한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자 바로 그 초심이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