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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위성 키홀, 전기 많이 쓰는 북한 지역 이잡듯 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해 잘 안다. 구석구석(every inch)까지 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그들을(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북한 측 참석자들) 놀라게 했다”고까지 했다.
 

미국, 비밀 핵시설 어떻게 찾았나
“지상서 신문 읽나 잡지 읽나 구분”
핵시설 전기 많이 사용하고 열 나
U-2정찰기·휴민트로 교차 검증

미국이 얼마나 북한의 구석구석까지 파악했을까. 관련 사정을 잘 아는 정부 소식통은 “지난해 6·12 1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한·미 정보당국은 합동으로 북한의 핵물질과 미사일 생산시설, 저장시설에 대한 목록을 작성했다”며 “여기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모든 정보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의 정보당국은 북한의 주요 핵 연구자 300명의 명단도 확보했다”고 귀띔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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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연합 정보력은 미국의 엄청난 정보 자산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미국의 정보 자산 중 핵심은 키홀(Key Hole·열쇠구멍)로 불리는 첩보위성이다. 최신형 키홀은 1대에 10억 달러(약 1조1256억원)가량이다. 최신형 키홀은 초정밀 디지털카메라와 야간 촬영을 위한 적외선 탐지기를 갖췄다. 전직 정보 당국자는 “미국의 최신형 키홀이 정밀 모드로 촬영하면 사람이 신문을 읽는지, 아니면 잡지를 읽는지 구분할 수 있다”며 “단 기사 내용을 들여다볼 정도까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은 1989년 9월 세계의 주요 언론에 프랑스 상업위성의 사진이 실리면서 실체가 드러났지만 미국은 이미 80년대 초반 첩보위성을 통해 영변을 주시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미국의 첩보위성이 대단하지만 수십 년 동안 북한을 위성으로 관찰한 미국 정보분석관의 분석 노하우가 이를 뒷받침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 영변 핵시설 현황

북한 영변 핵시설 현황

전직 정보당국자들에 따르면 북한이 영변 외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숨겨놓고 있을 가능성은 작은 실마리에서 출발했다. 2000년대 초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고강도 알루미늄을 수입했다.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기를 만드는 데 고강도 알루미늄이 들어간다. 당시 수입량이 6000개 분량이었는데, 북한이 2010년 미국의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공개한 영변의 원심분리기는 2000개 정도였다. 최소 4000개의 원심분리기가 다른 곳에 있다는 방증이었다.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고농축 우라늄(HEU) 생산시설은 그리 많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은닉하기 쉽다. 단, 효율을 위해 일반적으로 수천 대의 원심분리기를 한 군데에 모아 가동한다. 그런데 여기엔 전기가 많이 들어간다. 미국은 전기를 많이 쓰는 북한 지역을 이 잡듯이 들여다봤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은 주로 북한의 발전소 주변을 중점적으로 뒤졌다. 외졌는데도 전선이 많이 들어가는 곳을 우선순위로 뒤졌다”고 말했다.
 
HEU 생산시설은 밤낮으로 돌리기 때문에 열이 날 수밖에 없다. 미국은 밤에 키홀의 적외선 탐지기를 이용해 열원을 찾거나 겨울인데도 눈이 쌓이지 않는 장소를 지켜봤다. 미국은 U-2 정찰기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이 정찰기는 20㎞ 이상 고도에서 휴전선 이북 100㎞ 지역까지 촬영할 수 있다. U-2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바로 날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이동성이 떨어지는 첩보위성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획득한 정보는 인간정보(휴민트)와 신호정보(시긴트)를 통해 교차 검증한다. 휴민트는 주로 탈북자로부터 얻는데, 이 대목에서 한국의 기여분이 많다.
 
이철재 기자,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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