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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인이 본 3·1절 “한국 독립운동은 똑똑했다”

신간 『세계 독립의 역사』를 펴낸 알파고 시나씨. 그는 ’한국의 독립운동의 중심은 무장 투쟁이 아니라 교육이었다“며 ’이러한 특수한 사례는 전 세계에서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신간 『세계 독립의 역사』를 펴낸 알파고 시나씨. 그는 ’한국의 독립운동의 중심은 무장 투쟁이 아니라 교육이었다“며 ’이러한 특수한 사례는 전 세계에서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한국 독립운동은 전세계 유례없이 똑똑한 것이 특징입니다.”
 
MBC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JTBC ‘비정상회담’ 등에 출연해 널리 알려진 알파고 시나씨(31)가 한국의 독립운동에 대해 내린 분석이다. 3일 서울 신당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다른 나라의 독립운동이 주로 무장 투쟁이나 정치 투쟁으로 이뤄졌다면, 한국은 지식인들 중심으로 한 국민 교육과 계몽 운동이 주를 이뤘다”며 “이런 사례는 전 세계에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시나씨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간 『독립기념일로 살펴보는 세계 독립의 역사』(초록비)를 최근 펴냈다. 책에서 그는 영국, 프랑스, 조지아 등 10개 국의 독립운동을 소개하며 한국의 독립운동과도 비교했다. 저자가 15년 전 한국에 와서 충남대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공부한 정치외교학의 배경지식과 외신기자로 활동하며 얻은 정보를 토대로 세계의 독립운동사를 조명한 것. 그는 “독립운동이 있었던 150여 개국 가운데 종교, 독립 단체 등 특징이 뚜렷한 10개 국을 찾았다”며 “한국의 특수성을 선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외국 사례와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전 세계에서 한국의 독립운동과 비슷한 나라는 찾기 어렵다”며 한국 독립운동의 특수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국은 독립운동의 중심이 교육이었을 뿐 아니라 무장 투쟁도 전략적으로 치밀했습니다. 한국의 무장 투쟁은 주로 고위급 간부를 타깃으로 했는데, 사전에 전략을 치밀하게 짜서 움직였죠. 그래서 민간인 피해가 작았고 효율적인 무장 투쟁이 가능했습니다.”
 
한국 독립운동의 핵심이 교육이 된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지식인들은 왜 우리나라가 일본의 지배를 받게 됐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그에 대한 답을 현명하게 찾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첫째로 국민의 민족의식이 부족하고, 둘째로 산업 전반에 대한 지식과 기술력이 부족해 일본의 지배를 받게 됐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육 분야에 힘을 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독립운동을 살피며 아쉬운 점은 없었는지 물었다. 그는 “물론 있다. 친일파 등 배신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편”이라며 “독립 이후에도 국제 정치에 대한 감각이 부족해서 분단국가를 초래했다는 면이 제일 아쉽다”고 답했다.
 
시나씨는 1919년 3월 1일을 가리켜 ‘근현대적인 한국 민족의식의 생일’이라고 표현했다. 시나씨는 “삼일절 이전에는 독립이 일부 지식계층들의 과제일 뿐이었지만 삼일절 이후 달라졌다”며 “평범한 농민들도 독립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됐고, 독립이라는 개념이 대중화됐다”고 했다.
 
터키에서 나고 자란 저자가 이렇게 한국 역사에 심취한 이유는 뭘까. 그는 “한국 역사는 드라마같이 극적인 요소가 많다”며 “반전과 우여곡절이 많아서 공부하기에 흥미로운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2004년 학업을 위해 처음 한국에 발을 디딘 그는 외신 기자로 활동하다 서울대 외교학 석사과정에서 만난 한국인 여성과 2014년 결혼했다. 2018년 귀화해 한국 국적을 얻었는데, 한국 이름은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다. “알파고가 너무 유명해져서 한국 이름은 평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등장 이후 오해하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알파고는 그의 본명이다.
 
현재 잡지사 ‘아시안엔(Asia N)’ 편집장으로 일하는 시나씨는 저술·방송 활동도 왕성히 펼치고 있다. 최근엔 스탠딩 코미디에도 도전했다. 그는 “한국에 이렇게 오래 있게 될 줄 몰랐다. 이제는 한국이 또 다른 고향이 된 거 같다”며 “터키와 한국의 접점을 찾을 수 있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단편소설을 쓰고 있다. 앞으로 터키와 한국의 거리를 좁혀가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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