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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장사가 남는다? 이젠 굶는 장사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는 외식업 경기가 각종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4일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는 64.2까지 내려갔다. 3분기 연속 하락한 것으로 조사를 시작한 2016년 1분기 이후 최저치다. 이 지수는 최근 3개월간의 체감경기와 앞으로 3개월간의 경기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일반 음식점업의 경우 ‘기타 외국식 음식점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최저치를 찍었다. 가장 많은 사업체가 몰려 있는 한식 음식점과 관련해, 보고서는 “지수 하락 폭이 갈수록 커지는 것을 감안할 때 향후 부정적”이라며 “육류 구이전문점의 경우 경기 침체로 외식소비 트렌드가 가격대가 높은 소고기보다는 닭이나 오리로 이동하는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대한민국 자영업의 ‘간판 주자’ 치킨집도 경기지수가 바닥을 찍었다. 지난해 2월 평창올림픽, 6월 월드컵 등으로 지난해 2분기 77.26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2분기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해 4분기에는 57. 55로 내려갔다. 보고서는 "경쟁심화로 향후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일과 개인 생활이 균형을 이루자는 이른바 ‘워라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등의 타격을 입은 ‘주점업’도 지난해 4분기 59.73으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통계청의 ‘음식점업 생산지수’도 비슷한 흐름이다. 이 지수는 음식점의 매출을 기반으로 작성된 서비스업 생산지수다. 지난해 93.7(2015년=100, 불변지수 기준)로 전년(97.2)보다 3.6% 하락했다. 2017년(-3.1%) 이후 2년 연속 최대 낙폭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와 재작년에 실질 매출이 그만큼 많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지수를 기준으로 전체 매출 수준을 가늠해보면 13년 전인 2005년(94.2)과 비슷한 수준이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99.2), 2009년(98.4)보다도 좋지 않다.
 
실제 지난해 7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자영업자·소상인을 대상으로 경기상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음식점 및 주점업 운영자의 5명 중 4명(80.5%)은 전년과 비교해 현재가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51.5%는 월 매출액이 20% 이상 감소했다. ‘숙박업’이나 ‘기타 개인서비스업’ 같은 다른 업종에 비해 타격이 더 컸다. ‘먹는 장사가 남는 장사’라는 말이 이제는 옛말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음식점 및 주점업의 3분의 2(67.7%, 복수 응답)는 경영상황이 위기인 주요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직원 인건비 부담 가중’을 꼽았다. 이어 판매부진(49.5%), 재료비 인상(46.5%), 경쟁 심화(25.3%) 순이었다.
 
이재식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장은 “은퇴 세대의 음식점 창업으로 공급은 넘쳐나는데, 이를 소비해줄 외식 수요는 감소하고 있다는 게 외식업 위기의 본질”이라며 “경기 침체, 과당경쟁, 비용 상승 등의 여러 가지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전국 주요 먹자골목에서는 누군가 장사를 접고 나간 자리에 새로운 음식점이 들어와 실패를 반복하는 외식업의 ‘생존 경쟁’이 반복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위기를 부각하고 있지만, 뜯어보면 이미 오래전부터 누적된 구조적 문제들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연승 한국유통학회 부회장(단국대 경영학과 교수)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외식업에 각종 정책적 요인이 또 다른 충격으로 작용하면서 불확실성은 커지고 기대 심리는 낮아진 상황”이라며 “기본적으로 경기를 타는 업종인 만큼 경기가 회복돼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것만큼 확실한 외식업 대책은 없다”고 강조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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