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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매일, 매 시간, 지금 이 순간에도 스마트폰에 잡혀 살고 있나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지연(서울 서울여중 2)·권윤경(서울 세화여중 2)·조온유(서울 대곡초 6) 학생기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지연(서울 서울여중 2)·권윤경(서울 세화여중 2)·조온유(서울 대곡초 6) 학생기자

지난해 말 ‘KT 통신대란’을 기억하나요. 2018년 11월 24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인근 지역의 통신망에 장애가 생기면서 큰 혼란이 일었죠. 해당 지역에서는 KT 통신망을 이용하는 인터넷·TV·전화 등이 모두 먹통이 돼 주민들이 당혹스러워했어요. 매일 당연한 듯 사용하던 컴퓨터·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들이 무용지물이 되자 불편함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이 일을 계기로 ‘디지털 세상’에서 한 발짝 떨어져 보는 경험이 재조명되기도 했는데요. 이른바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입니다. 자, 여러분도 지금부터 딱 10분만 휴대폰을 멀리 놔두고 기사에 집중해보면 어떨까요.  
 
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권윤경(서울 세화여중 2)·이지연(서울 서울여중 2)·조온유(서울 대곡초 6) 학생기자, 도움말=한국정보화진흥원 스마트쉼센터, 참고도서=『디지털 디톡스』(처음북스)
 
디지털 디톡스란  
만약 휴대폰의 배터리 잔량 표시가 빨간색이 됐을 때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휴대폰·컴퓨터·TV가 없는 하루를 상상하기 힘들다면, ‘조금만 더’라고 생각하며 인터넷을 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시간이 훌쩍 가버린 적 있다면, 여러분도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독을 해소한다는 뜻의 ‘디톡스’를 ‘디지털’에 결합한 말인 디지털 디톡스는 디지털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요법을 가리키죠. 우리말로 디지털 단식이라고도 해요. 요즘에는 ‘중독’이라는 말 대신 ‘과의존’이라는 용어를 씁니다.
 
특히 디지털 과의존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게임이나 웹서핑, SNS, 모바일 메신저 등을 모두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는 추세여서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어요. 휴대폰을 갖고 있지 않으면 불안함을 느끼는 현상을 ‘노모포비아’라고 하는데요. 영어로 휴대폰이 없음을 뜻하는 ‘No mobile-phone’과 공포증을 의미하는 ‘phobia’가 합쳐진 말이죠. 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길거리에서 넋이 빠진 듯 고개를 숙이고 걷는 사람들을 일컬어 ‘스마트폰 좀비’, 줄여서 ‘스몸비’족이라고도 불러요.
 
스마트폰에 항상 연결된 생활방식은 두뇌 활동에 영향을 준다고 해요. 우리가 새로운 기술을 터득할 때는 우리의 뇌도 변화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악기를 연주하는 법을 배우면 뇌 안에 있는 뉴런(신경계를 이루는 기본 단위가 되는 신경 세포)과 뉴런 사이를 시냅스(신경 세포의 신경 돌기 말단이 다른 신경 세포에 연결되는 부분)가 연결하고, 이로써 신경전달물질이 이동하는 새로운 경로가 생겨나죠. 뇌는 뉴런을 통해 신경전달물질을 이동시키면서 정보를 전달하고 처리합니다. 만약 악기 연주를 그만두면 그 경로도 사용되지 않고 없어질 거예요. 우리가 하는 행동에 따라 시냅스가 형성되기도, 사라지기도 하죠.
 
매일, 매시간, 혹은 10분도 채 지나기 전에 스마트폰을 반복해 보고 SNS와 메시지를 자꾸 확인하는 행동은 뇌에 강력한 경로를 만들게 되고 한번 생겨난 경로는 따르지 않기가 어렵습니다. 의도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반사적으로 스마트폰에 손이 가게 된다는 얘기인데요. 스마트폰을 확인할 때마다 뇌의 경로는 다시 강화되며 악순환이 이뤄집니다. 한편, 새로운 ‘디지털 경로’를 만들어내는 동안 반대로 예전에 사용하던 경로는 방치돼 버리죠. 이를테면 종이책을 읽거나, 명상에 잠기거나, 친구의 말에 온전히 귀를 기울이거나, 연필을 들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내려가는 것과 같은 행동의 경로 말이에요. 관심을 끄는 것이 너무도 많은 스마트폰을 하다 보면 주의·집중력은 자연히 흐트러지고 맙니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디지털 과의존 실태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얼마나 많이 써야 ‘과의존’이라고 부를까요.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스마트폰 과의존’의 증상은 크게 세 가지로 나타납니다. 첫 번째는 ‘현저성’이에요.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중요한 활동이 되는 것을 말하죠. 두 번째는 ‘조절 실패’로, 스마트폰 이용 정도를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워지는 것이고요. 세 번째는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으로 인해 주변 사람과 갈등이 생기거나 신체적 불편, 또는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적 결과’로 나타납니다.
 
내가 얼마나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가진단(표 참조)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실시한 ‘2018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가운데 과의존 위험군(고위험군+잠재적 위험군)은 19.1%로 전년도의 18.6%에 비해 약간 증가했어요. 특히 만 10~19세 청소년의 경우 과의존 위험군이 29.3%로, 유·아동(20.7%)이나 성인(18.1%), 60대(14.2%)보다 비율이 높았습니다. 청소년 중에서도 중학생의 위험군 비율(34.1%)은 고등학생(28.3%)·초등학생(23.5%)보다 높았고, 여학생(30.7%)이 남학생(28.0%)에 비해 위험군 비율이 높았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일반 사용자군의 삶의 만족도는 78.9%였지만, 과의존 위험군의 경우 73.7%에 그쳤습니다. 또 우리 사회에서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견은 전체 응답자의 77.0%로 1년 전(65.5%)보다 늘어났어요. 한편,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콘텐트는 메신저(5.76점), SNS(4.84점), 뉴스(4.70점), 영화·TV·동영상(4.53점), 게임(4.52점)의 순으로 조사됐죠.
 
이번 조사는 2018년 8~10월 전국의 만 3~69세 스마트폰 이용자(최근 1개월 이내 1회 이상 사용) 2만857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습니다. 조사 대상의 연령별로는 유·아동(만3~9세)이 3110명, 청소년(만10~19세) 4886명, 성인(만20~59세) 1만8575명, 60대 2004명이었어요.
 
정부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인터넷 과의존에 대한 예방교육과 상담 프로그램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요. 전국 17개 시·도에 ‘스마트쉼센터’(www.iapc.or.kr, 1599-0075)를 열어 교육과 상담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죠. 권윤경·이지연·조온유 소중 학생기자단은 서울 무교동에 위치한 스마트쉼센터(이하 쉼센터)를 찾아 상담사 선생님들과 함께 디지털 과의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최승미·박선경 상담사가 소중 기자단을 반갑게 맞았죠.
 
나와 내 주변 디지털 과의존 살펴보기
조온유(이하 조) 제 주변엔 아직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한두 명밖에 없어요. 저는 작년에 5학년이 되면서 스마트폰을 갖게 됐죠. 처음에는 별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점점 많이 쓰게 됐어요. 요즘에는 유튜브를 너무 많이 보게 돼서 걱정이에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서울 스마트쉼센터를 찾아가 상담사 선생님들과 함께 디지털 과의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조온유 학생기자, 최승미·박선경 상담사, 권윤경·이지연 학생기자. 전국 17개 시·도의 ‘스마트쉼센터’(www.iapc.or.kr, 1599-0075)는 디지털 과의존 예방교육과 상담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서울 스마트쉼센터를 찾아가 상담사 선생님들과 함께 디지털 과의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조온유 학생기자, 최승미·박선경 상담사, 권윤경·이지연 학생기자. 전국 17개 시·도의 ‘스마트쉼센터’(www.iapc.or.kr, 1599-0075)는 디지털 과의존 예방교육과 상담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최승미 상담사(이하 최)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초창기에는 장점이 많이 부각돼 부모님들도 어린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많이 사줬어요. 하지만 점차 악영향과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최근에는 중학교에 올라갈 때 처음 스마트폰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 쉼센터에는 전 연령층이 찾아오는데, 청소년 중에서는 특히 중2 학생들이 스마트폰 때문에 부모님과 갈등을 겪는 사례가 많죠. 스마트폰 과의존은 인터넷 과의존이 포함된 개념입니다. PC나 태블릿 기기로 인터넷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도 과의존에 속해요.  
 
박선경 상담사(이하 박) 많은 부모님이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얼마나 되면 중독인가요’ 물어봐요. 그런데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딱 잘라서 몇 시간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죠. 또 만약 ‘하루 2시간 사용이 적당하다’고 말하면 ‘2시간까지는 마음껏 사용해도 괜찮다’고 오해하기 쉬워요. 따라서 자신이 어느 정도 사용할 때 일상생활에 영향이 없는지 스스로 살펴보고 나에게 맞는 사용시간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내게 주어진 일을 다 하고 난 다음 남는 시간에서 얼마나 할애할지 측정해봐야 해요. 스마트폰을 하느라 학원에 늦거나 숙제를 못 하거나 수업이 방해를 받는 건 적절하지 않아요.  
 
스마트폰 과의존은 크게 신체적·심리적·사회적 문제로 이어집니다. 신체적으로는 시력이 나빠지거나 안구건조증, 거북목 증상이 생길 수 있어요. 심리적으로는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들죠. SNS를 이용하면서 우울해지거나 화가 나는 경우도 있고요. 또 사회적으로 학교나 집에서 갈등을 겪게 될 수 있어요. 대인 관계를 온라인으로만 맺으려는 경향도 나타나죠.  
 
권윤경(이하 권) 확실히 중학교에 온 뒤 친구들을 만나도 카페에 앉아 각자 휴대폰을 보는 경우가 많아요. 초등학교 땐 친구들이랑 쇼핑하거나 맛있는 걸 먹으러 돌아다녔는데 말이죠. 시험 때도 휴대폰을 자꾸 만지게 돼서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강제로 기능을 잠가놓기도 했어요.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려면 우선 내가 휴대폰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정확하게 점검하는 것이 필요해요. 관련 앱을 이용해 어떤 기능에 얼마나 시간을 쓰는지 측정해보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죠. 내가 주로 어떤 기능을 사용하는지 파악하면 스마트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도 자연히 알게 돼요.  
 
SNS·유튜브·게임 등 내가 주로 사용하는 콘텐트를 통해 무엇을 충족시키려고 하는지 잘 생각해보세요. 실제 현실에서 충족되지 않는 부분을 스마트폰을 통해 채우려고 하는 경향이 많거든요. 성적이 잘 안 오르는 학생이 게임 속 레벨업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는 게 바로 그런 경우죠. 만약 대인관계에 대한 욕구 때문에 SNS에 집착한다면 현실에서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지연부모님이 자녀의 휴대폰에 앱을 설치해 사용시간을 통제하는 방법도 있다고 들었어요.  
 
강제로 휴대폰을 못 쓰게 하는 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죠. 스스로 휴대폰 사용을 조절하는 능력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에요. 청소년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하는 노력과 가족의 도움이 적절히 어우러지는 게 가장 좋아요. 자녀가 아무리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려고 해도 부모님이 거실에서 계속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면 아무래도 의지가 흔들리겠죠.  
 
요즘은 반별로 단체 ‘카톡방’이 있어서 여기에 선생님의 공지사항이나 숙제가 올라오기도 해요. 카카오톡 계정이 없는 친구만 수행평가 모임이 있는 걸 몰라서 조원들이 다 점수가 깎이는 일도 있었죠.  
 
숙제를 확인하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숙제 때문에 메신저에 들어갔다가 친구들과 수다를 떨게 되거나 유튜브를 보는 일이 많다는 게 문제예요. 처음 스마트폰을 켠 목적을 까맣게 잊어버리게 되죠. 학급에서도 하루 중 특정 시간을 정해놓고 그때만 공지를 올리는 등 나름의 규칙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학교 차원의 지침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해 보여요.  
 
디지털 단식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까요.  
 
물론 도움이 되죠. 그런데 처음 1~2일은 많이 힘들 거예요. 하루 동안 디지털 기기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도 좋고, 장기간에 걸쳐 한 가지씩 사용시간을 줄여나가는 것도 좋습니다.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내가 얼마나 견디는지, 또는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돼요. 다만, 아무 준비 없이 디지털 단식을 하기보다 스마트폰 대신 그 시간에 내가 뭘 할지 구체적으로 목록을 적어보는 게 좋죠. 무료한 시간에 나도 모르게 휴대폰을 잡게 되는 걸 방지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뭘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지만 점차 자기만의 요령이 생길 거예요.  
 
휴대폰에 있는 ‘방해금지 모드’ 기능을 이용하는 것도 좋아요. 설정한 시간 동안에는 알림이 안 뜨게 하는 기능이죠. 또 자주 사용하지 않는 앱은 삭제하고, 정말 중요한 앱을 제외하고는 알림이 표시되지 않도록 설정해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온 가족이 디지털 디톡스에 동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특정 시간이나 요일을 정해서 한 바구니에 모두의 휴대폰을 넣고 안 쓰기로 하는 거죠. 부모님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괴로움을 이해하게 된답니다(웃음).
 
소중 학생기자단이 하루 동안의 디지털 단식을 체험하기 전, '나는 스마트폰을 건강하고 바르게 사용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하루 동안의 디지털 단식을 체험하기 전, '나는 스마트폰을 건강하고 바르게 사용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의 디지털 단식 체험기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대단한 일을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마음이 없습니다. 적어도 하루에 한 시간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끄세요. 화면 대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세요. ‘좋아요’ 버튼을 누르지 말고 좋아한다고 말하세요.” 에릭 슈밋 전 구글 회장이 2012년 미국 보스턴대 졸업식 연설에서 한 말입니다. 소중 기자단도 컴퓨터·스마트폰 등을 모두 끄고 디지털 단식을 해보기로 했어요. 미션은 ‘스마트폰 하는 대신 집안일 돕기’. 쉼센터 방문 다음 날인 2월 20일 하루 소중 기자단이 도전한 디지털 단식 체험기를 소개합니다.  
 
이지연 -스마트폰 과의존 척도 ‘잠재적 위험군’(25점)
단식 전날, 평소 연락을 자주 하는 친구들에게 내일 하루 연락이 되지 않을 거라고 미리 알렸어요. 또 스마트폰 대신 뭘 하며 시간을 보낼지 생각하다 잠이 들었죠.  
 
아침 11시쯤 느지막이 일어났어요. 스마트폰이 없어서 시간을 확인하러 거실에 나가 시계를 봤죠. 늦은 아침을 먹은 뒤, 책을 읽고 영어 공부와 한자 공부를 하고 취미인 글쓰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은 엄마랑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어요. 표 예매는 엄마 찬스를 썼죠. 영화를 보고 나오니 오후 6시. 바로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영어 과외 수업을 받았어요.  
 
오후 9시에 영어 수업이 끝나고 곧바로 영어 공부를 조금 더 했죠. 그리고 동생과 놀아주다 보니 어느새 자정이 되었습니다. 12시 땡! 하자마자 엄마에게 달려가 휴대폰을 돌려받았어요. 휴대폰을 전원을 켜니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 하루 동안 쌓인 친구들의 메시지를 확인했죠. 사실 디지털 단식을 잘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는데 휴대폰이 없으니까 뭔가에 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았어요. 하루 동안의 디지털 단식을 해내서 뿌듯했습니다. 
 
권윤경 -스마트폰 과의존 척도 ‘일반 사용자군’(22점)
단식 전날 가족들과 학원 선생님께 미리 말씀을 드려 도움을 요청했어요. 스스로 벌칙도 정했죠. 만약 실패하면 하루를 연장해 다음 날까지 디지털 단식을 이어가기로 했어요. 자정에 맞춰 휴대폰 전원을 끄고 엄마에게 맡겼습니다.  
 
오전 11시, 휴대폰 알람 대신 엄마가 깨워주셨죠. 밥을 먹으면서 휴대폰을 보는 대신 엄마랑 대화를 나눴어요. 낮 12시부터 수학 숙제를 하고 2시부터 클레이로 상자를 채우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3시부터 5시까지는 미술학원에 있었는데, 옆에 있는 언니가 스마트폰을 쓰고 있어서 하마터면 저도 같이 볼 뻔했지 뭐에요. 6시부터는 영어학원에서 수업을 들었는데 쉬는 시간마다 휴대폰을 보고 싶어서 참느라 힘들었어요.  
 
오후 10시 반쯤 집에 돌아왔는데요. 휴대폰에 대한 유혹을 외면하기 위해 일부러 11시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휴대폰을 한 번도 보지 않고 잘 참아내서 스스로가 대견했어요.  
 
조온유 -스마트폰 과의존 척도 ‘일반 사용자군’(20점)
디지털 단식을 위해 하루 전 온라인 숙제를 미리 해뒀어요. 다행히 방학 중이라 알람을 맞출 필요는 없었죠. 휴대폰 전원을 끄고 가족들이 모두 볼 수 있는 식탁 위에 올려두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 10시 기상. 일어나자마자 씻고 학원 숙제를 했어요. 처음에는 휴대폰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안 들었는데 계속 숙제를 하다 보니 휴대폰 생각이 자꾸 났어요. 식탁을 쳐다보니 휴대폰이 보였지만 숙제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죠. 숙제를 마치고 12시에는 집안일 미션을 위해 실내화를 빨았어요. ‘혹시 무슨 연락이 오진 않았을까’ 생각도 들었죠.  
 
오후 1시에 엄마 심부름을 하러 시장에 갔어요. 외출할 땐 늘 휴대폰을 챙기곤 했는데, ‘혹시 모르니까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그냥 가져가지 않기로 했어요. 시장에 다녀와서는 학원 숙제를 다시 시작했어요. 가족들이 모두 외출하고 혼자 집에 있자니 몰래 유튜브를 보고 싶다는 유혹이 강하게 들었죠. 하지만 양심상 참았습니다. 어느덧 오후 3시. 엄마가 집에 돌아올 시간이 되었는데 오지 않아서 전화를 하고 싶었어요. 또 한 번 꾹 참고 위기를 잘 넘겼죠. 4시에는 학원에 갔어요.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 노트북으로 게임을 했는데 멀리서 보기만 했습니다.  
 
7시에 집에 돌아왔어요. 저녁을 먹고 나서 식탁을 치우고 설거지도 했습니다. 9시에는 안방에서 TV 뉴스를 봤어요. 조금만 더 있으면 휴대폰을 켤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자정까지 디지털 단식에 성공했죠. 하루 동안 휴대폰을 꺼두니까 솔직히 좀 불안했고 하루가 재미없이 흘러가는 것 같기도 했어요. 하지만 다른 일에 더 집중할 수도 있었고, 중요한 일에 시간을 쓸 수 있었습니다.  
 
로우틴을 위한 신문 ‘소년중앙 week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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