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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돈 많이 든다” 한·미 연합훈련 종료 사실상 주도

한·미 군사당국은 올해부터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이란 이름의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고자 하는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모습. [연합뉴스]

한·미 군사당국은 올해부터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이란 이름의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고자 하는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모습. [연합뉴스]

한·미 국방부는 3일 공동 보도자료에서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훈련의 종료에 대해 “박한기 합동참모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건의한 결정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결정은)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고자 하는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 종료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장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막기 위해 한·미가 결단한 일종의 ‘상응조치’의 성격이 크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다른 얘기도 나온다. 연합훈련 종료와 같은 극히 민감한 이슈는 한·미 군 수뇌부가 아닌 그 윗선에서 결정하며, 여기엔 군사적 판단이 아닌 다른 논리도 작동한다는 얘기다. 정부 소식통은 “군은 통수권자의 명령에 따른다”며 “사실상 양국 정상이 정해 놓은 지침에 따라 양국 군 당국이 계획을 수립했다”고 귀띔했다.
 
연합훈련 고수파였던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 변화가 그 방증이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해 9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연합훈련 유예로 한·미 연합군의 지속적인 상호운영 능력 등 군사적 준비태세에 분명히 저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자기 생각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그랬던 그가 지난달 미 의회 청문회에선 “연합훈련과 대북 외교의 공간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적 소신을 접고 백악관의 지침을 수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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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 누가 연합훈련 종료에 더 적극적이었을까. 공개적으로 드러난 발언으로 보면 단연코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결렬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합훈련을 재개할거냐, 유예할거냐’는 질문을 받고 “오래전에 연합훈련을 포기했다”고 답했다. 3일 한·미 군 당국의 공식 발표에 앞서 종료한다고 예고한 셈이다. 특히 ‘포기’ 발언은 미국 대통령의 공식 답변이니 이는 훈련 종료 예고가 아니라 확정이나 다름없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연합훈련을 할 때마다 1억 달러(약 1127억원)가 든다. 매우 비싸다”며 “한국이 연합훈련과 관련해 우리를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연합훈련에 수억 달러를 쓰지만 이를 보상받지도 못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연합훈련을 비판적으로 거론했는데 지난해 6·12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그랬다. 그땐 “군사연습을 중단한다. 엄청난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며 “한국도 연합훈련 비용을 부담하지만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도 그랬고 올해도 동일하게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을 북한 비핵화가 아닌 돈의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때문에 키리졸브 연습·독수리 훈련의 종료가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해 당근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종료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의 ‘돈’ 계산 때문이라는 게 군 안팎에선 지배적 해석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동맹 관계를 돈으로 환산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은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 종료라는 선물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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