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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수제맥주 돈줄, '크라우드 펀딩'으로 뚫어볼까

기자
황지혜 사진 황지혜
[더,오래] 황지혜의 방구석 맥주여행(11)
수제 맥주에 대한 인식은 커졌지만 아직 소수의 마니아를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사진은 수제 맥주 축제 '그레이트 코리안 비어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맥주와 페어링 푸드를 즐기는 모습.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수제 맥주에 대한 인식은 커졌지만 아직 소수의 마니아를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사진은 수제 맥주 축제 '그레이트 코리안 비어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맥주와 페어링 푸드를 즐기는 모습.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크라우드 펀딩이 수제 맥주 양조장의 막혀있는 돈줄을 뚫어줄 실용적인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온라인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비교적 소액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기업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연간 15억 원까지 모을 수 있다.
 
국내 수제 맥주 양조장들은 현재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수제 맥주에 대한 인식이 넓어지기는 했지만 아직 이를 즐기는 인구는 소수에 불과하다. 시장이 넓어지는 속도보다 몇 배나 빠르게 양조장이 경쟁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2017년 기준 400억 원에 불과한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을 100여 개 업체가 나눠 가진 형국이다. 이마저도 상위 6~7개사가 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다.
 
뚝 끊긴 대기업·벤처캐피털 투자 자금
이런 시장 구도 속에서 외부 투자는 뚝 끊기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 2014~2016년 수제 맥주가 뜨면서 대기업, 벤처캐피털(VC), 국책은행 등이 경쟁적으로 수제 맥주 양조장에 대한 투자를 집행했다.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플래티넘맥주, 제주맥주, 장앤크래프트브루어리 등이 투자를 받아 기반을 마련했다. 2018년 말 기준 대기업과 VC의 수제 맥주 누적 투자금액은 75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국산 수제 맥주의 성장 속도는 투자자의 기대에 못 미쳤고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양조장 중 생산을 중단한 곳까지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최근 들어서는 수제 맥주 시장에서 대형 투자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기업이나 VC들이 수제 맥주 시장에 눈길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주세법이 개정돼 국산 수제 맥주가 수입 맥주에 대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때 다시 투자를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조장들 입장에서도 종량세 전환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고 맛과 품질에 대한 투자가 원활해져야 비로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을 기웃거리지만 다른 분야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매출, 담보가 부족한 수제 맥주 양조장이 제1금융권의 문턱을 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잠재 투자자들과 접촉을 해보지만 이제 막 걷기 시작한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고 선뜻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크라우드 펀딩에 눈을 돌리는 양조장이 늘고 있는 배경이다.
 
한 대형마트의 수제 맥주 코너에 벨기에·미국·일본 등 해외 각지의 수제 맥주가 즐비해 있다. 주세법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되면 수제 맥주의 가격, 맛, 품질 경쟁력이 향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프리랜서 김정한

한 대형마트의 수제 맥주 코너에 벨기에·미국·일본 등 해외 각지의 수제 맥주가 즐비해 있다. 주세법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되면 수제 맥주의 가격, 맛, 품질 경쟁력이 향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프리랜서 김정한

 
지난 2월 14일 한국수제 맥주협회와 와디즈가 개최한 ‘수제 맥주 투자 유치 세미나’에는 화수브루어리, 크래프트루트,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카브루 등 전국 20여개의 수제 맥주 양조장과 양조장 오픈 준비를 하는 관계자들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크라우드 펀딩의 장점은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자금을 원하는 방식으로 융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원 시점이 정해져 있는 정부 정책 자금이나 펀드 만기가 다가오면 단기 성과를 요구하는 VC 자금과 다른 점이다. 또 채권형, 주식형, 리워드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다. 대개 3년 기간을 설정하고 자금을 융통하는데, 전환우선주 방식으로 설정하면 5년 이상도 가능하다. 특히 5000만원 이상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하면 수도권 기업은 펀딩 금액만큼, 지방 소재 기업은 이의 2배를 엔젤 펀드로 투자받을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자금을 융통하는 수단인 동시에 마케팅 플랫폼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 잘 맞는 이유다. 기본적으로 해당 브랜드에 호감이 있는 소비자가 투자에 참여해 주주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홍보대사가 된다.
 
이런 크라우드 펀딩을 잘 활용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영국의 수제 맥주 양조장 브루독이 꼽힌다. 2009년에서 2017년까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총 950억 원을 모집했다. 2010년 투자자들의 경우 5600%의 수익을 달성할 정도로 주주가치 제고에도 성공했다. 크라우드 펀딩을 마케팅 홍보 수단으로도 탁월하게 활용했다.
 
소액 주주가 1만 명이 넘고 이들은 제품 개발에도 참여한다. 주주를 양조장에 초대해 전세기를 띄우고 주주 전용 호텔을 제공하는 등 남다른 주주 관리 정책으로 확고한 팬층을 가지고 있다.
 
세븐브로이 등 일부 업체 크라우드 펀딩 성공
세븐브로이는 신규 양조장 설립 자금을 위해 2019년 2월 5억여 원을 목표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사진 와디즈]

세븐브로이는 신규 양조장 설립 자금을 위해 2019년 2월 5억여 원을 목표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사진 와디즈]

 
국내에서도 청와대 맥주로 알려진 세븐브로이가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해 총 20억 원을 유치한 바 있다. 강서·달서맥주 유통망 확대 프로젝트, 횡성브루어리 시설 개선, 제3브루어리 설립 자금 등에 대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세븐브로이는 신규 양조장 설립 자금을 위해 2019년 2월 5억여원을 목표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제주맥주는 지난 2017년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에서 7억5000여만 원을 조달했다. 제주맥주는 2017년 주식형 크라우드 펀딩으로 7억5000여만 원을 조달했고, 더부스 등도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바 있다.
 
제주맥주는 지난 2017년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에서 7억5000여만 원을 조달했다. [사진 제주맥주]

제주맥주는 지난 2017년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에서 7억5000여만 원을 조달했다. [사진 제주맥주]

 
크라우드 펀딩에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다. 목표 금액의 80%를 달성하지 못하면 아예 자금을 모을 수 없다. 목표 금액을 채우기 위해 2개월 정도 집중적인 크라우드 펀딩 홍보 활동을 할 수 있는 내부 리소스가 있어야 한다. 유미나 와디즈 투자심사팀 심사역은 “지금은 국내 수제 맥주 양조장들이 종량세 개정까지 버틸 기초 체력(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해 그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지혜 비플랫 대표·비어포스트객원에디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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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