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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명줄 쥔 트럼프, 어부지리 삼성?

애플의 중국 탈출
미·중 무역전쟁의 후폭풍이 시작됐다!
대만의 애플 협력업체들이 인도와 베트남에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중국에 집중돼 있던 아이폰 생산공장이 이전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27일 애플 아이폰의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이 지난 9월부터 인도 자회사 설립을 위해 2억1350만 달러(약 2380억원)를 투자하고 베트남에서 토지사용권을 취득했다고 보도했다. 아이폰 조립물량의 30%를 처리하는 대만의 페가트론 역시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에 공장 설립 계획을 알리면서, 중국 밖 생산기지 확장 속도는 향후 미중 무역전쟁이 전개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이 같은 소식은 미·중 무역전쟁을 겪으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제품의 생산이나 판매에 있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기업들이 그 비용을 떠안고 있는 데다 중국의 가파른 경제 둔화로 더 이상 중국 소비자만 바라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
노, 더 이상 안돼!
화웨이는 트럼프가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한 위기 인식을 여실이 보여준다. 중국이 미국의 기술을 도둑질했고, 그로 인해 미래 글로벌 기술 표준의 핵심이 될 제4차산업혁명 분야에서 중국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트럼프가 USTR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를 명령한 게 2017년 8월이었다. 그 결과 보고서가 3월에 나왔고, 트럼프가 500억 달러 어치 대중 관세 부과로 무역전쟁의 포문을 연 게 바로 그 3월이었다. 트럼프는 의도된 각본대로 움직이고 있다. USTR의 보고대로 트럼프는 중국을 굴복시키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다 동원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짝퉁 국가의 변신, 기술의 중국?
중국은 언제나 기술 후발국이었다. 다른 나라의 기술을 베끼는데 익숙한 짝퉁 국가였다. 그랬던 중국이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미국을 위협하고 5G 통신 분야에서는 세계 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화웨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최신 5G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견제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중국 산업의 원동력은 이 모든 기술을 정부가 지휘한다는데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제조 기술 개발을 총지휘한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본딴 '중국제조 2025'의 목표는 명확하다. 중국을 제조업 대국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키우자는 것이다. 핵심 부품과 원자재 자급률을 2015년 40%에서 2020년 7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중국 내 완벽한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얘기다. 소위 말하는 '홍색공급망'이다.  
 
[출처 신화망]

[출처 신화망]

이 영역은 기존 제조업과는 달리 다른 나라, 다른 기업과 분업하는 구조가 아니다. 표준을 잡는 자가 독식한다. 한 번 뒤지면 따라잡기도 힘들다. 그런 영역에서 중국이 치고 나오면서 미국을 자극한 것이다.  
 
중국정부의 모든 정책은 미국과 서방의 기술을 빼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USTR은 중국제조2025를 특정해가며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의 구상은 글로벌 IT산업의 가치 사슬(GVC)에서 중국을 쫓아내려는 것이다. 중국은 WTO 가입을 통해 GVC에 깊숙하게 들어왔고, 이를 통해 기술을 빼내가고 있다. 자국의 방대한 시장을 무기로 기술을 끌어들인 뒤 이를 흡수하고, 다시 혁신을 시도한다. 이 사슬을 끊는 방식으로 중국이 더 이상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해 기술 도둑질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생각이다.
 
중국의 위기는 우리 산업에 기회? 
긍정적인 소식도 들려온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미국 관료들이 화웨이와 같은 중국 업체들이 5G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점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를 막기위해 잠재적 공급자인 한국과 일본의 기업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 5일(현지시간) 열린 새해 국정연설에서 미래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중국의 5G 굴기에 대항해 동맹국들과 패권 전쟁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미국의 견재로 인해 중국의 IT 기술 캐치업이 지연되고, 그 빈자리를 한국과 일본 기업이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무역 전쟁이 어떻게 끝나든 화웨이는 이번 전쟁의 가장 큰 타격을 받는 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호랑이'에서 자칫 '중국 고양이'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  
 
화웨이가 주저앉는다면?
삼성전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화웨이처럼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을 모두 만들고 있다. 화웨이가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주춤할 경우 삼성전자가 장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한국이 세계적인 반도체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1985년 '미·일 반도체협정'으로 일본에게 찾아온 위기를 한국의 기회로 바꿨기 때문이다.  
 
한국은 4G에 이르는 기존의 통신 경쟁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해왔다. 5G 시장에서도 중국을 밀어내고 표준을 선도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향후 10년의 먹을거리를 위한 절대절명의 기로에 서있다. 미중 무역전쟁을 보는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차이나랩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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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